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함이 깃든 화성시 서신면 해바라기 군락지

6만여 해바라기 모종을 직접 밭에 심어 군락지 조성
김지규 위원장“조성사업에 도움 주신 분들께 감사”
김태형 기자 | kimsimon88@hanmail.net | 입력 2021-09-03 09:3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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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성시 서산면 '해바라기 군락지' 조성의 서막을 연 서산면주민자치위원회 김지규 위원장.

 

[세계로컬타임즈 김태형 기자] 카카오 맵에 ‘해바라기 군락지’를 입력하면 제일 먼저 나오는 곳, 화성시 서신면 매화리!

 

수도권 일대 사진작가라면 입소문을 타고 한 번쯤 작품에 담아보았을 곳이다.

 

‘어떤 특별함이 있을까?’하는 마음을 품고 지난 8월 24일 서신면 주민자치위원회 김지규 위원장을 찾아 인터뷰를 진행했다. 소나기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해바라기 군락지에는 사진을 찍으러 온 방문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나지막한 언덕이었지만 막상 정상에 오르니 서신면 일대가 한 눈에 들어오고 언덕 중턱에 자리 잡은 해바라기 군락지는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2만여 평방미터의 군락지 규모도 놀라움을 준다.

 

▲ 카카오맵에서 '해바라기 군락지'를 찾아 보면 제일 먼저 검색이 된다.(사진=카카오맵 갈무리) 

 

마침 이날은 서신면 주민자치위원회와 서울 관악구 중앙동 주민자치회와의 협약을 맺기 위한 사전 모임이 있었다. 군락지의 유명세를 느끼게 하는 부분이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우리 주변에 군락지로 불릴 만큼의 해바라기 조성이 어려운 이유를 알게 됐다.

 

김지규 위원장은 “설명을 하기 전까지 많은 분들은 맨 땅에 씨앗을 뿌려 군락지를 조성하는 줄 알고 계시다”고 말을 뗐다. 이후 설명을 듣다 보면 이런 중노동이 따로 없다.

 

▲ 모종 육성 과정

 

“우선 해바라기 씨앗의 발아율을 검증해야 한다. 이를 위해 묘판처럼 판을 준비한다. 그리고 1개의 판에 구멍 50개를 파고 해바라기 씨앗을 3~4개 심는다. 5~6개 판에 테스트를 거쳐 발아 상태를 확인한 후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간다.”

 

이후 검증된 해바라기 씨앗은 가식(假植)과 정식(定植)을 거쳐 비로소 군락지에 1,100여 판, 5~6만여 모종이 뿌리를 내린다. 모든 과정에 일일이 사람의 손을 거쳐야만 지금의 아름다운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들어오는 진입로에 아스팔트 포장을 하고 관람객들의 편안한 감상을 위해 5톤 진동 로라로 길을 다졌다. 이러한 정성이 깃들었기에 비가 오는 날임에도 발이 빠지지 않고 감상할 수 있었다.

 

▲ 밭에 문양을 만들고 모를 심듯 해바라기 모종을 지정된 위치에 직접 심는다.

 

놀라움은 이어졌다.

 

이 고단한 작업은 김지규 위원장과 그의 동생으로부터 시작됐다는 점이다.

 

“2016년부터 동생과 제가 외부 지원 없이 2,000여만 원의 자비를 들여 이 일을 시작했다. 올해로 6년째다. 첫 해에 평이 좋아 이듬해에는 농업기술센터로부터 2천여만 원을 지원 받았고 올해에는 ‘서신면 주민자치센터 역량강화 사업’으로 600만 원을 지원받았다. 그리고 실장님을 포함해 우리 주민자치회원님 26명의 노력이 있었기에 조성이 가능했다. 이 과정에 자치회비 대부분을 투자했다”

 

2,600여 지원금 외의 군락지 조성비를 자체 해결했다는 점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더구나 군락지 땅을 무상으로 제공한 장본인 또한 김 위원장이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왜?’라는 의문이 점점 들기 시작했다. 고된 작업 감수는 물론이고 토지 무상 제공과 자비를 들이며 까지 군락지 조성에 매달리는 이유가 궁금했다.

 

▲ 꽃이 만발한 군락지는 사진작가들의 입소문을 타고 최상의 촬영지로 손꼽히고 있다.

 

“20여 년 전 화성하면 무엇이 떠오르나? 저는 그것을 지우고 싶었다. 지금 화성시는 인구가 80만이 넘었다. 몇 년 후면 100만 도시가 된다. 그러나 구경할 것이 부족하다. 서신면에는 염전을 이용한 체험마을이 있다. 서신면 제부리와 장외리를 잇는 제부도 해상 케이블카도 곧 개통한다. 전곡항 요트 축제, 백미리 해양생태휴양마을 등과 해바라기 군락지가 잘 어우러지면 자연스럽게 관광 코스로 각광을 받을 것이다. 서신면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싶었다.”

 

해바라기가 지면 다음해를 위한 작업이 이어진다. 10월말 쌀보리를 파종해 초여름 수확해 마련한 비용을 조성비로 충당한다.

 

“주민자치회는 첫째도 봉사, 둘째도 봉사다. 서신면의 이미지를 좋게 하고자 해바라기를 심은 것인데 심어 보니 많이들 오신다. 인근 식당 하시는 분들도 참 고맙다고 하신다.”

 

인터뷰 내내 순박한 미소가 인상 깊었다. 

 

군락지 문양에도 깊은 뜻이 담겨 있었다. 강강술래에서 아이디어를 찾아 밧줄이 감기는 모습을 담아냈다. 봉사를 하면서 고마운 분들도 잊지 않았다.

 

▲ 해바라기 군락지를 홍보하고 있는 현수막.

 

“우리 면장님과 팀장님들께서 적극적으로 도와 주셨다. 도움이 없으면 힘든 사업이다. 그분들은 직접 오셔서 해바라기를 심으신 것이다. 그리고 참 고마운 것은 상안리 신흥사에서 매년 10kg 쌀 300포대를 보내 주신다.”

 

서신면 주민자치위원회는 해바라기 군락지 조성뿐 아니라 매년 고구마 1만 5천개를 심어 마련한 비용으로 독거어르신이나 어려운 이웃들에게 김장을 직접 해서 나눠드린다. 상안리 신흥사에서 보내온 쌀 300포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서신면에는 특산물이 많다. 포도, 배, 사과, 복숭아, 소금, 각종 야채 등 농작물과 바다에서는 꽃게와 낙지가 유명하다. 군락지 조성 시기에는 거의 밭에서 살았다. 이웃들이 좋아 하시고 찾는 분들이 많아 기쁘다. 재산이라는 것이 떠날 때 지고 가는 것이 아니다. 서신면의 아름다움을 더욱 널리 알리고 싶다”

 

인터뷰 내내 흐뭇함이 가시지 않았다.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 배운 귀한 시간이 됐다. 서신면에는 보고 즐기는 기쁨 외에 사람의 마음을 가꾸는 뭔가 특별함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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