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제 활로 여는 민·관 지혜모으기가 절실하다

황종택 주필 | news@segyelocal.com | 입력 2020-02-20 10:3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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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등으로 경기 침체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다. 사진은 에너지 절약 세계 경제 캠페인에 참여해 불이 모두 꺼진 서울 도심 모습. (사진=KBS화면 갈무리)

 

[세계로컬타임즈 황종택 주필] 경기 침체가 여간 심각한 게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방문한 충남 아산시 온양온천 전통시장에서 한 상인이 “(경기가) 거지 같아요”라고 말한 것은 표현의 과장을 고려한다 해도 서민들의 어려운 현실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당장 제조업과 수출·내수는 코로나19(우한 폐렴) 충격 속으로 빨려들고 있다.

“중국의 경제 바이러스가 세계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짓누르고 있는 형국이다. 

무디스 애널리스트는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2.5%로 낮췄다.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이 1.5%까지 추락할 것으로 분석하는 기관도 있다.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와 같은 충격이 밀려든다는 얘기다. 

유통업계는 매출이 크게 줄고, 자영업자들은 폐업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현실이 이러한데도 정부의 경제 회생 대안은 겉돌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기업 투자 25조원·민자사업 15조원·공공기관 투자 60조원을 합쳐 만든 100조원 투자프로젝트부터 그렇다.

현 정부 들어 투자는 실종 상태다. 

지난해 민간투자는 21년 만에 최악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2017년만 해도 16.5%에 이른 설비투자 증가율은 10년 만에 가장 낮은 -8.1%로 추락했다. 친노조·반기업 정책과 거미줄 규제가 투자 실종을 부르고 있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도 문제다. 

‘일자리 반등’은 실상과 다르다. 

지난해 취업자가 30만1000명 늘었지만 주로 세금으로 늘린 60세 이상 취업자 증가 폭이 37만7000명에 이른다. 

제조업과 40대 취업자,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오히려 감소했다. 

문제를 직시하지 않고 ‘포장된 통계치’를 실정 분식 수단으로 삼는데 바른 정책이 나오는 건 나무에서 고기를 구하는 격이다.

사실 현 정부 집권 이후 경기가 바닥으로 떨어진 것은 최저임금 인상, 주52시간 근무제 등 중견중소기업을 압박하는 정책의 영향도 크다.

전반적으로 내수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정부는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정책과 금융 지원에 나서야겠지만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데도 힘써야 한다. 

기업에 부담을 주는 정책이나 규제를 과감히 혁파하라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50년 전 영국의 ‘붉은깃발법’까지 언급하며 규제 개혁을 당부했지만 악성 규제는 오히려 더 늘었다.

지난해 규제가 하루 3개꼴인 1003개나 새로 생겨났다는 분석도 있다. 

오죽했으면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경제입법을 요구하며 눈물을 보였겠는가.

이런 상황에서 구호나 외친다고 일자리가 만들어질 턱이 없다.

지난해에는 국세가 정부 계획보다 1조3,000억원이나 덜 걷혀 5년 만에 처음으로 세수결손이 발생했다.

올해에는 세수부족 사태가 더 심화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세금을 뿌려 단기 공공 일자리를 만드는 정책은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세금으로 무한정 일자리를 만들 수도 없다.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기업이다. 

기업이 활력을 되찾지 못하면 백약이 무효다. 

정부는 뜬구름 잡는 구호를 외치기 전에 기업 투자를 어찌 꽃피울지를 생각해야 한다. 

해외 경쟁국들은 저마다 국부(國富)의 원천인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감세와 규제 완화 등 각종 지원책을 앞다퉈 내놓고 격렬한 무역전쟁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친노동·반기업 정책만 쏟아내니 기가 찰 노릇이다. 

정부는 재계의 목소리를 새겨듣고 엄중한 경제 실상을 직시하기 바란다. 글로벌 흐름에 역행하는 현 정책기조가 바뀌지 않는 한 한국 경제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예컨대 차량공유서비스 ‘타다’가 지난 19일 1심에서 4개월 만에 무죄 판결난 것은 상징적이다. 

타다는 렌터카를 이용한 새로운 차량 플랫폼 서비스다. 

호출을 하면 운전기사가 딸린 11~15인승 승합차를 빌려주는 형태다. 

그런데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타다 금지법을 만들고, 검찰은 기소까지 했던 터다. 

차량 플랫폼 서비스까지 봉쇄되면 국내에서는 ‘우버’와 같은 차량 공유 서비스가 생존할 공간은 사라지게 된다. 세계는 변하고 있다. 

세계 모빌리티 시장은 향후 1조5000억달러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한다. 

현대차·SK·네이버 등 대기업은 규제를 피해 해외에서 모빌리티 사업을 한다. 

우리나라는 신산업의 갈라파고스섬이 될 판이다.

이런 식으로는 혁신성장을 말할 자격이 없다. 대한상의가 바이오·헬스·드론·핀테크·인공지능(AI) 등 4개 신산업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대못규제·중복규제·소극규제 등 3대 규제를 풀어야 한다”며 “이미 뒤처진 신산업 분야에서 경쟁국을 따라잡으려면 데이터 3법의 조속한 입법이 우선”이라고 했다. 

각종 규제를 없애지는 못할망정 새로운 규제까지 만들어 신산업 등장을 막는다면 4차 산업혁명은 기약할 수 없다. 

혁신의 불은 꺼지고 미래는 닫힐 수밖에 없다. 

한국 경제 활로를 여는 데 정부와 정치권·기업의 지혜모으기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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