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용균 장례 엄수…“차별없는 세상서 편히 쉬길”

비정규직에서 동료에게 ‘정규직 선물’ 주고 영면
김영식 기자 | ys97kim@naver.com | 입력 2019-02-09 12:4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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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김용균 씨의 장례식이 사고 발생 62일 만에 치러졌다.(사진=뉴시스)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고(故) 김용균(향년 24세) 씨가 불의의 사고로 숨진 지 62일 만에 영면에 들었다. 죽음의 외주화 사슬을 끊었다는 큰 사회적 선물을 남기고 간 고인에 대한 추모 열기는 뜨거운 상태다. 

 
9일 오전 발인 엄수…‘죽음의 외주화’ 단절 결정적 계기


‘청년 비정규직 고 김용균 노동자 민주사회장 장례위원회’는 9일 오전 3시30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제를 진행한 뒤 오전 4시 발인을 엄수했다.


운구가 시작되자 이준석 공공운수노조 한국발전기술 태안지회 지회장이 김 씨 명패를 들고 앞장을 섰고 그 뒤로 김 씨의 사촌동생이 걸었다. 이어 김 씨 어머니를 비롯한 유족들의 흐느낌이 이어졌다.


이날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위험의 외주화, 죽음의 외주화의 덫에 걸려 구조적 살인을 당한 김용균 동지여. 이 땅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을 여실하게 보여준 김용균 동지여. 동지의 희생이 계기가 되고 부모님의 헌신에 힘입어 우리 사회는 위험의 외주화, 죽음의 외주화라는 악순환의 사슬을 끊는 중대한 출발점에 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발전 산업 분할 민영화의 역류를 바로 잡고 재공영화 시킬 수 있는 작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제 이 세상에서의 온갖 고단함을 내려놓고 편히 가소서. 비정규직도 없고 차별도 없는 새 세상에서 환생하소서”라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김 씨 발인 이후 위원회는 태안화력발전소 정문과 서울 중구 흥국생명 광화문지점 등에서 노제를 지내고 광화문광장에서 영결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경기도 고양시 서울시립승화원에서 화장이 예정된 가운데, 장지는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이다.


앞서 김 씨는 지난해 12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사망했다. 김 씨는 협력사인 한국발전기술 소속이었다.


이 같은 김 씨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의 열악한 근무환경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폭발적으로 높아졌다.


시민 추모 행렬 지속…노제 이어 광화문광장서 영결식 진행


즉각 ‘태안화력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 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시민대책위원회(대책위)’가 꾸려졌고, 대책위는 빠른 속도로 책임자 처벌과 재발 방지를 위한 산안법 개정 등을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


결국 산업안전보건법(이하 산안법)은 지난해 12월 27일 무려 38년 만에 전면 개정됐다. 그러나 원안보다 많이 후퇴했다는 이유로 반발의 목소리가 커져갔다.


도급인의 책임 범위와 법 위반 시 제재 수위 등과 관련해 문제가 제기됐고, 특히 안전을 위한 인력 충원은 물론, 책임차 처벌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유족과 대책위 등의 기나긴 싸움 끝에 결국 해를 넘겨 당정은 설날 연휴 합의안을 내놨다.


여기엔 ▲석탄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진상규명위원회)의 조속한 구성 ▲사고발생 원인에 대한 구조적 원인 조사 ▲연료.환경설비 운전 분야 노동자의 정규직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5개 발전사 관련 공공기관을 별도로 만들고 각 분야 비정규직 직원들을 직접 고용하겠다는 방안이 합의된 것이다.


이에 따라 유족과 대책위는 김 씨 장례를 사고 발생 무려 62일 만에 치르기로 결정했고, 지난 7일 시작돼 사흘 간 ‘민주사회장’으로 엄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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