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우회전 일시정지’ 이제서야?…예견된 초등생 참사

이전부터 문제 제기…뒷북 행정에도 정부‧경찰 자화자찬 급급
김영식 기자 | ys97kim@naver.com | 입력 2021-03-26 09:4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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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행자 중심' 교통체계 확립이라는 우리 사회 숙원이 언제쯤 실현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사진=세계로컬타임즈DB)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이미 오래 전부터 ‘보행자 중심’의 교통체계 확립이라는 과제는 우리 사회에 커다란 숙제로 남겨져왔다. 지난해 이른바 ‘민식이법’이 시행되면서 이런 사회적 인식은 절정을 맞이하는 듯 했다.


어린이보호구역(이하 스쿨존)에서 수많은 ‘어린’ 생명들이 ‘어른’ 운전자들의 차량에 스러져가며 대한민국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커다란 과제를 안겼다.

◆ 사고 나면 그제서야…‘뒷북 행정’ 해묵은 과제

지난 25일 정부‧경찰은 자료를 내고 한 목소리로 민식이법 시행 이후 1년을 기념해 지난해 스쿨존 내 교통사고가 크게 감소했다고 외쳐댔다. 통계상으로 보면 그렇다. 맞아 보이는 얘기다.

그로부터 정확히 일주일 전인 18일 초등학생 두 명이 길거리 위에서 한 아이는 화물차에, 또 다른 아동은 레미콘 차량에 각각 치여 숨졌다. 공교롭게도 정부‧경찰 발표와는 반대로 한 곳은 스쿨존 내 아동 사망사고였다.

최근 불붙은 인천‧전주 초등생 교통사고 이슈는 우리 사회에 또 다른 어두운 단면을 제시했다. 두 사건 모두 우회전 상황에서 일시정지라도 했다면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정부‧경찰은 이제야 부랴부랴 관련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한다.

항상 그랬다. 어떤 일이든 사고가 터져 국민들이 피해를 보고 난 뒤 움직이는 공무원들의 행태.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라는 일반 상식적이며 헌법적 인식을 국가조직이 과연 지니고 있는 것인지 오랜 기간 의구심은 깊어져만 갔다.

우회전 일시정지 논란은 이미 장기간 존재해왔다. 미리 대비했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대다수 국가에서는 적신호 시 우회전 일시정지는 당연하게 여겨진다. 세계 경제대국에 진입했다고 아무리 외쳐본들 ‘사고 후진국 오명’을 뒤집어쓴 상황에선 공염불에 불과하다.

희한하게도 우리나라에서는 교차로 우회전시 횡단보도에 사람이 있으면 정지를, 없다면 통과해도 된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한국은 횡단보도에 사람이 있을 때만 우회전 단속을 한다. 보행자가 없다면 보행자 신호등이 녹색이라도 차량은 통과할 수 있다. 공단은 이런 이유를 두고 ‘원활한 차량 흐름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3차선 차로, 급히 우회전해야 하는 상황에서 2차선부터 진입하는 운전자가 적지 않다. 운전자 부주의가 낳은 참사라는 시각에서 제기되는 비판이다. 운전자들 사이에선 우회전 일시정지를 준수하려 해도 뒤편 차량 경적 소리에 등떠밀려 그대로 운행하는 경우가 많다는 불만이 쏟아진다.

그러나 구조적으로 우회전 신호체계 자체가 미흡하다는 일각의 지적도 공존한다. 실제 운전자 부주의만을 탓하기엔 우회전 도중 벌어지는 위험천만한 사고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일부 운전자들의 처벌 강화와 우회전 신호체계 재정립 등 이른바 ‘투트랙’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운전자별 주의를 요구하는 선진적 교통문화 조성은 장기적 관점으로 개선해나가는 한편, 우회전 제어 신호등 확충 등 도로 상황 맞춤형 단기적 정책 접근이 시급하다.

“허망하게 하늘나라로 간 아이도 너무 불쌍하고, 가슴에 자식을 묻어야 하는 부모님도 너무 가엽다. 한 가정의 가장이셨을 레미콘 운전자분도 안타깝다” 전주 초등생 사망사고 이후 한 맘까페에 올라온 글이다.

모두를 피해자로 만드는 교통사고. 이제부터라도 더욱 호된 경각심을 가지고 온 사회가 대처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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