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 칼럼] ‘지역 소멸’ 방치할 것인가

황종택 칼럼니스트
| news@segyelocal.com | 입력 2021-02-05 10: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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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 칼럼니스트
아내 : “자기야, 닭이 울었어.”
남편 : “음, 아직 해는 안 떠 어둡네.”
아내 : “자기야, 그만 일어나 봐. 새벽 계명성은 훤하고 새들이 퍼덕이기 시작했어.”

‘시경’에 소개돼 있는 2500여 년 전 신혼부부의 모습이다. 오늘 감상해보아도 신혼부부 특유의 풋풋함이 진하게 배어 있음을 알게 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청춘남녀의 모습을 대하기기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말이 있듯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은 진정으로 아프기에 그렇다. 아파도 너무 아픈 게 문제다.

 

현실화 되고 있는 ‘인구 절벽’


2030의 아픔은 ‘삼포(三抛)세대’라는 말로 상징된다. 경제적 여유가 없어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를 말한다. 

 

삼포세대 증가는 여간 심각하지 않다. 태어난 사람보다 사망한 사람이 많은 '인구 자연감소'가 13개월째 지속되면서 '인구절벽'이 현실이 되고 있다. 연간 출생아 수는 사상 처음으로 20만 명대로 떨어질 게 확실시해 보인다.


이 같은 '인구절벽'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2월부터 기재부 1차관을 팀장으로 하는 제3기 인구정책TF 가동에 돌입, 2·4분기부터 단계적으로 세부 정책을 발표한다. 

 

우선 저출산과 고령화로 입학정원을 채우지 못해 한계에 부딪히는 대학이 늘어나는 상황을 고려해 대학 경쟁력 강화를 통한 학령인구 감소 대책을 만든다.


인력 고령화가 심각한 업종에 맞춤형 대책을 마련한다. 

 

사실혼, 비혼 동거, 비혼 출산 가구 등 다양한 가족형태가 인정받을 수 있도록 가족 제도를 비롯한 법·제도 기반은 개편한다. 

 

초등 돌봄사업 개선 등으로 여성 경력단절 완화 정책을 검토하고,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를 위한 시니어 창업과 고령자 경력개발 지원 방안을 마련한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출산율 제고 및 지역소멸 선제대응 방안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기대와 다르다. 

 

‘해남의 기적.’ 한때 다른 지자체 공무원들이 전남 해남군의 출산 장려 정책을 이렇게 일컬었다. 

 

얼마 전까지 해남은 ‘저출산 해결 모범 사례’로 불렸다. 2012년부터 7년간 전국 지자체 합계 출산율 1위. 2016년 보건복지부 ‘인구의 날' 기념식에서 대통령상까지 받았다. 전국 150여 지자체가 해남 사례를 벤치마킹했다.


그랬던 해남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발표된 2019년 합계 출산율에서 1.89명을 기록하며 전남 영광군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여전히 전국 평균(0.92명)보다 두 배가량 높지만, 2015년 출산율(2.46명)에 비하면 확연히 낮아졌다. 

 

그사이 7만6194명이던 군 인구는 6만8806명으로 7000명 넘게 줄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하는 ‘인구소멸 위험 지역’ 중 하나가 됐다.


해남군의 출산율 증가는 대대적인 출산 지원 정책 도입 이후 일어났다. 해남군은 2008년 전국 최초로 출산장려팀을 신설했다. 2012년부터는 첫째 아이 300만 원, 둘째 350만 원, 셋째 600만 원, 넷째 이상은 720만 원 등 당시 기준 최고 수준의 출산 장려금을 지급했다. 처음 출산장려금을 도입한 2005년 1.44명이었던 출산율은 2015년 2.46명까지 올랐다. 다들 ‘해남이 대안’이라며 현장 답사 등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출산율·지역인프라 높여야

그러나 한계에 봉착했다는 우려를 사고 있다. 현금성 지원을 앞세워 출산율을 높이는 데는 성공했지만, 곧 경쟁자들이 따라붙었다.

 

셋째 아이를 낳으면 최대 1억 원을 지원하겠다는 지자체까지 나왔다. 

 

경남 창원시는 결혼하는 부부에게 1억 원까지 ‘결혼드림론’을 지원하고, 10년 안에 셋째 아이를 낳으면 대출금 전액을 제해준다. 충북 제천시도 셋째 아이를 낳으면 주택자금 대출 5,150만 원을 대신 갚아준다.


반면 해남의 출산장려금은 9년째 그대로다. 도입 당시만 해도 전남 22개 시군구 중 최고액이었지만, 지금은 중간으로 밀려났다. 

 

그나마 다른 지자체도 장려금만 받고 떠나는 ‘먹튀’ 출산자들이 많아 해남처럼 돼가고 있다. 

 

“현금 지원은 중앙 정부에 맡기고, 지자체는 아이가 떠나지 않도록 지역 일자리 창출과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는 게 옳다”는 전문가들의 충고에 귀 기울여야 한다.


중앙과 지자체, 시민사회단체가 지역 구분 없이 일자리와 교육, 의료, 문화향유가 가능토록 인프라 구축에 힘써야 인구절벽과 지역 소멸을 막을 수 있음을 바라보아야겠다. 가정의 가치를 재인식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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