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도전…“창업 이루고 새로운 인생도 전한다”

대구 ‘필인’ 송민걸 대표, 3D 프린트 실리콘 의수·족 제작
장애우들 세상에 성큼 내딛게 하는 ‘희망 전도사’역 ‘톡톡’
최영주 기자 | young0509@segyelocal.com | 입력 2020-07-16 08:4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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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인의 송민걸 대표가 고상 실리콘을 이용해 의수를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세계로컬타임즈 글·사진 최영주 기자] 부모님이 20여 년동안 이어온 재활기기 제조 현장과 혈관·혈색까지 표현해 낸 미관형실리콘 의수·의족을 만드는 연구소에서 일을 지켜봐오던 한 청년이 있었다. 그가 대학에서 관련 학과를 전공하고, 새로운 기술로 배움을 실천하고 있어 청년창업의 성공모델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 은둔·좌절이라는 단어를 버리고 세상 속으로 한 발 더 성큼 내딛게 해주는 ‘희망 전도사’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 필인의 로고

‘반드시 필(必), 사람 인(人)’, 대구 북구에 위치한 ‘필인’의 송민걸 대표가 일상을 희망으로 실현해 내는 그 주인공이다. 

 

송 대표가 만들어내는 작품과 같은 제품은 사고로 인해 신체 한 부분을 잃은 환자들의 손과 발을 대신하는 의수·족이다. 

 

하지만 그의 제품은 기존의 우리가 보던 의수·족과는 많은 차이가 느껴진다.


먼저, ‘필인’이라는 이름에도 회사와 송 대표의 철학이 그대로 담겨있다.

‘必人’, 영어적으로 해석을 하자면 ‘채우다’ 뜻의 ‘Fill in’, 풀어보면 사람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기업, 채움을 드리는 기업이 된다. 바로 이것에 신념과 자신만의 사명감이 담겨있다.

 

송 대표는 “우리 제품이 사람들에게 기쁨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필인의 약자인 F와 i의 모양을 따서 사람의 웃는 얼굴을 로고로 형상화했다”며 설명했다.


한서대학교 의료복지공학과를 졸업한 송 대표는 자신의 기술을 사회에 풀어내기 위해 2018년 기술혁신형 청년창업지원사업에 공모해 선정된 후 필인을 만들어 냈다.

 

하지만 단순히 회사를 창업하는 것에만 만족을 하지 않고 2019년 3월, 보건복지부에서 부여하는 의지·보조기 기사자격증과 같은 해 12월 보조공학사 자격증을 취득해 전문가라는 타이틀에 보다 한 발 다가섰다.

 

그의 채움(Fill in)에 대한 노력이 이 두 가지 자격증에서도 보여진다.

 

▲ 기존의 공법으로 만든 의수(위)와 고상 실리콘을 이용해 만든 의수(아래) 모습.

필인에서 만들어 내는 의지보조기인 의수족은 기존 국내에서 생산하던 공법과는 다른 ‘3D 프린트를 이용한 고상 실리콘 의수·족’으로 이 공법을 이용해 생산하는 국내 업체는 소수이며 송 대표가 청년 창업자로 그 대열에 함께하고 있다.

고상 실리콘(HCR, High consistency Rubber)이란 단단한 고체형태의 의료용 실리콘 고무를 말한다.


기존의 액상 실리콘(LSR, 액체형태의 의료용 실리콘 고무)을 이용해 제작한 의수·족의 단점이 자신의 피부와 이질감이 눈에 띄게 크게 보이고 사용 중 변색되는 점 등이 있다.

하지만 의수·족을 사용하는 고객들이 말하는 제일 큰 문제점은 기본 틀에서 대량으로 찍어 생산해 내기 때문에 자신의 신체 구조와는 맞지 않아 착용감이 좋지 않다는 것이었다.

 

▲ 실리콘으로 만든 손가락을 착용한 모습(오른쪽)이다. 실제 손과 큰 차이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정교하다.

하지만 송 대표가 제작하는 3D 프린트를 이용한 고상 실리콘 의수·족은 먼저, 연결되는 부위 두께가 기존과 열배 정도 차이가 날 정도로 얇으며, 색상이나 질감 자체가 기존 것과는 다르다.

▲ 기존 공법으로 만든 제품과 3D 프린트를 이용해 고상 실리콘으로 만든 제품(오른쪽)의 두께와 질감이 확연히 다르다. 

 

제작 과정이 3D 프린트를 이용해 장애가 없는 반대 손이나 발을 촬영해 미러링 과정을 거쳐 제작하는 기술로, 본래의 자신의 피부와 흡사하게 깎고 다듬는 과정을 수차례 거치는 맞춤형 제작으로 그 착용감이 기존 것과는 다르다는 고객들의 평가다.

 

▲ 실리콘 의수 착용전과 착용 후(오른쪽)  

그의 손끝에서 하나하나 만들어져 가는 모습과 느껴지는 집중력이 고객의 만족도인 것이다.

▲ 실리콘 의수 착용 전과 착용 후(오른쪽) 모습.   

 

송 대표는 “전공이라서 단순히 만들면 된다고 생각하다가 이 고상 실리콘 공법을 통해 만들어지는 의수·족을 본 뒤로 ‘아! 이거구나!’하면서 자신감을 가졌다”며 이 일을 선택하게 된 동기를 밝혔다.


세밀함과 집중력이 요구되는 작업 과정인데 그 꼼꼼함은 누구를 닮았냐고 묻자 “적성에 맞아서 잘 하고 있는데 아마 어머니를 닮은 것이 아닌가”하며 웃는 모습이 아직은 젊은 청년이었다.

하지만 앞으로의 목표를 묻는 말에 “단기적인 목표는 환자분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기술 개발을 꾸준히 하는 것이고, 장기적인 목표는 아직까지 이 공법으로 만들어진 의수·족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환자분들이 많다”며 “4차산업혁명 시대에 그런 기술로 만들어진 좋은 의수·족이 있음을 널리 알려서 많은 환자들에게 더욱 편리함을 주고 그들도 사회에서 자신감을 가지고 생활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기억에 남는 고객들이 많겠지만 그 가운데 대표적 한 사례를 묻자 “발가락 10개를 모두 사고로 잃은 고객이 기억에 남는다. 발가락이 없으면 걸음걸이가 매우 어색하게 걷게 된다. 그래서 그 고객 의족을 만들었는데 그 의족으로 짧은 거리를 뛰기도 한다”며 “그 광경을 보는 것도 만족을 하지만, 고객 자신이 더 신기해 계속 사무실 안을 뛰어다니며 좋아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지금은 스타트 업으로 시작했지만 앞으로는 같은 뜻을 둔 사람들과 팀을 꾸려 연구소를 설립해 의수·족 외에 보조기도 제작하고 싶다”면서 “지금은 미관형 의수·족을 전문으로 제작하고 있지만 기술 개발에 더욱 집중해 앞으로는 기능형 의수·족을 만들고 싶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 송민걸 대표와 지오메디텍을 20년 넘게 운영하고 있는 어머니가 함께 하고 있다.

 

한편, 송민걸 대표가 이 일을 자신의 평생 직업으로 선택하기까지 가장 큰 영향을 준 부모님은 현재 대구 북구에서 재활기기전문 회사인 지오메디텍을 운영하고 있다. 지오메디텍은 의료기기개발과 보조기·재활훈련기 등을 개발·제작할 뿐 아니라 고령친화용품을 생산·공급하며 휠체어 전문 매장도 함께 운영하며 장애인 편의 증진을 위해 노력하는 등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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