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극단적 성별 혐오주의가 참사 더 키운다

김영식 | ys97kim@naver.com | 입력 2018-12-21 11: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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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릉 펜션 참사를 조롱한 워마드, 일베 등에 대한 사회적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사진=청와대 홈페이지 갈무리)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참사 공화국’ 대한민국에 사건‧사고 그 자체는 물론, 이에 뒤따르는 안전의식 부재와 땜질식 처방 등 참사를 둘러싼 안일한 국가관으로 인해 하루가 멀다 하고 소중한 생명들이 하나, 둘 사라져가고 있다. 

 
일반 상식적인 수준에 비춰 아무리 타인이라 할지라도 같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어느 누구의 가족 구성원일 소중하고 고귀한 목숨이 스러진 사고를 마구 조롱해 그 희생자를 욕 보임으로써, 건강한 의식을 가진 국민 전체를 적으로 돌려선 안 될 것이라는 데 공감하지 않을 이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참사에 대한 불필요한 논쟁으로 사안 자체를 되레 키우고 이를 통해 ‘사회 분열’이란 더 큰 괴물을 길러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른바 극단적 성별 혐오주의를 생산→확대→재생산 하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를 집중 시킨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모임(일베)’과 ‘워마드’ 얘기다.


언제나 그렇듯이 최근 우리 사회는 또 다시 인재(人災)로 지목된 ‘강릉 펜션 참사’로 인해 허탈감에 사로잡힌 상태다.


얼마 전 수능을 마친 고교생들은 자신들만의 추억 쌓기 여행을 강릉으로 떠났을 뿐이다. 이 같은 사고를 당한 것도 모자라 일부 세력의 이유 없는 공격의 대상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을 터다.


그러나 3명 사망 등 총 10명에 달하는 사상자가 발생한 이번 참사에 이른바 ‘여성 일베’로 불리는 워마드 게시판에는 최근 극단적 성별 혐오주의로밖에 설명될 수 없는 글들이 쇄도해 국민 공분이 치솟고 있다.


굳이 이들이 참사 희생자들을 가리켜 무엇이라고 했는지는 여기서 언급할 필요도 이유도 없을 것 같다. 이는 이미 기존 언론에 모두 공개됐으며, 국민 절대 다수가 공감하지도 않는 소모적 논쟁의 대상으로 삼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워마드 논란을 계기로 ‘극단적 성별 혐오주의’를 대하는 갖가지 우리 사회의 목소리에는 귀기울여봐야 한다. 특히 워마드가 참사에 스러져간 어린 학생들을 사실상 ‘남성’이란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 공격대상을 삼은 데 대해 그들이 그토록 부르짖고 있는 ‘성차별이 없는 페미니즘이 정착된 사회’를 형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최근 우리 사회 구성원들은 성별을 불문하고 성차별 문제를 묵인하지 않고 이른바 미투운동을 계기로 한 위드유운동으로까지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건전한 상식적 성(性) 운동에 합리성을 장착한 국민들이 호응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워마드’ 폐쇄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다. 정부의 ‘표현 자유의 권리’를 앞세운 사이트 존치 방침에도 의구심을 드러내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워마드의 앞선 ‘백석역 온수관 파열사고’와 이번 ‘강릉 펜션 참사’와 같은 국가적 재난 사태를 대하는 태도 등을 종합해 볼 때, 같은 대한민국 일반 여성 국민들에게 동감을 받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이다.


여전히 우리나라에 여성비하 등 성차별적 풍토가 존재하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이어가야 한다는 데 공감하지 않을 국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민 대부분이 애도하는 참사와 그에 따른 희생자를 모욕하는 방식으로는 결코 문제 해결에 다가설 수 없다.


지역 비하, 여성 차별 등등 온갖 사회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는 의혹을 끊임없이 받고 있는 ‘일베’ 역시 이번 참사에 희생자들을 모욕하는 글을 실었다는 이유로 경찰 조사가 임박한 상태다.


일베의 경우 ‘광주 민주화 운동’과 ‘세월호 참사’ 등 국가적 대형 이슈에 대한 희생자들을 능욕한 점에서 엄청난 국민 공분을 사고 있다. 더 나아가 이번 워마드 논란을 계기로 똑같은 극단적 성별 혐오주의를 조장하는 사이트로 지목되고 있다.


각종 포털이나 SNS 등에서 ‘워마드 또는 일베’를 검색하면 “××혐오”란 제목의 글들이 마치 폭포수와 같이 쏟아져 나온다. 이들 일부 사이트가 전 국민이 보고 듣고 느끼고 있는 공적(公的) 온라인 공간에서 극단적 성별 혐오주의를 조장‧강화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국가는 참사를 미리 막고 유사시 적절한 대처를 통해 국민 생존권을 보장하는 절대적 책무를 지고 있다. 참사 발생을 미리 막지 못한 것도 모자라, 이를 더 키우고 있는 일부 세력에 책임을 묻지 못한다면 자신의 존재 자체를 스스로 부정하는 꼴이다.


아울러 워마드 및 일베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운영자‧회원 역시 전 국민을 적으로 돌려세우는 거친 언행을 그만두고, 대신 자신들이 당초 내세운 강령대로 사이트가 정상 운영‧작동되고 있는지 스스로 되돌아봐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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