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불매운동의 불씨

유재문 변호사 기자 | | 입력 2019-11-05 08:4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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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재문 변호사

지난달 15일부터 유니클로는 15초 분량의 국내 CF방영을 시작했다.

 

광고에서는 할머니와 소녀가 서서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다.

 

14세 소녀는 86세 할머니를 향해 “스타일이 완전 좋은데요 제 나이 때는 어떻게 입으셨어요?”라고 질문하자 할머니는 “맙소사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라고 답하면서 광고가 마무리된다. 

 

무심코 들으면 무슨 문제인가 싶지만 지금으로부터 80년 전이면 1939년이고, 이는 한국 여성들이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던 시기와 일치하고, 이는 ‘위안부 저격 조롱’ 광고라며 논란을 산바 있다. 

 

유니클로 측은 처음에는 무슨 문제인지 모르겠다며 항변했지만 결국 논란의 광고를 중단했다.

최근 일본은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하자 이에 맞서 한국에서는 ‘일본에 가지도 말고, 일본제품을 사지도 맙시다’라는 일본 불매운동을 시작했다.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한 이유는 2018년 10월 한국 대법원에서 한 강제징용 판결이 부당하다며 그 제재 조치로 이뤄지게 된 것이다. 

일본은 1965년 한국과 일본은 국교를 정상화하면서 일본이 무상 3억 달러와 차관 2억 달러를 한국에 제공해 식민지시대의 손해배상청구권에 관한 문제가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으로 했는데 이제 와서 일본기업의 배상책임이 있다는 한국 법원의 판결은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강제징용이란 일제강점기 조선인을 강제노동에 동원한 것을 말한다. 

일본은 1937년 중일전쟁과 함께 국가총동원법을 공포하고 국민징용령을 실시해 강제동원에 나섰다. 

39년부터 45년까지 강제 동원된 조선인은 많게는 113만, 적게는 46만 명에 달하며, 주로 탄광, 금속광산, 군수공장에서 혹사당했다.

강제징용 소송이 시작된 것은 1997년 징용 피해자들이 신일본제철(구 일본제철)을 상대로 일본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으나 이에 패소하자 피해자들은 2005년 한국법원에 재차 소송을 낸다. 

이에 1심과 2심에서는 ‘손해배상 소멸시효 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청구를 기각했지만 2012년 5월 대법원(주심 김능환 대법관)은 원심판결을 깨고 서울고등법원으로 사건을 환송한다. 

이유는 ‘일본의 국가권력이 관여한 반인도적 불법행위나 식민지배와 직결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권이 청구권협정(1965년 한일협정)의 적용대상에 포함되기 어렵고, 소멸시효 완성 주장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라는 취지다.
 
이에 2013년 서울고등법원은 대법원 판결취지에 맞게 일본 기업들에게 배상판결을 내리게 되고, 일본기업은 재차 상고를 하지만 3개월 이내면 심리불속행 기각판결해 처리될 수 있는 사안이다.

그런데 5년이 지난 지난해 10월에 비로소 대법원은 전원합의체로 동일한 취지의 판결이 선고된 것이다.

이는 현재 재판진행 중에 있는 양승태 대법원장의 사법농단과 연결된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는 상고법원추진(대법원 사건수가 많아 대법관 1명당 사건처리시간이 3분 이내 밖에 할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 대법원 이외 3심을 담당할 기관을 상설하자는 것)을 최대 목표로 삼았다.

이에 법원행정처는 청와대의 의중에 맞는 방향으로 진행해주고자 했던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일본 측 기업 소송대리인을 직접 만나 소송에 관해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까지 알려준다.

이러한 우여곡절 끝에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은 5년이 지난해 10월에 비로소 최종 판결을 내리게 된 것이다.
 
안타까운 일은 5년이라는 시간이 흘러가는 동안 소송을 제기했던 9명의 피해자 중 8명이 대법원의 최종 판결도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고 94세의 이춘식씨 혼자만 남았다는 것이고, 일본측에는 판결의 문제점에 대한 빌미를 제공한 것이다. 

역사에서 가정은 없지만 2013년 정상적으로 판결이 됐더라면 현재와 같은 한·일간의 극단적인 대립은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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