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묘해지는 보이스피싱…나도 모르게 범죄자 전락

대구경찰, 해외 콜센터 조직원 132명 검거
해외 고수익 아르바이트로 유혹
최영주 기자 | young0509@segyelocal.com | 입력 2020-06-25 10: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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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로 교묘해지고 있는 보이스피싱 범죄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로컬타임즈 최영주 기자] 보이스피싱의 피해가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고, 그 유형도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 보이스피싱의 피해자가 아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범죄에 가담하게 되는 경우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구지방경찰청(지능범죄수사대)은 최근 6개월 동안 중국 및 필리핀 거점 보이스피싱 조직의 콜센터 관리자 등 해외 활동 조직원 27명을 검거하고, 그 중 22명을 사기·범죄단체가입(활동) 혐의로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 2017년 필리핀 현지 범행 현장을 급습해 필리핀 보이스피싱 조직의 관리자 등을 검거한 바 있다. 최근 3년 동안 보이스피싱 해외 콜센터 조직원 총 132명을 검거, 그 중 88명을 구속하고 6개 조직을 와해시키는 등 해외 거점 보이스피싱 조직 소탕에 주력하고 있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검거된 이들의 연령대는 대부분 20~30대 국내 청년들이다. 

 

이들은 보이스피싱 범행인지 모른 채 ‘단기 고수익 해외 알바’라는 말에 현혹돼 가담했다가 해외로 출국한 뒤 범죄임을 깨닫고 그만두려 했다고 한다. 

 

하지만 범죄조직 내에서 ‘해외에서 범행하면 절대 경찰에 적발되지 않고,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회유하거나 그만두면 경찰에 신고할 것처럼 행세해 쉽게 그만둘 수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보이스피싱 범죄단체에서 조직원을 모집하는 방법은 먼저 친구 등 지인에게 범행 가담을 제안하거나 구인구직 사이트 등에 모집 광고 글을 게시하는 것이다. 특히 ‘해외 고수익 알바’나 ‘송금대행 단기 고수익 알바’ 등 업무량에 비해 고액의 보수를 약속하는 제안이나 광고로 2030 젊은 청년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런 ‘고수익 보장’ 유혹에 넘어간 청년들은 단순하게 돈만 전달하는 역할만 하는 게 아니었다. 이들은 직접 해외로 건너가 범죄 조직에 가담하기도 한다. 이후 범죄임을 알고 그만두려고 하면 경찰에 제보하겠다고 협박당해 쉽게 조직에서 빠져나올 수 없게 된다.
 
그러나 해외범죄 조직에 가담한 경우에는 반드시 구속된다. 

자신이 범죄임을 모르고 단순히 돈을 전달하는 일에 가담했다 하더라도 업무 난이도에 비해 이례적으로 높은 대가를 받았다는 것은 범죄임을 충분히 의심할 수 있어 사기가 인정된다는 법원 판결이 나온 바 있다. 결국 ‘쉽게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지인의 권유나 구인구직 광고에 대해서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처럼 자신도 모르게 자칫 범죄 가담자로 처벌 받을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흔히 발생하는 ‘전화대출사기’의 경우 통장거래실적을 올려야 대출이 가능하다며 피해자에게 계좌번호를 알려달라고 한 뒤 이를 보이스피싱 범행에 이용한다.

 

▲ 통장명의자를 이용한 현금송금책 활용 흐름도

이때 통장명의자는 가담한 정황에 따라 보이스피싱 범죄의 피의자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계좌번호나 OTP비밀번호 등 개인 금융정보를 요구하는 전화는 '100%' 사기임을 의심하고 단번에 끊어야 한다.

매년 보이스피싱 피해 증가율은 상승 곡선을 그리는 가운데, 아무리 예방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조언이다.

최근 발생하는 보이스피싱 유형은 크게 ‘금융기관 사칭형’과 ‘수사기관 사칭형’으로 구분된다.  

 

보이스피싱범이 은행 직원 등을 사칭해 벌이는 ‘금융기관 사칭형’은 ‘기존 대출금을 갚으면 저금리로 대출 가능하다’, ‘다른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후 즉시 상환하면 신용등급이 올라가 대출이 가능하다’ 등 수법을 통해 대포 계좌로 돈을 송금하게 하는 수법이다. 이 과정에서 여러 명의 공범들이 대출 심사과, 기존 대출 금융기관 직원 등 역할을 분담해서 피해자를 속인다.


이어 ‘수사기관 사칭형’은 전자제품 등 물품 결제 문자메시지를 발송해 이를 보고 전화 오는 피해자에게 ‘당신 명의가 도용된 것 같으니 경찰서에 대신 신고해 주겠다’라고 한다. 이후 또 다른 공범이 경찰, 검사 등을 사칭해 ‘당신 계좌가 범죄에 연루됐으니 국가 안전 계좌로 돈을 송금하거나 금융감독원 직원을 보낼 테니 그 사람에게 돈을 맡겨라’라는 방식으로 돈을 가로챈다. 

이때 피해자 스마트폰에 원격제어 앱이나 악성 앱 등을 설치하게 하고, 이를 설치하면 피해자도 모르는 사이 자신의 금융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게 된다.

 

구입한 적 없는 물건이 결제됐다는 문자를 받게 된다면 무시해야 한다. 만약 전화로 확인한 경우에도 쇼핑몰 콜센터에서 경찰에 대신 신고해주겠다고 한다면 전화를 끊고 직접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 이 경우 어떤 수사기관도 전화상으로 앱 설치를 요구하지 않는다.

 

경찰은 대출이 필요하다면 직접 금융기관을 방문해 상담받을 것을 권유하고 있다. 전화상으로 대출을 조건으로 금전을 요구한다면 100% 사기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구경찰청은 보이스피싱과 관련해 시민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대구경찰 홈페이지 내 ‘보이스피싱 바로알기’ 코너를 운영 중이다. 

 

범행 수법 및 예방법·범인목소리 체험관·실제 범인들의 범행 문자메시지·홍보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보이스피싱의 심각성을 적극 알리고 시민 스스로 피해를 차단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점점 조직화·지능화되고 있는 보이스피싱 범죄에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특히 해외에서 활동한 주범 검거에 주력해 ‘해외에서 보이스피싱 범행을 하더라도 언젠가는 검거 된다’는 경각심을 고취시키고 범죄 가담을 억제해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도 평소 보이스피싱에 대해 각별한 관심과 주의를 가지고 범행 수법과 예방법을 숙지해 피해를 스스로 예방하고 보이스피싱 의심 전화를 받으면 경찰에 즉시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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