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면세업계 큰 손 ‘따이공’…약인가 독인가

추가 출점 소식에 업계 ‘술렁’…시장 왜곡 vs 중요 고객 반응 갈려
김영식 | ys97kim@naver.com | 입력 2019-05-08 11:4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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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화갤러리아의 면세 사업 철수로 업계 위기감이 높아진 가운데따이공 편중 문제에 대한 중장기적 전략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사진=뉴시스)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시작만 해도 '황금알'로 보장되던 국내 면세점 사업이 최근 한화에서 철수하는 등 업체 이탈이 본격화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국내 시장 침체와 중국의 사드 보복 등 각종 대내·외 악재가 면세업계를 휘몰아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은 갈수록 높아져 갔고, 결국 대기업의 사업 철수란 비관적 결론에 이르렀다.


사드 갈등에 ‘유커’ 빠지고 ‘따이공’ 차지


문제는 업계에서 이같은 상황에 면세업체 과당 경쟁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나온 정부발(發) 추가 출점 소식이 전해지면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사드 진통 이후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감소하면서 그 자리를 채워온 보따리 상인, 이른바 ‘따이공’에 대한 업계 딜레마도 지속되고 있다.


외형적으로만 보면 현재 한국 면세업계는 지속적으로 성장해 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면세점 총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7% 증가한 5조6,189억 원으로 집계된 가운데, 특히 지난 1월 매출 1조7,116억 원으로 월매출 기준 사상 최대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5년 이전 6곳에 불과했던 서울시 면세점 숫자는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현재 13곳에 달한다. 사실상 ‘잘 차려진 파이 나눠먹기식’ 기존 시스템은 붕괴된 셈이다.


이 같은 업계 영업 상황은 정부가 면세사업 활성화를 내걸고 검토 중인 신규 면세 특허 발급에 대한 비관론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이미 한화갤러리아의 면세사업 철수로 업계 과당경쟁 상황이 그대로히 노출됐음에도 정부가 출점을 추가한 것은 결국 경쟁을 부채질하는 등 ‘헛발질’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더구나 사드 갈등에 따른 한-중 관계 경색으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 즉 유커가 급감하면서 국내 면세업계 실적 역시 곤두박질쳤다.


다만 줄어든 유커를 대신한 ‘따이공’의 활약으로 외형적 성장은 유지했음에도 이들에 대한 과도한 의존으로 시장 왜곡이 발생했고, 대안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따이공 편중 “시장 왜곡 심화…구조적 문제”


한 면세점 개장 전 중국인 관광객들이 물건 구매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현재 ‘따이공’을 둘러싼 최대 딜레마로 ‘송객 수수료 문제’가 첫 손가락으로 꼽히고 있다.


물론, 따이공의 업계 활성화에 대한 공로는 제대로 평가 받아야 한다는 의견은 존재한다. 하지만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국내 주요 면세점들의 매출 70% 이상을 차지하는 따이공 유치를 위해 우리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수수료 낮추기’ 대열에 동참하면서 결과적으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을 맞이한 것이다.


송객 수수료는 이들 중국 보따리 상인들을 유치하기 위해 각 면세기업들이 여행사에 지급하는 금액을 말한다. 지난해 국내 면세기업들의 송객 수수료는 1조3,181억 원 수준으로, 이는 전년 대비 14.8% 늘어난 수치며, 주요 기업 매출의 4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주요 업체들이 예측한 손익분기점의 마지노선을 위협하는 수치라는 셈이다.


이 같은 과도한 수수료 비율은 기업 실적 악화의 요인이 됐고, 이를 견디다 못한 한화 측이 결국 면세점 사업에서 손을 뗐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일각에선 한화를 시작으로 대기업들의 면세점 사업 철수가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된 상황이다.


이처럼 시장 전체가 따이공에 의존하는 사이 왜곡 현상은 점점 심화된 반면, 이를 바로잡을 만한 대안들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외형적 시장 규모가 커졌다는 이유로 정부가 면세점 추가 출점을 고려하고 있는 데 대해 시장 전반적인 내실화의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경쟁 포화 상태인 현 시장에 신규 추가 출점이 이뤄질 경우 산업 전체 부실화는 불 보듯 뻔하다”면서 “왜곡된 시장 환경에 대한 명확한 대안 제시 없이 무턱대고 신규 사업자 수만 늘리는 것은 현재 과당 경쟁 체제를 되레 심화시키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에서 보따리를 싸들고 돌아간 따이공들의 중국 내 불법 행위가 도를 넘은 상황에 이들의 ‘한국 사랑’ 역시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는 점도 무시하지 못할 지적이다.


가격 경쟁력이 평준화 되고 있는 글로벌 시장 환경에서 일본‧동남아 등 따이공들의 선택지는 차고 넘치는 게 현실이다.


따이공 줄이고 유커 등 다국적 관광객 유치 우선 돼야


전문가들은 "현재 따이공에 편중된 시장 왜곡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보고, 이를 토대로 진단‧분석 과정을 거쳐 결론을 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황에 대한 정확한 진단‧분석 없이는 그 어떤 대안도 ‘공허한 메아리’에 그칠 것이라는 당연한 결론 때문이다.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는 면세산업 특성상 그간 외형 성장에 일조해온 따이공을 잡기 위한 노력은 이어가되, ‘유커’를 돌아오게 할 수 있는 순수 국내 관광객 유치를 위한 중장기적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갤러리아면세점 철수로 업계 중소‧중견 면세점들의 이른바 ‘엑소더스’ 현상이 우려된 가운데, 기업의 출혈적 과당 경쟁은 물론 따이공 송객 수수료 등 의존 현상, 특히 중국인 위주의 관광객이 아닌 다양한 국적의 고객 확보 등의 노력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개점하기만 하면 황금알을 낳던 국내 면세점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됐다. 시장 왜곡을 부추긴 따이공 편중과 정부 추가 출점 등을 통한 외형 확장이 아닌 업계 전반적인 내실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이어져 나오는 중국의 한국 면세업계 비하 발언을 보면서 절대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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