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이낙연도 사과한’ 1인 가구 딜레마

김영식 기자
김영식 기자 | ys97kim@naver.com | 입력 2020-11-18 09:3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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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관훈클럽 토론회에 참석, 인사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1인가구 수요 예측 실패 등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 문제점을 사실상 인정했다.(사진=뉴시스) 

 

정부는 그동안 23차례에 달하는 고강도 부동산 규제 정책을 쏟아냈으나 지난해 되레 다주택자가 늘어난 데다 사상 최악으로 평가받는 전‧월세난이 닥치는 등 여전히 불안한 부동산 시장 흐름이 이어지면서 여론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정부의 사실상 24번째 부동산대책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특히 1인 가구 급증에 대한 대책이 제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미 우리 사회 전체 가구 중 약 30%가 ‘나 홀로’ 가구로 구성됐으며, 증가 속도 또한 빠른 것으로 조사됐다. 

◆ ‘혼자 사는’ 가구 증가세…2030 가팔라

국내 1인 가구 규모는 617만 가구로, 국민 100명 가운데 12명이 혼자 사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1인 가구의 고령화 경향이 뚜렷해짐과 동시에 특히 2030세대의 증가세가 가팔랐다. 

문제는 향후 더 큰 증가폭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심지어 한국의 인구감소 예상 시점인 2029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향후 5년 동안 매해 약 15만 가구 수준 늘어날 전망이다.

KB금융지주가 최근 발표한 ‘2020 한국 1인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이 같은 경향은 과거 직장·학교 등 문제로 인한 ‘비자발적’ 계기가 작용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자발적’ 의향에 따라 혼자 사는 사례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1인 가구를 구성한 젊은 층의 나 홀로 생활의 지속 여부나 비혼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지속하겠다’, ‘결혼에 무관심’ 등 성향이 점차 짙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1인 가구 고착화’ 현상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여성의 경우 이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현재 ‘월세살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도 상당 수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되면서 1인 가구 현황을 반영한 정부의 전월세 정책 추진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구원이 18일 꺼내놓은 ‘서울 여성 1인 가구 주거현황’에 따르면 최근 급증하고 있는 2030세대 1인 가구 중 여성 절반 이상은 월세 생활을 하고 있었다. 특히 20대에서 월세 현상이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서울 거주 20대 여성 1인 가구의 경우 69.1%가 월세 생활을, 전세는 23.8% 비율로 조사됐다. 특히 서울 여성 1인 가구는 20대에서 가장 가파르게 증가해 2015년 이후 지난해까지 이들은 연평균 7.8%, 타 연령층 대비 빠른 속도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 홀로 사는 여성 30대는 절반을 훌쩍 넘긴 59.4%가 월세살이 중인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전세’ 비율도 37.9%에 달했다. 

◆ 단기적 핀셋 정책 극복해야

그동안 현 정부 들어 이른바 ‘핀셋 규제’로 대표되는 단기적 안목에 초점이 맞춰진 정책이 집중 양산되면서 ‘중장기적 대책 부실’에 대한 우려가 컸던 게 사실이다. 이 같은 문제는 최근 들어 전‧월세 시장 불안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전세시장 불안은 역대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실수요자들이 감당하기 어려울 수준으로 전셋값이 치솟자 이들이 서울 외곽이나 비규제 수도권 지역으로 대출을 동반한 ‘울며 겨자먹기식’ 주택매매시장으로 내몰리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매맷값 역시 동반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이르면 19일 전‧월세 대책이 포함된 24번째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른바 ‘공공전세’가 핵심으로 예상된 가운데 LH‧SH 등 공공기관이 나서 현재 공실인 다세대·다가구, 단독주택, 아파트 등을 매입해 전세로 공급하는 방안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또 다시 대규모 혈세가 동반된 땜질식 단기 처방에 그칠 가능성에 시장의 긍정적 호응은 정부 예상보다 한참 밑돌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여당 대표가 고개를 숙였듯 향후 ‘1인 가구’의 수요 예측 실패 등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부동산 상황에 맞춘 장기적 안목에 기반한 정책이 부재하다는 데 문제가 크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날 열린 관훈클럽 자리에서 “가장 뼈아프게 생각하는 것은 우리(정부‧여당)가 (부동산)변화의 속도를 정확히 예측하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1인 가구가 폭발적으로 늘어 가구분리가 일어나는 등 이에 대해 충분한 대비가 없었다는 게 정부와 서울시의 크나큰 패착이었다”고 인정했다.

이와 관련, 부동산 한 전문가는 “어제 이 대표 사과가 향후 정부 부동산정책 결정에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며 “1인 가구 급증 등 빠르게 변화하는 부동산 흐름을 정부가 적시에 반영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이는 단기적 안목에 매몰된 채 보다 긴 흐름을 읽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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