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의 눈물

최경서 기자 | noblesse_c@segyelocal.com | 입력 2019-11-06 09: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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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메스의 부상이 심각할 것으로 생각한 손흥민이 얼굴을 감싸고 눈물을 흘리며 그라운드를 나가고 있다.(사진=AP/뉴시스)

 

손흥민(토트넘)은 머리를 감싸 쥐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자신이 태클을 시도한 상대 선수가 넘어지면서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확인한 후다. 


손흥민이 자책감으로 눈물을 흘리게 된 경기를 돌아보자.


손흥민은 지난 4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에버턴과의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2라운드에 선발 출전했다.


후반 34분 돌파하던 에버턴의 안드레 고메스에게 백태클을 시도하면서 순간 충격에 휩싸였다.


손흥민의 태클에 넘어진 고메스는 세르쥬 오리에와 충돌하면서 그의 오른 발목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은 것이다. 


고메스에게 다가갔던 손흥민은 상태를 지켜본 뒤 놀란 표정으로 머리를 움켜쥐었다. 심각한 부상임을 알기에 손흥민은 계속 괴로워했다. 허리를 숙인 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얼굴을 감싸쥐며 그대로 그라운드에 주저앉았다.


손흥민에게 처음에 옐로카드를 꺼냈던 주심은 고메스를 지켜본 후 레드카드로 바꿨다. 손흥민은 항의도 하지 않은 채 관계자의 부축을 받아 라커룸으로 향했다.


경기 후 토트넘 동료는 "라커룸에서 손흥민을 봤는데 고개를 들지 못하고 울고만 있었다"면서 "하지만 고메스의 부상은 손흥민의 잘못이 아니다. 손흥민은 무척 괜찮은 사람으로 일부러 공격할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다른 동료도 "라커룸에 있던 모두 슬퍼하면서 몇몇 선수들은 거의 울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손흥민의 퇴장에 대해 EPL 사무국은 "위험한 상황을 만들게 했다"는 것을 레드카드의 이유로 들었다. 태클 자체도 심각했지만 이어진 상황이 더 위험했다.

 

손흥민의 태클에 넘어진 고메스의 발목을 동시에 달려들던 세르쥬 오리에가 밟으면서 일이 커졌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책임을 더한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오른쪽)이 4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구디슨 파크에서 벌어진 2019~2020 EPL 12라운드에서 에버턴의 안드레 고메스에게 백태클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에버튼 구단은 "고메스가 발목 골절상을 입어 수술을 잘 받았다"며 "고메스는 병원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복귀해 재활을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재활 기간과 복귀 시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부상 정도를 감안할 때 당분간 그라운드를 밟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EPL 사무국은 손흥민에게 3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내렸지만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손흥민이 3경기나 출전 정지될 정도의 고의적인 태클은 아니다”라는 토트넘의 항소를 받아들여 손흥민(토트넘)의 레드카드를 철회했다. 

 

FA 대변인은 6일(한국시간) 트위터 계정을 통해 FA 규제위원회(Regulatory Commission)가 손흥민에 대한 판정이 잘못됐다는 결정을 내렸다며 손흥민은 토트넘의 다음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손흥민은 셰필드전(10일), 웨스트햄전(23일), 본머스전(12월1일)에 나설 수 있게 돼 토트넘은 별도로 손흥민을 위해 심리안정 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손흥민은 이번 경기에서만 눈물을 보인 것이 아니다. 기뻐도 울고 슬퍼도 울고 놀라도 울고 마치 단순한 울보처럼 보일 것 같아도 사실 손흥민은 마음이 여린 편이라고 한다.


그래서 ‘손울보’라는 별명도 있는데,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 알제리전과 벨기에전에서 패배 후 눈물을 흘리면서 유명세를 타게 됐다. 

 

경기에 패배할 때마다 눈물을 자주 보였고, 2018 러시아 월드컵 멕시코전에서 패배했을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라커룸을 방문했을 때도 서럽게 울었다.


하지만 손흥민이 눈물을 흘린 경기들은 패배 때보다도 자신이 좋은 활약을 펼쳤을 때가 더 많다고 한다.


손흥민은 이번 에버턴전에서 자신의 태클로 고메스가 부상을 입자 미안한 마음에 눈물을 보인 것이지만 그의 마음이 여리면서도 따뜻한 면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다. 


기쁘거나 슬프거나 툭하면 울고, 그냥 경기가 끝나기만 해도 우는 손흥민은 아마도 세계 축구선수 가운데 눈물이 가장 많은 선수로 알려져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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