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주행 ‘고속버스’ 대형사고 노출…‘안전벨트’ 매야 安全

연중 기획 [K-Safety 문화 운동] 9. 고속버스의 안전 진단
민진규 대기자 | stmin@hotmail.com | 입력 2019-05-31 11: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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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철도와 비교해 뒤지지 않을 정도의 안전성을 확보할 때 고속버스의 미래는 보장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사실과 관련없음. (사진=SBS 화면 갈무리)

 

[세계로컬타임즈 민진규 대기자] 최근 러시아에서 발생한 항공기 사고로 뒷좌석에 앉았던 승객의 대부분이 사망했다. 비상착륙을 시도하면서 꼬리날개 부문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도 원인으로 작용했지만 중간 통로에 앉은 승객들이 자신의 화물을 선반에서 꺼내면서 탈출통로를 막았기 때문이다. 

 

항공기 뒷좌석이 위험해서 앞좌석에 탑승해야 할까? 항공기가 앞부분부터 추락 할 경우에는 뒤쪽 좌석에 않은 승객이 생존할 확률이 높다. 즉 항공기의 좌석이 안전한지 여부는 어디에 앉았는지가 아니라 사고의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각종 대중교통 사고에서 생존한 사람의 노하우를 듣게 되면 상해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어떤 좌석에 앉는 것이 좋을까?’라는 고민하는 사람이 많은 편이다. 매표원이 좌석 번호 순으로 표를 판매해 운명에 맡겼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승객이 자신의 좌석을 선택해 예약할 수 있어 스스로 좌석을 선택할 수 있다. 

 

고속버스는 고속도로를 시속 100km 이상 고속으로 주행하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승객이 사고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안전띠를 매는 것 외에 아무것도 없다. 

‘안전띠 미착용’ 인한 사상자 줄지 않아 

과거 대전~진주 고속도로가 개통되기 이전에 서울에서 진주까지 고속버스를 이용할 때는 약 6시간 정도 소요됐다. 진주행 고속버스는 경부고속도로에 위치한 금강휴게소에서 한번 쉬고, 대구와 마산을 잇는 구마고속도로에 위치한 현풍휴게소에서 한번 더 쉬고 남해고속도로를 거쳐서 진주로 향했다. 

국내 최고 수준인 경부고속도로도 곡선로가 현재보다 많았고 차선도 좁아 진주까지 가는 도중에 사고현장을 다수 목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왕복 2차선이었던 구마고속도로와 남해고속도로는 일반 국도보다 도로사정이 나빴고 사고가 너무 많이 발생해 일명 ‘죽음의 고속 도로’라고 불렸다. 

광주와 대구를 잇는 88고속도로도 최근에야 4차선으로 확장되면서 사망 사고가 획기적으로 줄어들었을 정도로 2차선 고속도로는 사고발생 가능성이 높았다. 개인적인 경험을 언급한 것은 고속버스가 주로 고속도로를 주행하고 고속버스의 안전진단은 고속버스 자체의 문제와 고속도로 사정도 고려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최근 고속버스가 연루된 대형 교통사고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2010년 7월 인천대교에서 고속버스가 엔진 고장으로 정차해 있던 승용차를 피하다 추락해 14명이 숨지고 10명이 중상을 당했다. 승용차 운전자가 삼각대를 설치하는 등 적절한 비상조치를 취하지 않아 대형사고의 빌미를 제공했다. 

2019년 3월 경부고속도로 서울 방면 판교분기점 근처에서 고속버스 3대가 추 돌해 6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버스 전용 차로를 주행하면서 안전거리를 유지하지 않고 과속한 것이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다행스럽게도 승객 대부분은 안전벨트를 매고 있어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고속도로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도로공사는 2019년 5월부터 매주 월요일을 ‘벨트데이’로 지정해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톨게이트에서 매월 1회 전좌석 안전띠를 매지 않은 차량은 고속도로 진입을 금지하고 있다. 고속버스의 경우에 단속반이 직접 차량에 탑승해 안전띠 착용 여부를 확인한다고 주장한다. 

도로공사에 따르면 2016~2018년 고속도로 사망자 중 안전띠 미착용으로 인한 피해자는 총 173명으로 전체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의 25%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연간 60여명 수준에서 크게 줄어들지 않아 집중단속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017년 사망자는 전년 60명에서 51명으로 줄어들었지만 2018년 오히려 62명으로 늘어났다. 

운전사 휴식보장해 과로 인한 사고 줄여야 ·사고발생 가능성 평가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고속버스 교통사고는 169건이 발생해 사망자 10명, 부상자 469명을 각각 기록했다. 고속버스 교통사고 건수를 연도별로 보면 2014년 225건, 2015년 233건, 2016년 188건, 2017년 169건 등으로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어 사고발생 가능성은 낮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사망자와 부상자 숫자도 줄어들면서 고속버스의 안전은 개선됐지만 불안감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시외버스와 마찬가지로 고속버스 교통사고의 원인도 과속, 중앙선 침범, 안전거리 미확보, 난폭·졸음·음주운전 등으로 비슷하다. 편도 운행시간이 4시간이 넘는 경우 운전사가 목적지에 도착한 이후 충분히 휴식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바로 출발지로 돌아가면서 과로로 인한 사고가능성이 높아진다. 

고속버스 운송사업자는 규정에 따라 충분한 휴식시간을 보장해도 운전사가 개인적인 업무를 보거나 음주·게임 등을 하면서 휴식을 취하지 않을 경우에 대응책이 없는 실정이다. 성인인 운전자에게 휴식을 강요할 수도 없고, 경험이 많은 운전자는 자신의 운전실력을 과신해 휴식시간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편이다. 

2019년 3월 경부고속도로 죽전휴게소 부근 2차로를 달리던 고속버스가 앞서가던 승용차와 추돌해 14명이 다쳤다. 과속으로 달리던 고속버스가 톨게이트에 가까워지면서 속도를 줄인 승용차를 보지 못해 발생한 사고였다. 100km 이상 과속으로 달리다가 갑자기 10~20km 이하로 줄일 경우에 재빨리 속도에 적응하지 못한다. 

국토교통부는 사업용 자동차 운전자에게 적정 휴식시간을 보장하고 차로 이탈 경고장치 등 안전장치를 강화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화물차를 제외하고는 난폭운전으로 운송자격이 취소되지 않기 때문에 사업자는 안전규정을 지키려는 의지가 약하기 때문에 법규위반을 하는 버스사업자의 운송자격을 취소하는 등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 

고속버스 운전사도 사고로 인한 벌점 누적으로 운전면허가 정지 혹은 취소되지 않는 한 운전을 계속할 수 있어 단속에만 걸리지 않는다면 괘념치 않는다. 

유럽연합(EU)은 고속버스의 사고발생을 줄이기 위해 운전자에게 일정 간격으로 장시간 휴식을 보장하고 연장근무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버스 정비도 철저하게 감독해 고장으로 인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버스 운전자와 사업자의 과실로 사고가 발생할 경우에는 처벌이 엄격해 한국과 달리 안전문화에 대한 인식이 높은 편이다.

‘망치로 창문 깨고 탈출’ 성인도 어려워 ·사고 방어능력 평가 

교통사고 전문가의 견해에 따르면 고속버스에서 가장 안전한 좌석은 운전자의 뒷좌석이며, 가장 위험한 좌석은 앞문 바로 앞에 위치한 좌석이다. 사고가 발생하면 운전자는 반사적으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핸들을 왼쪽으로 꺾기 때문이다. 앞좌석은 안전벨트를 매더라도 앞으로 튕겨나가거나 추돌로 인한 충격을 가장 많이 받는 자리로 피하는 것이 좋다. 

고속버스 창문에 비상용 쇠망치가 비치돼 있는데 사고로 차량이 전복되거나 강이나 호수 등으로 추락할 경우에 창문을 깨고 탈출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 위한 목적이다. 

고속버스의 창문은 강화유리로 제작돼 쉽게 깨지지 않는다. 성인 남자도 주먹으로 깨는 것은 불가능하고 발차기로 파손하는 것도 어렵다. 필자는 고속버스를 탑승할 때마다 망치로 고속버스 창문을 깰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건강 한 성인도 쉽지 않은 창문 깨기를 여성이나 어린이가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된다. 즉 다시 말해서 차량이 전복돼 탈출하고 싶어도 유리창을 깨지 못해 외부에서 구출해줄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전복된 차량에 화재가 발생한다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소화기는 운전석 바로 뒤 승객 좌석 밑이나 차량 맨 뒷좌석 너머 화물칸에 설치돼 바로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 차량의 앞 부 문이나 중간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에 뒷좌석의 승객은 탈출을 위해 유리창을 깨고 탈출하지 못하면 생명이 위태롭게 된다. 

각종 고속버스 사고가 발생하면 출입문이 앞쪽에만 있는 버스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되지만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일부 사고사례에서 보듯이 운전자는 탈출했는데 승객은 사고 차량 안에 갇혀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대형사고 운전기사 취업제한·면허취소 필요·자산손실 심각성 평가

화물차의 낙하물을 피하려다 고속버스가 추돌이나 추락사고를 일으키는 경우도 많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화물차 적재물 낙하로 발생한 교통사고는 2015년 48건, 2016년 46건, 2017년 43건 등으로 줄어들지 않고 있다. 

교통 안전공단은 화물차 적재물 낙하로 인한 교통사고 사망률이 28.5%로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인 14.9%의 2배라고 밝혔다. 고속도로의 경우 시속 100km 이상으로 달리기 때문에 안전거리를 충분하게 확보해 낙하물을 인식해도 사고를 피하기는 어렵다. 낙하물을 볼 수 없는 야간은 주간보다 더 위험해 화물차의 적재물 단속이 불가피하지만 강력한 시행은 요원한 상황이다. 

정부는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을 개정해 낙하물 사고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경찰청도 적재물 추락방지 의무위반 사고가 발생하면 5년 이하의 금고나 2,0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을 강화했다. 화물차의 낙하물이나 안전운행을 하지 않은 승용차로 인한 안전사고로 인한 자산손실 위험도 높지만 고속버스 운전사의 음주운행, 안전거리 미확보, 졸음·과속·난폭운전, 급차선 변경 등도 사상자가 발생하는 대형사고의 원인이다. 

이러한 이유로 국토교통부는 대형 교통사고를 내거나 무면허 운전 전력이 있는 운전자 등은 운수종사자 자격 취득을 제한했다. 안전규칙 미준수로 대형 교통사고를 낸 사업자의 영업을 중단시키거나 면허를 취소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경제 효율성 측면 고속버스 부활해야 ·안전 위험도 평가 

고속버스의 안전을 종합적으로 진단하면 운전사의 졸음·난폭운전, 안전거리 미확보, 승객의 방어능력 취약, 고속으로 인해 승객상해 위험도 상승 등으로 인해 높은 수준의 위험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고속버스의 안전위험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면 ‘High : 높은 수준의 위험’으로 국토교통부, 도로공사, 지방자치단체, 고속버스사업자, 운전사, 승객 모두가 안전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고속버스 사업이 국내에 성공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시내˙광역˙시외버스 등과 차원이 다른 수준의 안전을 제공해야한다. 고속도로의 선형개선사업, 직진 노선의 신설 등으로 인해 국내항공사의 지방노선은 이륙하다가 착륙한 상태다. 경쟁자가 사라지면서 일반적인 경제이론과 반대로 고속버스의 서비스와 가격은 오히려 저렴해져 인기가 상승 중이다. 


국내인구가 고령화되고 지방이 쇠퇴하면서 고속버스 사업도 정점을 지난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지만 업계의 노력 여하에 따라서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할 가능성도 높다. 

 

항공기, 철도와 비교해도 뒤쳐지지 않을 정도로 안전성을 확보할 때 고속버스의 미래는 보장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 휘발유 한 방울 나지 않는 국가에서 경제의 효율성 측면에서 봐도 고속버스가 사양화되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관련자 모두의 분발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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