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지방 비규제’ 풍선효과…집값 과연 잡힐까?

서울‧수도권 고강도 규제에 지방으로 몰려
전문가 “땜질식 처방땐 실패할 것” 경고
김영식 기자 | ys97kim@naver.com | 입력 2020-07-30 09:5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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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제가 심한 서울권을 떠난 수요자들이 지방 비규제 지역으로 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내용과 무관. (사진=세계로컬타임즈DB)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정부가 ‘집값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연일 초고강도 규제 정책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시장은 규제 빈틈을 찾아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3년 간 총 22번에 달하는 집값 안정화 대책이 발표됐음에도 되레 아파트값은 치솟고 있으며 전월세 시장 불안감도 점차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더해 최근 상대적으로 정부 규제에서 자유로운 ‘지방 비규제’ 지역에 투기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달 시행되는 분양권 전매제한 강화 규제로 수도권 대부분과 지방광역시 민영택지에서 공급되는 주택의 전매제한 기간이 기존 ‘당첨자 발표 후 6개월’에서 ‘소유권 이전등기 시까지’로 변경된다.

 

내달 분양권 전매제한 시행 영향

상대적으로 적은 규제원인도 

 

30일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서울‧수도권 지역에 부동산 규제가 집중된 사이 ‘지방 비규제’ 지역 내 이른바 풍선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최근 이들 지역에서 주택 거래량이 급증하고 분양권에 억대 웃돈까지 붙는 등 과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비규제 지역 내 주택은 규제 지역 대비 구매 문턱이 낮아 시장 선호도가 높다는 분석이다. 


비규제 지역에서는 만 19세 이상 청약통장 가입 후 6개월~1년이 경과하면 주택소유 여부와 관계없이 1순위 청약이 가능하며 재당첨 제한도 없다. 반면 규제 지역은 청약통장 가입 후 2년, 납입 횟수 24회 이상이 돼야 1순위 조건이 주어진다. 


대출에서도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 서울‧수도권 등 규제 지역에선 원칙적으로 주택 보유자의 경우 주택담보대출이 금지됐으나 비규제 지역은 적용받지 않는다. 


전매제한 기간도 짧다. 규제 지역은 소유권이전 등기 시 또는 1년6개월이지만 비규제 지역에선 아예 분양권 전매제한이 없거나 있다 해도 6개월~1년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장 관심은 이들 비규제 지역으로 옮아갔고, 최근 거래량 급증은 물론 분양권 프리미엄도 ‘억대’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특히 정부의 전매제한 강화 규제 발표를 기점으로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한국감정원 부동산 거래 현황에 따르면 최근 분양권 거래 수에서 경남 거제시는 지난 4월 37건에서 5월 197건으로 5배 이상 늘었으며, 김해시도 동 기간 42건(78건→120건) 증가했다. 양산시 27건(18건→45건), 밀양시 9건(14건→23건) 등 다수 지방 비규제 지역에서 거래량이 증가했다. 


청약 상황도 비슷하다.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전남 광양시 성황도이지구 L-2블록에 공급된 ‘광양센트럴자이’에는 총 1만9,741명의 청약자가 몰리며 평균 47.12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또한 경남 양산서 분양된 ‘사송 더샵 데시앙2차’에도 약 1만명의 청약자가 몰렸다. 


이들 두 단지는 분양 당시 전매제한 강화 규제에서 빗겨간 단지로 이미 큰 시장 관심을 받았다. 


지난달 한 달 동안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지방이 수도권보다 높았다. 울산은 평균 75.17대 1로 가장 높았고, 대전이 63.95대 1로 다음을 이었다.

 

청약경쟁률수도권지방 역전


분양권 억대프리미엄 속출

 

이런 가운데 지방 비규제 지역 일부 단지들은 수도권을 뛰어넘는 ‘억대’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전매제한 기간이 짧아 계약 직후 전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단기차익을 노린 투자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양지영 R&C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분양해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이 135대 1에 달했던 대구 ‘빌리브스카이’ 분양권은 5개월 사이 2억 원가량 웃돈이 붙었다. 


국토부실거래가 기준 전용 84.89㎡(42층)의 경우 지난달 8억3,000만 원에 실거래됐다. 같은 면적 기준 지난 1월 6억4,814만 원(19층)에 거래된 것에 비해 2억 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오는 2021년 9월 입주 예정인 대구 중구 남산동 ‘남산롯데캐슬센트럴스카이’ 분양권에도 억대 프리미엄이 형성됐다. 전용 84.95㎡(12층)는 지난 13일 7억20만 원에 거래됐다. 지난 5월 거래된 것보다 7,000만 원 이상 올랐으며 분양가 5억 원보다 무려 2억 원 이상 웃돈이 붙었다. 


지난해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부산은 특히 가격 상승이 커지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 ‘해운대 센트럴 푸르지오’ 전용 84.54㎥(19층) 분양권은 지난 6일 10억3,550만 원에 거래되며 지난달 같은 면적 15층 거래가보다 한 달 만에 2억 원 이상 뛰었다. 


수영구 남천동 ‘남천 더샵 프레스티지’ 전용 84.128㎥(26층)도 10억7,050만 원으로 6월 20층보다 2억6,000만 원 이상이 올랐다.  

 

▲ 정부가 선언한 '집값과의 전쟁'에 대한 비판론은 쉬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내용과 무관. (사진=세계로컬타임즈)

대전 유성구 복용동 ‘대전아이파크시티 2단지’ 122.89㎡ 분양권의 경우 지난 5월 29층 기준 10억2,487만 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24층이 14억4,115만 원에 거래되며 한 달 새 4억1,628만 원 뛰었다.


충남 천안시 서북구 ‘포레나 천안 두정’ 전용 84.93㎡(18층)도 이달 3억7,670만 원에 거래되며 분양가보다 6,000만 원가량 올랐다. 


한편, 강한 규제를 적용한 서울‧수도권 지역에서 여전히 집값이 잡히지 않는 데다 전월세 시장의 불안정성도 심화된 가운데, 규제를 풀어주거나 적용받지 않는 비규제 지역 아파트값 상승세마저 뚜렷해지고 있다. 정부의 ‘집값과의 전쟁’은 아직까지 백약이 무효한 상황이다.


부동산 업계의 한 전문가는 “비규제 지역은 서울 등 규제 지역과 달리 각종 제약이 덜한 데다 현재 마땅한 투자처도 없다보니 수요가 집중되고 있는 것”이라며 “정부의 근본적 대책 마련없이 이른바 ‘핀셋 정책’ 등 작은 범위의 땜질식 처방만으로 집값을 잡겠다는 각오가 이어진다면 반드시 실패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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