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정부 “2050년 탄소중립”…과연 가능할까?

탄소세 등 국민‧기업 부담 필수적
시대적 과제…여론 설득 동반돼야
김영식 기자 | ys97kim@naver.com | 입력 2021-01-06 11:05:03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우리나라의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했다.(사진=뉴시스)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작년 급격한 이상기후 등 기후변화가 아닌 기후위기라는 인식이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된 가운데 정부는 오는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내걸었다. 


이미 장기간 지구 온난화 등으로 인한 인류 생존권이 크게 위협받는 상황에서 탄소중립 목표는 세계적 흐름으로 자리잡았고 한국 정부도 이에 동참하겠다는 선언으로 받아들여진다. 

앞서 한국을 포함한 세계 121개국은 지난 2016년 파리협정과 2019년 유엔(UN) 기후정상회의에서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순배출량을 ‘0’으로 줄여나가기 위한 국제적 노력에 동참하겠다는 내용에 합의한 바 있다.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 계기 삼아야

탄소세 도입벌써 조세저항우려 


다만 정부의 이번 발표는 국가산업의 전체적인 틀을 이른바 ‘친환경 체제’로 개편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 현실적 어려움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관련산업 내 새로운 블루오션 개척에 대한 기대감도 있으나 당장 증세 부담 등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세계적으로 석탄산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더욱 면밀하고 꼼꼼한 장기적 에너지 패러다임의 대전환 노력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2050 탄소중립 추진 전략’에 따르면 탄소중립 목표는 온실가스 배출량과 저감 노력을 통한 제거량을 더해 순 배출량이 ‘0’이 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에 화석연료를 수소 등으로 대신하는 에너지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뤄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결국 정부는 국내 에너지 공급의 중심축을 화석연료에서 신재생에너지로 바꾸게 된다.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생태계전환을 위한 기후대응기금을 조성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탄소배출 억제를 위한 에너지 세제 개편·기후대응기금 재원 등을 병행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현실적 방안 중 하나로 탄소세 도입이나 경유세 인상 방안 등의 카드를 만지작대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탄소세’ 등 도입이 결국 국민 세부담을 증가시킨다는 등의 이유로 우려하고 있다. 


탄소세는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해 석유‧석탄 등 각종 화석에너지에 함유된 탄소량에 기초해 부과하는 세금을 말한다. 이산화탄소 배출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내재화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함과 동시에 경제적 효율을 증진할 수 있는 방안으로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은 사안이다. 


탄소세는 1990년 핀란드를 시작으로 1991년 스웨덴‧노르웨이, 1992년 덴마크가 각각 도입했다. 현재는 독일‧스위스‧아일랜드‧이탈리아‧영국 등 12개국 이상이 시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우리나라 주력산업으로 볼 수 있는 고탄소 산업부문에 대한 혁신정책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철강‧석유화학 등 탄소 다배출 업종의 대규모 기술개발에 적극 지원하고 고탄소 중소기업 대상 일대일 맞춤형 공정개선 계획도 내놓았다. 


아울러 정부는 탄소중립 정책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기금‧기구도 꾸린다. ‘기후대응기금’을 조성하고 대통령 직속으로 민관 합동 기구인 가칭 ‘2050 탄소중립위원회’도 설치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당장 탄소세 도입을 현실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기업에 부과되는 세금부담 증가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도 직접적 발언은 아끼고 있다. 그는 지난달 7일 “탄소세는 환경에 대한 기후변화 대응, 소득분배, 물가, 산업 경쟁력 등에 다각적 영향을 미치는 사안으로 종합적인 검토를 거쳐 결정될 것”이라며 “현 단계에서 탄소세 도입이나 경유세 인상 여부를 말하기에는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탄소세 도입이 현실화될 경우 기업 부담이 가장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탄소세 도입으로 세 부담이 커질 업종으로는 대표적으로 석유‧철강업계가 지목된다. 해당 업종에서 탄소배출량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산업으로 분류되는 제조업에도 만만치 않은 부담으로 돌아갈 전망이다. 2019년 기준 세계 제조업 탄소 배출량 비중에서 우리나라는 28.4%에 달한 반면 유럽 16.4%, 미국 11% 등에 그쳤다. 같은 해 석탄발전 비중도 한국은 40.4%에 이른다.


또 다른 방안으로 거론되는 경유세 인상에서도 경유 가격이나 전기료 인상이 불가피해 SUV 차량 소지자, 화물·운송업자, 자영업자 등 일반국민의 세 부담 증가로 귀결될 것으로 보인다.

 

환경보호 활동 한계 등 난제 산적

이미 시작된 기후위기경각심 가져야

 

탄소세 도입 등 탄소중립을 선언한 일부 국가들은 이미 상당한 관련대책을 세워 운영해나가고 있다. 가정용‧건물용‧수송용 연료에 고탄소세율을 적용하는 한편, 산업 경쟁력 저하 방지를 위해 국가별 산업 특성을 반영해 다양한 종류의 조세특례 등 조치를 마련했다. 


‘탄소제로(0)’, ‘탄소중립’은 인류 생존권이 걸린 만큼 이미 글로벌 대세로 자리잡은,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될 시대적 화두로 떠오른 상태다. 한국 정부도 공식적으론 최초로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내세운 만큼 우리 사회‧경제의 지속 성장을 위한 필수적 과제가 됐음을 인정한 셈이다. 


다만 국민을 대상으로 ‘탄소중립’이 시급한 필요성이나 개념 정립을 우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의 우려대로 탄소세 도입 등은 국민 부담만을 크게 지울 수 있다는 식으로 비칠 가능성이 농후해 자칫 조세 저항에 부딪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특히 탄소중립은 환경문제와 직결된 만큼 먼 미래의 일 정도로 치부하는 일부 여론도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또한 환경보호 활동의 한계, 향후 장기적 산업 재편, 소비 감소 등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에서 회의론도 크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온도 상승을 평균 1.5℃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선 2050년까지 탄소중립 상태가 반드시 돼야 한다. 이 1.5℃의 의미는 인류의 생존 한계선으로, 2도가 넘게 되면 지구가 가진 회복력을 상실하게 된다. 


또한 기후변화에 따른 대재앙이 닥칠 시점은 2030년으로 관측됐다. 지금으로부터 불과 10년 남짓한 기간 1.5℃ 유지에 실패한다면 기후위기가 현실화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현재 상태가 지속될 경우 2030년 4℃ 상승이 전망돼 대재앙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결국 이런 경고도 2030년이나 2050년을 가리킨다는 점에서 10년 혹은 30년 뒤 먼 미래의 일이라 여길 수도 있으나 이미 우리 곁에 기후변화가 아닌 위기는 바짝 다가선 상태다. 


작년 장마의 경우가 그렇다. 지난해 6월 24일 시작된 장마는 무려 54일 동안 계속되면서 사상 최장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전인 2018년에는 역대 최고 기록인 1994년 폭염을 넘어서기도 했다. 세계적으로는 관광지로 유명한 섬들이 하나둘 바다에 잠기고 있으며, 이상고온에 산불‧폭풍‧홍수 등 잇단 기후사태로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지구 전역에 걸친 이상기후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것으로, 기후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제로)’로 상쇄할 수 있는 탄소중립이 요구된다. 현 세대 또는 다음 세대 생존권이 달린 사안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현 시점 정부는 탄소중립에 대한 선언이나 방향성 제시 수준에 그친 모양새다. 탄소중립 실현에 대한 더욱 실체적이고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는 한편 국민 여론을 향한 필요성 홍보 등 적극적인 설득작업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세계로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naver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김영식 기자 다른기사보기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헤드라인HEAD LINE

포토뉴스PHOT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