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환경시대 역행 ‘생리대’…“지구 살리기 나서야”

속 합성섬유 겉 비닐 등 발암물질…여성 몸·지구 안전 위협
임현지 기자 | hj@segyelocal.com | 입력 2019-09-25 11:3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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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자연생각 면 생리대·콜만 생리대. (사진=콜만 제공)

 

[세계로컬타임즈 임현지 기자] 여성 한 사람이 일생 동안 약 2,500일 이상을 착용해야 하는 물건이 있다. 바로 '생리대'다. 생리를 처음 시작하고 폐경까지 한 달에 일주일, 기간으로 계산하면 여성은 약 6년간 피를 흘리며 산다. 


여성 한 사람이 평생 사용하는 생리대의 양은 1만4,000개. 그러나 생리대에 사용되는 비닐과 플라스틱·화학물질 등은 여성의 몸은 물론 지구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생리대가 분해되는데 걸리는 시간, 450년


25일 유기농 여성 위생용품 전문 브랜드 콜만에 따르면 일반적인 일회용 생리대는 폴리프로필렌이나 레이온과 같은 합성 섬유 소재의 커버와 아크릴산 중합체와 폴리비닐 알코올 등으로 만들어진 고분자 흡수체로 구성된다. 생리대 시트 하단의 방수 필름이나 겉면의 포장 비닐 역시 대부분 플라스틱 소재다. 


여성은 매달마다 꼬박 일주일씩, 하루 대 여섯 개 이상의 생리대를 사용한다. 매일 지구상에서 사용 후 버려지는 생리대의 양은 천문학적 규모다. 


사용된 생리대는 땅에 매립되거나 소각 처리된다. 땅에 매립할 경우 완전 분해까지 걸리는 시간은 450년. 버려진 생리대는 그 다음 세대에도 지구에 존재하게 된다.


소각하는 과정에선 1급 발암 물질인 다이옥신을 비롯한 독성 화학 물질이 대기 중으로 배출된다. 이는 플라스틱 애플리케이터로 이뤄진 체내형 생리대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7년 생리대에서 유해 물질은 물론 발암물질인 라돈이 검출되면서 유해성 논란이 불거졌다. 여성의 몸에 24시간 밀착돼 있는 생리대에서 문제가 발생하자 해당 제품을 반품 및 환불하는 '생리대 파동'이 수개월간 이어졌다.


이후 정부에서 일회용 제품을 제한하는 플라스틱 규제를 시행하며 단 몇 시간 사용되고 버려지는 생리대의 환경 파괴 심각성이 야기됐다. 이에 인체는 물론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유기농·순면 생리대에 관심이 집중됐다.


생리대 선택, '내 몸 지키기'에서 '지구 지키기'로


생리대 파동 이후 많은 업체들이 포장지에 유기농 또는 순면 소재를 앞세워 안전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 커버와 흡수체, 방수층까지 100% 순면인 제품은 찾기가 어렵다. 커버를 제외한 내부 흡수체나 비닐은 영원히 썩지 않는 플라스틱 소재인 경우가 다반사다. 이에 소비자의 꼼꼼한 선택이 요구된다.


대표적으로 면 생리대가 일반 생리대의 대체품으로 사용되고 있다. 세탁의 번거로움이 있지만 삶아 쓸 수 있고 여러 번 사용할 수 있어 위생과 환경, 비용 모든 부분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 중에는 오가닉 면과 한지사로 제조된 '자연생각 면 생리대'가 있다.


커버와 흡수체까지 모두 국제유기농섬유기구(GOTS) 인증 유기농 순면으로 제조되는 친환경 생리대도 판매되고 있다. 콜만의 제품은 방수 필름과 포장 비닐 역시 식물성 전분 소재의 생분해성 비닐인 '마터비(Mater-bi)' 필름을 사용해 땅에서 90일 내에 90% 이상 생분해된다.


프리미엄 친환경 원료 생리대 '라본(LaBon)' 역시 북유럽의 친환경 인증마크(Nordic Eco Label)와 국제 환경규격 OEKO-TEX 100(Confidence in textiles) 등 까다로운 친환경 인증을 획득한 제품으로 인체와 환경 모두에 안전하다. 


콜만 관계자는 "필수적으로 환경을 생각해야 하는 시대, 생산과 소비의 과정에서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이고 자연에 해를 입히지 않아야 한다"며 "어떻게 하면 여성의 몸이 위험한 화학 물질들에 노출되지 않으면서 환경에 남기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지 사회 전체가 대안을 찾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토양 및 대기 오염을 유발하지 않도록 마터비 같은 생분해 소재를 생리대에 적용하려는 연구와 노력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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