서귀포시, 5년 거짓말 의혹…‘올레길’ 둘러싼 진실공방

‘태도 돌변한’ 담당자 감싸는 국과장급 고위공무원
김시훈 | shkim6356@segyelocal.com | 입력 2020-12-07 08:3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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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축허가에서 제외된 토지 전경.

 

[세계로컬타임즈 김시훈 기자] 최근 제주도 한 지자체에서 건축허가 관련 공무원의 무려 5년에 걸친 거짓말 의혹이 불거져 파장이 일고 있다. 허가가 완료돼 시설은 완공됐지만 건축주가 재산·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는 등 당초 의도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상황이 전개되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 공무원 말 믿고…‘울며 겨자먹기’ 토지분할

7일 세계로컬타임즈 취재를 종합하면 제보자 A씨는 서귀포시 강정동 일대 1,673㎡에 달하는 대지에 건축허가를 신청했으나 시에서는 5년째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어 고통받고 있다.

A씨에 따르면 5년 전 서귀포시 담당자는 건축허가 구간에 “올래길이 포함돼 어렵다”며 “허가받으려면 올래길 부분을 등기분할 한 뒤 재접수 해달라. 건축허가로 분할된 토지는 시에서 매입해주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국 5년이 지난 현재 아무런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앞서 A씨는 지난 2015년 4월경 서귀포시 강정동 1416번지에 다세대주택을 건축해 분양할 목적으로 서귀포시청에 건축허가를 신청했다. 건축허가는 제주시 소재 한 건축사무소를 통해 서귀포시청에 접수됐다. 하지만 건축허가는 반려됐다. 

건축주 A씨는 건축사무소를 통해 시청건축허가과에 자신이 신청한 건축허가가 반려된 이유를 물었다. A씨는 “건축허가가 반려된 이유가 참으로 황당했다”고 말했다.

시에서는 건축허가를 신청한 토지에 현황도로로 사용 중인 올래길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현황도로 부분을 등기분할해 건축에서 제외한 후 재접수할 것을 통보했다. 그러면서 담당 공무원이 ‘현황도로로 보이는 올래길을 분할하게 되면 분할된 토지는 시 도로건설과에 요청해 시에서 매입하게 해주겠다’고 말했다는 게 A씨 주장이다.

A씨는 “당시 건축허가를 신청한 토지는 1,673㎡에 달한 반면 시에서 현황도로로 보인다는 올래길은 198㎡ 로 토지 분할시 건폐율과 용적율이 줄어들어 건축주로는 큰 손해를 보게 된다”면서 “그렇다고 허가담당 공무원의 말을 무시하고 허가를 진행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고민을 거듭하던 끝에 토지를 분할하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고 토로했다. 

당장 토지분할을 할 경우 건축주 본인이 큰 손해를 보게 되지만 담당 공무원의 말을 무시할 수 없는 입장에서 허가 담당자의 말을 믿고 ‘울며 겨자먹기’로 해당 토지를 분할해 허가를 신청했다는 것이다. 

사진=제보자 제공


이에 올래길 토지분할로 금전적으로 손해를 본 건축주 A씨는 시에서 당초 매입해주겠다던 분할된 토지 198㎡의 매입을 담당공무원에 요청했다.

하지만 태도가 돌변한 담당공무원은 “내가 언제 시에서 매입하도록 해주겠다는 말을 했냐. 나는 그런 말을 한 사실이 없고 그런 위치에 있지도 않다”는 회피성 변명으로 일관했다.

이에 대해 A씨는 “본인이 한 말도 책임지지 못하는 사람이 나라의 녹을 먹는 공무원이라니 참으로 한심하다”며 “자신이 한 말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거짓말에 거짓말을 더하는 것은 공무원으로서 직무 유기와 권한 남용으로 공무원 신분이라면 해선 안 될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A씨는 허가 당시 담당공무원들을 법률검토 후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등으로 고소할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A씨는 담당공무원의 해당 발언을 자신 뿐만 아니라 당시 건축허가를 대리했던 건축사무소 B소장도 함께 들었다고 주장했다. 

B소장은 “건축허가 담당공무원이 건축 후 분할된 토지는 도로건설과에 요청해 시에서 매입하게 해주겠다고 말했었다”며 “5년이 넘도록 처리를 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여전히 당시 담당공무원의 부인 발언이 지속 중인 가운데 현재 서귀포시청 건축과장과 국장은 사실 확인도 거치지 않고 당시 담당자를 비호하는 듯한 말을 해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들은 “지금 분할된 토지가 올래길로 사용되고 있더라도 토지주가 막겠다고 하면 누가 말릴수 있겠냐”면서 “막으려면 막아라”고 말했다. 

이에 A씨는 “누구는 막을 줄 몰라서 안 막고 있는 줄 아느냐”며 “비록 본인 소유의 사유지지만 지금 올래길로 쓰이고 있어 실제 막았을 때 제주 올래길을 찾아온 손님들의 불편함과 제주 이미지에 먹칠이 될까봐 막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공무원들의 인식이 그렇다면 막는 것도 한 번 생각해보겠다”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참고로 올래길이란 제주를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제주의 구석구석을 직접 탐방하고 체험할 기회를 제공해 제주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설계된 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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