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사업장, ‘학대’ 빈번…“폐쇄적 운영 개선해야”

복지적 차원 접근 필요
김영식 기자 | ys97kim@naver.com | 입력 2021-07-29 10:4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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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 표준사업장에서 근무여건이 열악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진은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픽사베이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 발달장애인 A씨는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B카페에서 일하는 근로장애인이다. B카페는 ‘레시피 테스트’를 한다는 이유로 주 5일 시험을 냈고, 못 풀면 고압적인 말투로 무시했다. 또 연차를 쓰려고 할 때 모욕적 표현을 쓰거나 근무 시간 이외에도 어디를 가는지 보고토록 했다. A씨는 아버지와 병원을 가던 길에 여느 때와 다름없이 모욕적 문자를 받았고, 아버지가 문자를 확인하게 되면서 학대 사실이 알려졌다.


장애인들이 일하는 사업장에서 여전히 학대 행위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인 폐쇄적 운영 체제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 사전 예방-사후 관리 시스템 미흡 지적

29일 장애인제도개선솔루션에 따르면 장애인 표준사업장은 일반사업장으로 분류되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장애인이 많이 근무하는 집단체로, 인권침해·학대에 대해선 복지적 대응이 필요함에도 사전 예방 및 사후 대처가 모두 빈약해 학대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현재 경쟁노동시장에서 직업 활동이 곤란한 중증장애인에게 안정된 일자리·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제22조에 따라 장애인 표준사업장이 운영되고 있다.

2017년 기준 6,205명의 장애인이 표준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신체외부장애(45.9%)·발달장애(44.9%) 등 장애유형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회사형, 사회적경제기업형, 컨소시엄형 등 유형이 다양해지고 확장되고 있다.

표준사업장은 안정적 ‘일자리’와 ‘환경’을 제공해주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법’과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보장에 관한 법률’을 의무적으로 적용하고 일반사업장으로 분류된다. 임금·편의시설 등 근로 환경에 집중하다보니 근로자의 인권 문제는 소홀히 다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폐쇄적 운영방식으로 표준사업장 내에서 인권침해나 학대가 발생해도 알려지기 어렵다. 표준사업장 근로자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발달장애는 특성상 학대 피해 사실을 파악하기 어렵다. 알게 되더라도 친밀감을 이용해 회유하거나 압박해 침묵을 강요받을 수도 있다.

학대 발생 시 사업주·종사자가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명시한 장애인복지법과 발달장애인법에는 표준사업장이 포함돼 있지 않아 설령 자발적으로 신고를 하더라도 소극적이고 솜방망이 처분에서 끝나 사각지대가 여지없이 드러난다는 설명이다.

해당 사례의 경우 초기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눈치 챈 근로지원인이 장애인고용공단에 조심스럽게 알렸다. 구체적인 신고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간단히 인식개선 교육만 진행할 뿐 적절한 조치가 없었다는 것이다.

인권침해나 학대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의무 조치도 없다.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을 포함한 사회복지시설은 사회복지사업법에 따라 3년마다 한 번씩 평가를 받아야 한다. 평가에는 인권침해 규정 마련, 인권교육 계획 및 실시 등 학대 예방 관련 지표가 포함됐지만, 표준사업장은 사회복지시설에 포함되지 않아 평가의무가 없다.

표준사업장을 관리하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공단 내 지침에 따라 분기마다 사후관리를 진행해 학대 예방을 챙기는 정도에서 그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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