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해답, 식물에서 찾다

코로나 시대, 식물은 우리에게 어떤 말을 들려줄까?
식물과 인간, 그 사이를 이어주는 성공과 행복, 힐링 지침서
이효진 기자 | dlgy2@segyelocal.com | 입력 2020-09-22 13:5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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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은 아름답다. 눈물겹게 아름답다. 살아있음은 ‘길찾기’다. 인간만이 아니다. 동물도 식물도 살아있기에, 살아야하기에 순간순간 길을 찾는다. 그래서 모든 생명체의 몸짓은 아름답다. 인간만이 길을 찾는 존재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다. 어느 날 그 생각은 환상이었음을 알았다. 하잘것없는 존재로 여겼던 식물들은 매분 매초 길찾기를 하며 치열하고 아름답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 때부터 식물에게 물었다. “왜 사느냐고, 어떻게 사느냐고?” 그 물음의 답이 이 책 안에 있다.-저자의 머리말 중에서-

 

우리는 지금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다. 오랫동안 지속되는 언택트시대에 친구들과의 만남도 힘들어지고 회사조차 재택근무로 들어갔다. 학생들은 집에서 온라인으로 공부하고 오랜 준비과정을 거쳐 대학에 입학한 새내기들은 학교 뜰조차 밟아보지 못했다. 이제 반가운 사람들을 오히려 두려워해야 하는 불행한 시절이 됐다. 자신을 포함해서 가족과 친지, 동료들이 모두 잠재적 바이러스 전파자일 수 있으니. 우리 각자가 자신만의 감방에서 살아가는 형국이다. 


이 우울한 시기에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언택트 코로나 블루 시대에 식물에게서 답을 찾는 책이 있다. 

‘식물처럼 살기’라는 책으로 독자들과 말문을 튼 저자 최문형은 그 후속작업으로 ‘식물에서 길을 찾다’라는 책을 냈다. 부제는 ‘언택트 시대 인생 길찾기’다. 

수십 년 간 동양철학과 한문학이라는 인문학을 연구해 온 저자가 식물에 관심을 가진 건 왜일까? 도심의 가로수가 전하는 말에 귀 기울이게 된 것이 그 계기라고 한다. 평소에도 그는 보도블럭 틈에서 자라는 풀들과 이야기 나누기를 좋아하고 어디에서나 당당하게 살아가는 식물에게 자신의 길을 물었다고 한다. 

“열기 가득한 여름 밤, 도로위에 갇혀 사는 꿋꿋한 가로수가 내게 말을 걸었다. ‘어이, 자네! 왜 그렇게 시무룩한가? 나를 보게나. 이 답답한 곳에 살면서도 무성한 이파리를 뽐내지 않는가? 움직이지도 못하는 내가 말일세. 누가 나를 공격해도 도망갈 수 없고 산과 숲이 그리워도 다시 그 곳으로 갈 수 없는 안타까운 신세지만, 이렇게 잘 살고 있지 않은가?’ 줄줄이 스치는 가로수들의 울림은 웅장한 합창이 돼 내 마음을 두드렸다”

지금 당면한 어려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 마음의 고민은 어떻게 해소해야 하는지, 작가는 식물과의 대화에 익숙해지면서 인생의 많은 매듭이 풀리는 걸 느꼈고 자신의 응어리가 단번에 해소되는 것도 경험했다. 

동양철학자이자 작가인 저자는 전작인 ‘식물처럼 살기’에서 미처 다 말하지 못했던 식물적 삶에 대해 더 깊이 성찰하고 고민하기를 꾸준히 반복했다. 그의 식물과 인생 이야기가 이 책에 녹아 있다. 

“식물에게 물었다. ‘왜 사느냐고, 어떻게 사느냐고?’ 그 물음의 답이 이 책 안에 있다. 철학과 종교, 신화와 문학, 자연과학의 갈래 길을 걸어가다 문득 식물을 만났다.…인간은 자연에서 났지만 이제까지 자연과 별개의 존재인 양 살았다. 지금은 본연으로 돌아가 자신도 자연 속의 생명체임을 깨달을 때다. 말없이 묵묵하지만 할 일은 다하는 지혜로운 식물에서 길을 찾을 차례다. 그 곳에 답이 있다.”

코로나로 우울한 요즈음 많은 사람들이 자연에서 힐링을 한다. 우리가 자연이라고 부르는 것은 바로 식물들이 사는 곳이다. 산과 들, 강가에서 우리는 꽉 막힌 마음에 숨통을 틔운다. 

그 곳에는 반드시 식물들이 있다. 

우리는 식물을 좋아했지만 이 언택트 시대에는 식물의 소중함을 더없이 크게 느낀다. 열려진 공간은 코로나의 위험도 덜하다. 테라스가 있는 아파트도 식물과 함께 할 수 있는 귀중한 공간이다. 거실에 놓인 작은 화분도 우리를 숨쉬게 한다. 식물이 우리에게 주는 기쁨의 의미는 무엇인가?

생명과 인생에 관해 식물이 우리에게 전하는 말이 무엇일까? 자신들처럼 변신하고 적응하며 꿋꿋하게 살아가라는 말이 아닐까? 이동할 수 없기에 한 곳에서 평생 살아남아야 하는 식물들의 생태를 배우면 우리도 언제 어디서나 적응하고 살 수 있다. 

편안하고 안온한 삶은 없다. 생명이 있는 한 시련과 상실과 아픔을 피할 수 없다. 인생의 고비를 우리는 어떻게 견디고 이기고 살아갈 수 있을까? 식물의 삶을 관찰하면 우리가 인생의 아픔과 고독을 어떻게 다룰지 알 수 있다. 

결국 식물이나 동물, 인간이나 중요한 것은 본성의 실현이다. 본성을 꽃피우려면 스스로 어떤 존재인지를 알아야 한다. 포도나무인지 복숭아나무, 사과나무인지 알아야 한다. 이 책에는 우리 각자가 자신의 본성을 알아 내 열매를 맺어 자아실현에 도달하는 길도 제시한다. 

2부로 구성된 이 책에서 제1부는 식물의 과학에서 인문학을 찾는 과정을 담았다. 식물이 지닌 특성과 진화론, 철학과 종교, 신화와 문학, 동양적 사유를 종횡으로 엮었다. 식물은 어떻게 진화했고 지구생태계에서 그들의 역할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종교와 철학은 왜 식물을 사랑했는지, 그리고 신화와 문학에서 식물은 어떻게 그려졌는지를 다뤘다. 

제2부는 식물의 생태에서 인생의 길을 찾는 과정이다. 움직이지 못하는 연약한 존재이지만 온 지구를 점령한 식물의 생태에 대한 꾸준한 연구를 거쳐 구성한 내용이다. 저자는 제2부에서 식물들의 살아남기 방식을 조명했고 생존을 넘어서서 화합과 포용, 성장과 완성으로 가는 길을 성찰해 제시했다. 특히 코로나 시대 마음과 몸의 건강을 위협받는 인간들이 식물의 생태에서 적극적으로 배우고 받아들여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구체적으로 알려 주고 있다. 

이 책에는 각각의 내용과 어울리는 30여장에 달하는 아름다운 사진과 그림이 실려 있다. 특히 저자와 돈독한 중견화가들의 작품들이 책 속에서 빛난다. 김홍태 화백의 ‘원초성·동심’, 김종수 화백의 ‘도시나무’와 ‘무언의 세월’, 황경숙 화백의 ‘소명-새싹’ 등이다. 광릉수목원 숲 해설가이자 호명산농원을 운영하는 윤인호 작가의 ‘깽깽이 꽃’과 시인이자 칼럼니스트인 홍찬선 작가의 ‘겨울나무’ 사진도 압권이다. 독자들은 알찬 글과 더불어 보석 같은 그림과 사진도 즐길 수 있다. 

오늘 ‘식물에게 길을 찾다’ 한 권을 가볍게 손에 쥐고 치유의 숲으로 향해 보자.

◆저자 소개◆

저자 최문형은 2018~2019 마르퀴즈 후즈후 인더월드 등재됐다. 이화여자대학교,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을 거쳐 성균관대학교 대학원에서 공부했다. 철학·종교학·신화학·문학·생물학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저술과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식물처럼 살기’, ‘유학과 사회생물학’, ‘겨레얼 살리기’,‘한국전통사상의 탐구와 전망,’‘갈등과 공존’ 등이 있고 다수의 논문과 공저가 있다. 현재 자의누리 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성균관대학교 학부대학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농학과에 재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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