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의 고통스러움과 토론의 어색함

리버스독서토론 팀장 김기정
편집부 기자 | | 입력 2019-06-11 13:3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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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버스독서토론 팀장 김기정
1981년 미국의 음악전문채널 MTV는 개국과 동시에 버글스의 ‘Video Killed The Radio Star’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보는 음악에서 듣는 음악의 시대가 됐다고 선언했다. 

 

2019년 현재, 유튜브를 비롯한 다양한 비디오 제공 매체는 독서라는 행위를 죽여 버렸다. 이것이 시대의 흐름이고 다시 돌이킬 수는 없다. 이제는 책을 읽는다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 됐다. 과거에는 즐길 수 있는 것이 한정돼 독서가 오락의 한 부분으로 기능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지식을 축적해야만 하는 부담스러운 존재가 돼 버린 것이다.

 

요즘 음식점에서 어린 아이들이 영상을 보면서 밥을 먹는 장면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부모 입장에서는 필요악이라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어렸을 때부터 활자보다는 일방적인 영상에 익숙한 세대는 점점 더 활자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되고 다양한 인간관계 속에서의 소통에 어색함을 느낄 것이 분명하다.


과기정통부의 스마트폰 활용 매뉴얼에 따르면, 6세 미만의 영·유아가 스마트폰과 같은 일방적이고 반복적인 자극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좌뇌가 과도하게 발달해 불균형을 초래하게 되는 ‘유아스마트폰증후군(Toddler Smartphone Syndrome)’증상이 발생한다고 한다. 다시 말해 일방적인 스마트폰 영상은 부모의 표정과 말에 반응하며 언어능력과 정서를 발달시켜 나가야하는 아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뉴스기사를 보면 간혹 가장 높은 추천수를 받는 댓글에 한 줄 요약이 나와 있다. 그만큼 글 읽기를 싫어하고 어려워하며 글이 조금 길면 스크롤 압박이라는 단어로 글 읽기의 부담스러움을 표현한다. 누군가가 요약해주는 한 줄 요약으로 부정확한 정보를 소비하고 이것이 독해 능력의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독서가 중요한 만큼 토론도 중요하다. 

 

정조는 “독서만 중요시해서도 안 되고 토론만 중요시해서도 안 된다. 독서와 토론은 수레의 바퀴나 새의 날개와 같아서 한 가지만 버려도 학문을 할 수 없다"며 독서와 토론의 상호 작용을 간파했고 그 중요성을 설파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토론하기를 꺼려한다. 토론은 싸움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민주주의 사회의 기본은 토론에서부터 시작한다. 토론 없는 사회는 죽은 사회이기 때문이다. 토론을 통해 나의 주장도 틀릴 수 있다는 것과 상대방의 생각을 존중하고 협의할 줄 아는 태도를 배우는 것이다.


책을 통해 지식을 쌓고 토론을 하면서 내가 쌓은 지식이 공동체와 어울릴 수 있는지 검증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러한 소통의 과정을 통해 파괴적인 지식은 도태되고 건강한 지식은 살아 남는다. 

 

토론의 시간이 없이 혼자 책을 읽고 소화한다면 그 생각이 우리 사회 안에서 용인되는 것인지 배척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간혹 연예인이나 공인들이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행동을 했을 때는 그것이 욕먹는 행동이나 글이라는 것을 알고 일부러 하지 않는다. 그 글이나 행동이 본인의 관점에서는 해도 괜찮다고 생각하기에 그렇게 하는 것이다.


책 읽을 여유가 되지 않거나 책 읽기를 게을리 하는 사람들은 출처를 알 수 없는 인터넷의 바다에서 검증되지 않은 질 낮은 정보를 소비하고 그것을 지식으로 삼는다. 

 

반면에 책 읽고 토론하는 것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질 좋은 정보를 얻는다. 특히 요즘은 육체적인 건강을 위해 헬스나 필라테스 등을 하는 것처럼 돈을 내고 독서하고 토론하는 모임이 점점 더 많이 생겨나 이제는 지식의 양극화로 이어지고 있는 추세다.


시나 구청에서 운영하는 도서관을 통해 독서 토론 프로그램에 참여해보도록 하자. 다이어트의 고통을 느끼듯이 책을 읽고 필라테스처럼 어색한 나의 몸을 움직이듯이 사람들과 토론해 보자. 아름다운 몸을 위해 투자하는 것처럼 나의 뇌와 정신에 투자한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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