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물렀거라’…대구 미술계, 당당한 전시회

대구미술관, 제한적 개관…사전예약제 등 철저 방역 관리
최영주 기자 | young0509@segyelocal.com | 입력 2020-07-23 10:3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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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재규 작가의 '경주 불국사 극락전'

 

[세계로컬타임즈 글·사진 최영주 기자] 코로나 19 확산으로 예술계가 힘들어 하고 있다. 전시회나 공연 등이 대부분 취소·연기 됐다. 지금은 안심하기에 이르지만 지역 확산세는 어느정도 진정된 듯 보인다.

 

대구 지역도 확진자 발생이 수그러들면서 대구 예술계가 활동을 재개하는 모양새다.


거리두기 시책에 따라 사전 예약제·관람자 제한 등으로 한정하면서 철저한 방역을 통해 주저앉은 예술계도 숨통이 트일 징조가 보인다.


대구 수성구 대구스타디움 인근 낮은 산 속에 대구미술관이 자리하고 있다. 이 곳 역시 코로나 19로 그동안 전시회 등이 모두 취소가 됐다. 해외 작가전도 작품 반입 금지에 따라 모두 취소됐다.
 

하지만 이제 그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다시 작품 전시회를 시작했다.


7월 초부터 시작된 이번 전시는 정재규 작가의 ‘빛의 숨소리’, 최정화 작가의 ‘카발라 KABBALA’, 팀-아이텔의 ‘무제’와 대구 출신 청장년 작가와 중견 작가 12명의 코로나 19와 연관된 주제 작품인 ‘새로운 연대’가 전시되고 있다.

 

▲ 최정화 작가의  ‘카발라 KABBALA’,  5,376개의 소쿠리를 엮어 만든 작품이다.


먼저, 대구미술관에 들어서면 1층 홀에 빨강과 초록의 둥근 물체가 층고 18m 어미홀 꼭대기부터 바닥에 닿을 듯이 매달려 있다. 색감이 매우 선명하고 화려하다. 이 작품은 대구미술관의 소장품 중 하나로 최정화 작가의 ‘카발라 KABBALA’라는 작품이다.


‘카발라 KABBALA’는 흔히 가정에서 야채를 씻고 물기를 빼거나 할 때 사용하는 소쿠리 5,376개를 이어서 재탄생시킨 미술작품이다. 이 소장품을 미술관 측에서 다시 전시를 하는 것에는 큰 의미가 있다. 비록 하찮은 듯 여겨지는 소쿠리지만 하나하나가 모여 거대한 작품이 되듯 한 사람 한 사람이 힘을 합해 코로나 19를 이겨낸, 대구 시민들의 단합된 힘에 응원을 보내는 마음이 담겨져 있다.

 

최정화 작가는 냄비 · 바구니 · 빗자루 · 실내화 · 타이어 등 일상의 다양한 소재를 이용해 하나의 현대미술로 탈바꿈시키는, 마치 연금술사 같은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카발라 KABBALA’는 2021년 1월 3일까지 ‘2020년 어미홀 프로젝트’로 전시될 예정이다.

 

▲ 장용근 작가의 작품으로 열화상 카메라에 포착된 이미지를 나타냈다.


다음으로, 제1전시실에서는 ‘새로운 연대’전이  9월 13일까지 전시된다. 


‘새로운 연대’는 대구의 실력이 기대되는 청장년 작가와 중견 작가 12명이 코로나19와 연결되는 내용을 사진과 회화 · 영상 · 설치 작품 등으로 표현한 것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가치를 나타내고자 한다.

▲ '희망드로잉 프로젝트'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대구 작가 100인이 전하는 희망메세지이다. 위로와 감사가 적혀있다.


제목 그대로 ‘연대’, 코로나19라는 세계적 팬데믹 속에서 전 세계가 ‘이겨냄’이라는 목표 아래 다시 한 번 인간의 존엄과 안전의 중요성에 대해 공유하고 사회적 연대를 이어감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표현한다.


이제는 ‘일상’이라는 단어가 낯설게까지 느껴지게 한 재난 앞에서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아내고 그 안에서 또 다른 공동체를 이어가려는 높은 시민의식에 용기를 주기도 한다.


작품 하나하나에서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얻는다.


미술관 2,3 전시실, 선큰가든에서 열리고 있는 팀 아이텔의 ‘무제(2001-2020)’전에서는 지난 20년 동안의 작가의 작품들을 볼 수 있다.


팀 아이텔은 인물의 정면보다 옆모습, 뒷모습을 주로 묘사한다. 


작품을 바라보는 관객들에게 다양한 해석을 불러오게 하고 그 다양함을 넘어 공감할 수 있는 하나의 지점인 공감대를 형성하게 한다.

 

▲ 팀 아이텔의 ‘무제(2001-2020)’전으로 인물의 정면보다 옆모습, 뒷모습을 주로 묘사한다.


아이텔의 작품에 대해 대구미술관 측은 일상생활에 존재하는 숨겨져 있는 특이하고 독특한 측면을 발견해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새롭게 구성해 캔버스에 옮겨 놓듯이 회화의 장르를 통해 기술과 매체에 접근하는 지렛대로 시각 기법을 사용한다고 한다.

 

또한, 자신의 예술에서 가장 중요한 측면 중 하나로 예술적 관점을 유지하며, 그 고도의 관점을 표현하기 위해 다차원적인 표현 수단을 사용하고, 전통적인 기술 · 시각적 구성 · 분석적 화면 구성에 기초한 기법으로 그는 인간의 내면세계를 렌더링한다며 설명한다.

 

팀 아이텔의 ‘무제(2001-2020)’는 올 해 10월 18일까지 전시된다.


지금 열리고 있는 전시회 중 주목받고 있는 또 하나의 전시는, 바로 대구 출신 재불작가 정재규의 작품전 ‘빛의 숨쉬기’로 4, 5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 정재규 작가의 '경주 김유신묘 12지신상'(벽면)과 'HM53/정원/연'


1949년 대구에서 출생한 정재규는 1977년 제10회 파리 비엔날레 참가를 계기로 1978년 프랑스로 건너가 현재까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정재규 작가는 도불 후 미술이론을 공부했으나 사진의 힘에 매력을 느꼈다. 하지만 사진으로 현실을 재현하고 대상의 기록, 복제를 위한 사진이 아니라 사진의 정밀한 묘사력에 의존하면서도 조형미술을 목적으로 제작된 사진으로 작품을 만들었다. 그는 이를 ‘조형사진’이라 이름 지었다.

 

▲ 경주에 관련된 작품이 전시돼 있다.

정재규의 ‘조형사진’은 사진 이미지를 가늘고 길게 절단해 마치 베틀을 짜듯 가로, 세로로 교차해 배열한다. 이 뿐 아니라 올짜기, 서예 등 다양한 기법을 사용해 전혀 다른 입체적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이 과정에서 3차원적 착시가 나타나기도 한다.

 

▲ 정재규 작가가 명명한 '조형사진'을 제작하는 기법과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준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유달리 경주와 관계되는 작품들이 많다.


정재규 작가는 1994년 국립경주박물관 뜰에서 머리가 없는 불상 약 50여 구가 배치돼있는 모습을 접하게 됐다. 그 당시 그는“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순간, 셔터 소리와 함께 불상의 참수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바로 그때 과거의 한순간과 현재의 순간이 겹쳐지는 인상을 받았죠”라며 느낌을 밝힌 바가 있다.
그 이후 정 작가는 김유신묘 · 석굴암 · 다보탑 등에서 한국인의 조형능력과 잠재력을 발견하고 경주를 주된 작업 대상으로 삼았다.

 

▲ 중간에 걸려있는 작품은 나무막대에 사진을 부착해 이미지를 만들어 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신작 5점이 공개됐는데 불국사, 석굴암 본존불, 경주시내 반월성 앞 연못의 연꽃 등 경주를 모티브로 제작된 것으로 사진이미지를 가로 세로 올 짜기한 기법으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냈다.


정 작가가 대구미술관에 전시를 결심하며 했던 인터뷰에 그의 생각이 담겨져 있다. 


“사진, 그림 등 장르를 선 긋듯 나눠버리는 건 예술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에 한계를 부여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회화를 전공했지만 사진에 관심을 가졌고, 1977년 제10회 파리 비엔날레에사진 분야로 전시에 참여했다. 기계적으로 이미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닌, 기하학적인 조형 언어로 사진에 접근하는 데 매력을 느꼈다. 또 이런 예술이 특정 누군가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뒤샹이 말한 흔한 기성품을 편하게 이용하듯 누구나 접근 용이한 것으로 다가가길 바랐다”

 

정재규 작가의 '빛의 숨쉬기'는 10월 18일까지 전시된다.


대구에도 많은 예술인들이 작품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문현주 대구미술관 홍보 팀장은 “대구미술관 유튜브를 검색하면 관련 영상뿐만 아니라 많은 대구 출신 작가들을 만나볼 수 있다. 많은 관심이 대구 예술계를 키워나가는 가장 큰 밑거름이 된다”며 부탁의 말을 전했다.

 
코로나19로 정해진 시간에 사전 예약을 하고 방문 시 QR코드 등록도 해야 하지만 작가의 시간과 생각, 열정 공유에 ‘공감’이 돼 전시회 관람 시간 동안 작가가 된 듯하다.

 

▲ 사전예약제로 확인 후 입장하면 거리두기에 맞춰 배치된 의자에 앉아 QR코드를 생성해 등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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