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재난지원금 ‘선별적 3조+α’ 가닥…“결국 여론 외면”

2차 대비 반토막…3차 대유행 감안 실효성 지적도
김영식 기자 | ys97kim@naver.com | 입력 2020-12-04 09: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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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일 국회는 내년도 본 예산안을 가결한 가운데, 3조원 규모의 3차 긴급재난지원금을 편성했다.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최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3차 대유행에 대비해 지급될 3차 재난지원금 관련 지급방식‧규모 등이 윤곽을 드러냈다. 


설 연휴 전 지급이 유력시되고 있는 가운데 현 피해상황을 감안하면 지원액 자체가 너무 작고 선별적 ‘핀셋’ 지원방식 역시 실효성이 크게 떨어질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최근 여론조사에선 국민 압도적 다수가 ‘보편적 지급’을 찬성한 바 있다.

 

14.37.83+α 대폭 줄었다

유흥시설 5종 등 피해업종 지원 윤곽

 

4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여야는 지난 2일 내년도 국가 예산안에 3조 원 규모의 3차 재난지원금 예산을 편성하는 데 뜻을 모았다. 이번 지원금은 설 연휴 전 자영업 등 코로나19 피해 업종을 중심으로 선별‧차등 지급될 전망이다. 


또한 안도걸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은 최근 MBC 라디오에서 “국회에서 확보한 3조 원 외에 플러스알파로 재원을 보태 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4조 원 안팎에서 이번 재난지원금 규모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재난지원금 예산 3조원+α는 앞서 모든 국민에 지급했던 1차 14조3,000억 원은커녕 2차 지급 당시 7조8,000억 원에도 크게 못 미치는 금액이다. 3차 재난지원금이 대폭 줄어들면서 수혜자는 물론 최대 200만 원에 달했던 수혜금액도 쪼그라들 전망이다. 

이에 한정된 지원금으로 최대 효과를 거두기 위해 1‧2차 지급 당시보다 더욱 정교한 계층 선별 및 지급방식을 고민해야 할 정치권 부담이 커진 셈이다. 

일단 여당은 거리두기 2단계 집합금지 업종인 유흥시설 5종(유흥·단란·감성주점, 헌팅포차, 콜라텍)에 대한 지원은 기정사실화한 가운데 향후 구체적으로 업종 선별에 나설 방침이다. 

그러나 대폭 줄어든 지원금액에 정작 지원이 절실한 업종이 배제됐다는 이야기가 벌써부터 나온다. 대표적으로 중소기업이 지목된 가운데, 정부가 앞서 시행한 고용유지지원금 90% 특례지원이 지난 10월 종료됨에 따라 고용 악화로 이어지고 있어 대량실직 사태 우려가 커졌다.

▲ 지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한 시민이 정부 안내자료를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여전히 가장 큰 논란은 지급방식이다. 지난 1‧2차 지급 당시에도 보편-선별을 둘러싼 논쟁은 줄기차게 이어졌다. 

정부는 국가부채 증가를 우려해 재난지원금 규모를 늘릴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일부 경제학자와 정치권에서 말하는 대로 국가부채 1,000조 시대로 대표되는 이른바 ‘나랏빚’ 우려다. 

그럼에도 사상 유례없는 감염병 확산에 따른 심각한 경제적 피해규모를 고려치 못한 판단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특히 소규모 지원을 결정한 핵심적 논거인 ‘선별적’ 지급방식에 대한 경제적 효율성에도 의구심이 깊어진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전 국민에게 지급된 1차 재난지원금의 생산유발효과는 최대 1.8배에 달한다. 지난 5월11일∼8월31일 기간 사용된 1차 지원금 중 카드사용분 9조5,591억 원의 생산유발효과는 최대 17조3,405억 원으로 불어났다는 분석이다. 

이 중 대다수가 음식점이 숙박서비스 등 민생업종으로 흘러들어가면서 상당한 경기부양 효과가 있었다는 분석이 잇따랐다.

국민 절반 이상 “모든 국민 대상 지원해야

국회예산처 “1차 당시 1.8배 생산유발효과

 

반면 ‘선별 지급’을 택했던 2차 재난지원금의 소비효과 관련 통계는 없으나 지급시기인 10월 소비지수가 3개월 만에 역성장 전환했다. 특히 소매품 관련 매출이 전달 대비 0.9% 줄어들면서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은 가중됐다. 

최근 국회 예결위원장인 정성호 의원은 “지난 1·2차 재난지원금의 효과는 실증적이고 통계적 수치로 입증됐다”면서 “당초 야당 요구로 반영한 선별지원금 3조6,000억 원을 설 전에 지급한다면 소상공인과 영세사업자, 저소득층의 반응이 어떨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국민 여론 역시 ‘선별 지급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다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재난지원금의 전 국민 지급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다. 지급방식과 관련해 전 국민 지급이 57.1%, 선별 지급은 35.8%, 모르겠다 7.1%로 각각 집계됐다. (이 설문조사는 오마이뉴스 의뢰로 18세 이상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 국민 절반 이상은 이번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을 두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현장 상황을 외면한 정치권을 질타하는 소상공인 단체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선별적 지급에 따른 소규모 지원액으론 그달 임대료 내기조차 빠듯하다는 것이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한상총련)은 지난달 27일 3차 지원금의 선별적 지급방식과 관련해 “현장을 모르는 이들의 공허한 외침이며 생색만 내겠다는 발버둥”이라고 분노했다. 

이어 “전국 중소상인 자영업자들은 3차 재난지원금이 한시라도 빨리 1차 재난지원금과 동일한 지역화폐 방식의 전국민 보편 지급으로 진행될 것을 강력 요구한다”며 “전국 자영업자들은 1차 재난지원금을 통해 소비 침체가 일시적으로나마 해소되는 효과를 체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소비자들은 정부가 쥐어준 보너스를 들고 골목상권을 찾았고 결국 침체된 소비가 살아나 지역 경기를 활성화하는 결과를 낳았다”며 “반면 2차 재난지원금은 일부 계층에 현금 지급돼 당장 급한 임대료 등을 해결하는 데 쓰였다. 소비 진작에는 아무 영향도 없었던 셈”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 공방 여전추가지원 지속 가능성

현장상황 외면한 정부자영업자 한숨 


본지가 만나본 자영업자들도 비교적 비슷한 주장을 내놨다.


서울 서초구에서 10년째 헬스장을 운영 중인 A씨는 “사업 운영 10년동안 지금이 최악의 시기”라며 “거리두기 단계 조정으로 문을 열고 닫고 하는 사이 지난달 신규회원이 2명, 최근 석달 평균 3명에 불과했다. 사업을 접어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 금천구 소재 한 전통시장 내 김밥 가게를 하고 있는 B씨 역시 “지난달부터 인근 대여섯 가게가 문을 닫았다. 지금은 생존 자체가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100~200만원 받는 것으로는 그달 임대료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원금을 지급해야 소비심리가 풀릴 것이란 건 누구라도 알 일이다. 높은 사람들, 참 한심하다”고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도 3차 재난지원금의 ‘보편적 지급’ 요구는 줄기차게 나왔다. 이른바 선별적 핀셋 지원만으로는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자영업 분야 붕괴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먼저 정의당은 “국민들이 마주하는 위기감에 비해 그야말로 ‘언 발에 오줌누기’”라고 지적했다. 지원금액‧지급방식 모두 반대한 정의당은 전 국민 대상 30만 원씩 지원, 모든 자영업자에겐 100만 원 추가지원 등 재난지원금 예산으로 21조 원 편성을 주장한 바 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도 여야를 ‘선별동맹’이라 규정하며 강력 비판했다. 그는 “그동안 여야는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 갈등으로 1년 가까이 단 한 번의 합의가 없더니 정작 민생과 관련한 재난지원금 사안에 대해선 ‘선별’과 ‘쥐꼬리’로 쉽게 합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용 의원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내년 분기별로 1인당 40만 원씩 연간 16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용 의원이 추산한 관련예산 규모는 올해 네 차례 추경 66조8,000억 원을 웃도는 82조 원 수준이다. 


한편 이번 3차 긴급재난지원금은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잡히면서 사실상 확정된 상태다. 다만 코로나19 장기화 지속과 여전히 요원한 치료제‧백신 상용화 등으로 국민들의 더 큰 경제적 타격이 예상되는 만큼 3차를 넘어 추가적인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국민 생존권이 달린 문제에서 국가채무 증가 속도가 빠르다는 이유로 국가가 이를 외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우리 경제의 또 다른 뇌관인 가계부채 사안이 시급성 측면에서 더 앞선다는 이유다. 

 

결국 국민 개개인 빚이냐 국가 빚이냐를 두고 저울질을 하는 사이 코로나19발 경제적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란 우려와 함께 국가의 존재 이유를 묻는 민생현장의 목소리가 점점 커져가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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