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성과 물거품 될 수 있는 방심을 경계한다

황종택 주필 | news@segyelocal.com | 입력 2020-05-06 13:5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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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이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정례 브리핑에서 생활 속 거리 두기를 적극 실천해 줄것을 당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계 속의 한국, 한국인을 각인시키는 요즘이다. 

 

코로나19 국내 확진자가 보건의료당국의 통제 가능 인원인 50명 아래로 내려가더니, 0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대한민국의 힘, 국민의 힘으로서 자긍심을 가질 만하다. 


또한 21대 총선 선거일에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는 환자의 최대 잠복기가 지났음에도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국민 66.2% 참여하는 전국 선거가 치러졌음에도 지역사회 감염이 없었음을 보여주는 지표일 수 있다.  


지난 2월 말 하루에 900명 이상 쏟아졌던 확진자는 10명 안팎에 머물고 있다. 

 

코로나19의 기세가 확연히 꺾인 것이다. 국민이 적극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와 위생수칙 준수 등 방역에 동참한 결과로 분석된다. 

 

미국과 유럽·일본 등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19가 여전히 맹위를 떨치는 데 비춰 우리 국민의 저력과 의료진의 영웅적인 헌신에 새삼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백신이나 치료제의 개발 없이는 코로나19 종식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코로나19가 유행과 완화를 반복하다가 겨울철이 되면서 대유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 코로나19와 불편한 동거가 불가피하고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한 달동안 시행돼 온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20일부터 완화되면서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방역 당국은 “느슨해진 분위기가 최대의 적”이라고 했지만 한번 풀린 긴장을 다잡기가 쉽지 않다.

 

연휴 때 20만명이 제주도를 찾았다. 항공사들이 제주를 오가는 국내선을 증편했지만 표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였고, 강원도 등의 리조트와 호텔·펜션 예약은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무너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이래서는 애써 쌓아온 100일의 방역 성과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최대의 적은 방심이다. 

 

다시 경각심을 갖고 방역 고삐를 죄어야 한다. 

 

방역 당국은 6일 생활방역에 돌입 후 더 촘촘하고 철저한 사전 준비를 하고 감염 차단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국민 개개인은 마스크 착용과 손 소독제 사용·거리두기 등 기본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개인과 공동체를 지키겠다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이유는 분명하다. ‘코로나 블루’라고 하듯 사회적 거리두기 등 격리 시간 등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건강·일상·멘탈(정신)에 대한 위협 요인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경제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민생의 위기 국면이다. 당장 ‘수출 대한민국호’ 앞에 거센 풍랑이 일고 있다. 

 

수출 주도형 성장 구조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는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55%를 수출에 의존한다. 

 

그런데 실물경제가 코로나19 충격에 시퍼렇게 멍들었다. 

 

통계청의 ‘3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1년 3개월 만에,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2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추락했다. 경기가 ‘날개 없는 추락’을 시작했다는 뜻이다. 


가장 큰 걱정은 수출산업의 몰락이다. 수출은 4월에 전년 동기 대비 30% 정도 감소했다. 4월 무역수지가 99개월 만에 적자를 기록한 것이. 주요국의 경제 마비로 수출 엔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우리 경제는 심각한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기업에는 적자와 부채가 쌓이고, 성장·고용·소득·소비·투자는 최악의 악순환에 빠져들게 된다.


정부는 암울한 경제현실을 바로 보고 비상한 각오로 위기 타개에 나서야 한다. 

 

그렇다고 추락하는 경기를 떠받치겠다며 빚을 내 돈을 푸는 건 그리 현명한 일이 아니다.

 

그 부담은 미래세대에 고스란히 전가되고 경제 파급 효과도 크지 않다. 

 

무엇보다 과감한 규제혁파로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산업경쟁력을 강화하는 게 급선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소득주도성장 등 전반적인 정책기조를 성찰해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 경제정책 기조가 개선돼야 수출 회생의 빛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정부·기업·가계의 노력이 요청된다.

 

이 시점에서 개인도 과도한 욕심과 지나친 소비를 줄이는 절제된 삶과 환경보호를 위한 자발적인 소욕지족(小欲之足)적 삶으로 생활방식을 바꾸지 않는다면 미래에는 지금 코로나 정국보다 더 큰 불편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현실을 직시하길 바란다.


코로나19는 평범한 일상생활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됐고, 늘 마주하던 사람들이 얼마나 귀한지를 알게 됐다. 

 

지금 우리가 살아 숨 쉬고 있는 것이 햇빛과 공기와 물과 흙 그리고 함께하는 모든 생명의 청정함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닫게 했다.

 

마음을 새롭게 하고, 법과 제도를 개선해 코로나19 이후를 지혜롭게 살아가는 대한민국 건설에 지혜를 모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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