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시설 등 코로나19 재확산…“방역수칙 준수가 살길”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 1천여명 넘어서
‘방역 강조’ 대통령 고발에 “적반하장” 지적
김영식 기자 | ys97kim@naver.com | 입력 2020-09-01 13: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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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등 일부 개신교계의 방역 비협조가 코로나 2차 대유행의 기폭제로 작용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약 5개월 잠잠하던 국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양상이 다시 폭발하고 있다. 최근 보름 간 일일 신규 확진자가 세 자릿수를 기록하는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거세게 바이러스 전파가 이뤄지고 있다.


그동안 수개월 이어진 이른바 ‘K-방역’ 사례는 글로벌 성공 모델로 자리잡았고, 그 중심에는 전 국민적 노력과 의료진의 헌신, 정부 뒷받침 등이 있었다. 그럼에도 질병관리본부 등 방역당국은 언제든 재확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이미 오랜 기간 경고해왔다.


이런 우려는 결국 현실화됐다. 올 초 이른바 ‘신천지 사태’ 이후 5개월 만인 지난달 27일 일일 확진자 수가 400명을 넘는 등 2주 넘게 세 자릿수 확진이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최근 정부의 잇단 방역단계 격상에도 확산 양상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지난달 16일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내린 데 이어 그달 23일 전국 확대, 30일부터는 강화된 수준의 2.5단계 시행을 공식화했으나 여전히 바이러스 불길은 잡히지 않는 상황이다.


정부‧방역당국은 물론, 의료계 일각에서도 이번 재확산의 기폭제를 사랑제일교회 등 일부 개신교계에서 찾고 있다. 특히 전광훈 목사가 주도한 지난 광복절 집회도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그간 우리나라에서 성공적인 방역활동이 이뤄졌다고 평가받는 핵심에는 확진자의 빠른 추적, 그로 인한 신속한 접촉자 격리.치료가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일부 교인들의 ‘막무가내식’ 검사 거부와 동선 은폐 등 각종 방역방해 행위가 이어지면서 이같은 한국 방역의 긍지는 사라졌다.


특히 방역 한계를 시험하는 듯한 이들 행태로 여전히 교회발 확산세는 일로에 놓였고, 이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국민 불안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사랑제일교회발 전국 누적 확진자 수는 1,000명을 넘어선지 오래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개신교계 설득에 나섰으나 이들 교계 지도자 16인은 대면 예배는 포기할 수 없다며 사실상 대통령은 물론, 방역 당국의 요청을 일축했다.


실제 일부 교회들에선 여전히 대면 예배가 강행되고 있다. 지난달 마지막주 주말 서울시 집합금지 명령에도 이 지역 40여 곳의 교회는 대면 예배를 진행하기도 했다.


코로나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으로 국가 경제는 물론 심리 위축‧불안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일부 교인의 방역 방해 등 일탈에 분노를 표하는 시민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교회 때문에 왜 내가 피해를 봐야 하나’라는 온라인 상 발언이 최근 누리꾼 사이에서 폭발적 공감을 받고 있다.

 

文대통령, “일부 교회가 방역 망쳐…수고 물거품”

사랑제일교회, 정세균‧박능후 등 고발 후안무치

 

 

국내 코로나19 재확산 양상이 약 한 달 간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교회를 향한 여론의 시선은 점점 싸늘해지는 모습이다. 정부를 중심으로 온 국민이 바이러스 퇴치를 위해 ‘원 팀’이 돼가고 있는 모습과는 달리 일부 교회에서는 엇갈린 행보를 연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전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는 최근 현 정부를 상대로 고발전을 이어가고 있다. ‘종교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이 교회 신도 상당수가 참여한 ‘광복절 집회’ 주최 측도 문 대통령 개인을 상대로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이들은 “100만 명(주최 측 추산) 집회 참가자들은 확진자와 접촉했다는 아무 증거가 없다”면서 “이들 참가자의 검사를 강제하는 것은 다분히 정치적 목적에서 국민에게 의무 없는 일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정오 기준 서울 광화문 등서 열린 광복절 집회 관련 확진자는 지금까지 총 399명으로, 수도권 214명, 비수도권 185명 등 전국 14개 시도에서 확진 사례가 속출했다.


아울러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발 확진자 수는 전국 누적 1,056명으로 집계됐다. 전날보다 21명 늘어난 수치다.


방역당국의 역학조사 결과 교회에서 제출한 교인‧방문자 명단에 포함되거나 교회를 방문한 사실이 확인된 사람을 의미하는 ‘교인.방문자’는 586명, 추가 전파는 378명, 조사 중인 사례는 92명 등으로 각각 파악됐다.


사랑제일교회에서 파생된 감염지는 모두 25곳으로 다른 교회, 요양시설, 의료기관 등 다양하다. 방역당국은 이들 장소서 나온 확진자 195명을 대상으로 현재 접촉자 차단 및 역학조사 등을 벌이고 있다.


특히 전국 각지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교인이나 집회 참가자들이 역학조사원에게 신체 접촉을 하거나 침을 뱉고, 자가격리를 무시하며 돌아다니는 등 몰상식적인 난동을 이어가면서 확산세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국민 대다수가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 준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일부 교회가 대면 예배 강행 등 이른바 ‘코로나 일탈’을 보이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치권 일각과 온라인 상에서는 국내 코로나19 재확산의 주범을 가려내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그 중심에 일부 개신교계가 포함됐다. 


국내 교계서 영향력이 막강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수장을 지낸 전 목사는 연일 정부의 코로나 확산 책임을 주장하고 있다. 이미 확진 판정을 받은 그는 병원에서도 일관된 주장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목사는 정부가 자신과 소속 교회를 탄압하기 위해 교회 모처에 코로나 바이러스를 퍼뜨렸다거나 북한 개입을 주장하는 등 객관적 입증이 불가능한 의견을 지속적으로 꺼내들면서 시민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정부는 최근 전 목사에 대해 자가격리 위반‧허위사실 유포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또 다른 한국 기독교 유력단체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최근 문 대통령과의 청와대 면담에서 사실상 정부의 방역 강화 요청을 거부했다.


이 자리에서 김태영 한교총 대표회장은 “정부가 종교단체를 영업장 취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교회는 정부 방역에 적극 협조하겠지만 교회 본질인 예배를 지키는 일도 결코 포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코로나가 한두 주, 혹은 한두 달 정도로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볼 때 대책없이 교회 문을 닫고 비대면‧온라인 예배를 지속할 수 없다”고 말해 사실상 대면예배 자제를 요구한 정부 방침에 반기를 들었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여전히 일부 교회에서 대면 예배를 고수하고 있고 특정 교회에서는 정부 방역방침을 거부하고 오히려 방해를 하면서 확진자가 1천여 명에 육박했다”며 “적어도 국민들에게 사과라도 해야할 텐데 지금까지 적반하장으로 음모설을 주장하며 정부 방역조치에 협력을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헌금 강조한 교회, 대면예배 포기 못할 것”

천주교‧불교계와 대비…교회에 국민 공분↑

 

 

전문가들은 대통령이 지적한 ‘일부’라는 발언에 주목한다. 사실 대다수 교회는 정부 방역지침에 적극 공감하고 비대면 예배로 전환했다.


그러나 교구청이나 총무원 등 중앙집권적 체계를 보유한 천주교‧불교와 달리 기독교의 경우 일선 교회별 방역 양상이 제각각이라는 점에서 ‘일부’ 교회들의 일탈이 일어나더라도 사실상 대책이 없다는 설명이다.


김 회장 역시 “먼저 대통령과 언론이 기독교의 특수성을 이해했으면 한다”며 “(교회는) 피라미드 구조와 중앙집권적인 상하 구조가 아니다. 연합회나 총회에서 지시한다고 해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이란 기독교 단체는 최근 소속회원을 대상으로 ‘현장(대면) 예배를 멈추지 말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 사회적 물의를 빚기도 했다.


종교계에 따르면 한국천주교회 전국 16개 교구 중 군종교구와 대전교구, 광주대교구, 의정부교구 등 4곳이 본당·기관에 대한 일부 또는 전체 미사를 중단했으며 불교계도 수도권‧부산 등 사찰 종교 행사 참석인원을 제한하는 등 강력한 방역 조치를 실행하고 있다.


이처럼 종교별로 방역 대응에 큰 차이를 보이는 점에 대해 기독교계 내에서 뼈아픈 지적의 목소리가 나온다. 대면‧비대면의 차이는 결국 헌금 규모를 결정하는 것으로 현장 예배를 진행해야 헌금이 더 걷힌다는 논리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형교회 관계자는 “정부 당국의 요청에도 교회가 현장 예배를 강조하는 것은 사실상 ‘헌금’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면서 “천주교나 불교처럼 재정관리가 중앙에서 컨트롤되는 것과 달리 교회들은 비대면 예배를 지속할 경우 재정적으로 궁핍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고 본다”고 밝혔다.


최근 재확산 양상에는 사랑제일교회는 물론 서울 영등포구 권능교회, 인천 서구 주님의교회, 용인시 우리제일교회 등 교회 내 집단감염이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8월 확진 사례 절반이 교회에서 비롯됐다는 통계까지 잡힌 상태다.


여기에 대규모 집회발 감염까지 겹치면서 고령층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대다수 기저질환을 보유한 고령층이 코로나에 감염되면서 위‧중증 환자로 이어지고 결국 사망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거리두기 2.5단계 상향 조치 뒤 서울 광화문 일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 교회들은 여전히 대면 예배를 고집하고 있다. 지자체별 행정명령도 사실상 무용지물인 모습이다. 과태료를 물더라도 교회 본질인 대면 예배를 포기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실제 지난 주말 서울 수십여 곳 교회에선 행정명령에도 불구하고 현장 예배를 강행했으며 광주에서도 12곳, 부산 지역 교회 42곳 등이 이에 동참했다.


이같은 일부 교회를 향한 국민 공분은 크게 번지고 있다. “이들 교회가 잠잠해가던 국내 코로나 상황을 다시 악화했고 나라를 마비시켰다”는 취지다. 일부 교회‧교인의 이기적 행태 탓에 감염병이 잡히지 않아 결국 국민 대다수가 생명에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광화문에 직장을 둔 30대 A씨는 “교회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게 대체 몇 번째냐”면서 “왜 이들 소수 때문에 대다수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어야 하는지 모르겠으며 정부는 끝까지 방역망을 흔든 교인들을 추적해 구상권 청구 등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시 거주 주부 B씨는 “학교도 유치원도 못가는 아이들을 보면 억장이 무너진다”면서 “피해를 주고 있는 교인들은 예배도 참석하고 자신의 일상을 누리고 있는데 왜 정작 우리처럼 거리두기에 동참하는 시민들이 고통을 겪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대구에 거주 중인 50대 시민 C씨도 “저번 신천지 때보다 이번(사랑제일교회)이 더 심각한 것 같다”면서 “특히 광복절 집회 참석자 중 대구 확진자가 나와 정말 불안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실제 광화문집회 대구 집단감염이 현실화하면서 신천지 사태 이후 또 다시 코로나 공포감이 이 지역에서도 높아지고 있다. 대구 사랑의교회에서 지금까지 총 34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지난 1차 대구‧경북 유행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글 김영식 기자·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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