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공인 맞춤 ‘신협’ 통해 ‘자립’하는 조직망 구축하겠다”

박동희 한국소공인연합회 회장
김수진 기자 | neunga@naver.com | 입력 2018-03-13 13:3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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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희 한국소공인연합회 회장이 소공인 맞춤 신협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며 미소 짓고 있다.

[세계로컬신문 김수진 기자] “우리나라 기술인 수준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최고입니다. 그런데 그 기술인들이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해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게 현실이죠. 소공인으로 불러지는 그들이 마음 놓고 사업하고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돕는 게 제 꿈입니다”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한 사무실에서 박동희 한국소공인연합회 회장이 힘주어 자신의 꿈을 풀어내기 시작했다.

박 회장은 인터뷰 내내 “한 특정 조직의 이익만을 추구하지 않고 대한민국의 산업 발전을 이끌어내는 협회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박동희 회장과의 일문일답.

-만나서 반갑다. 한국소공인연합회 소개 부탁한다.
이렇게 찾아줘 반갑다. 우리 한국소공인연합회는 말 그대로 소공인을 위한 단체다. 그간 우리나라는 국민들이 열심히 땀 흘리고 노력해 세계 13위라는 놀라운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특히 산업전반의 근간을 이루는 소공인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기업 주도의 경제정책 속에서 소공인들은 항상 보이지 않는 사각 지대에 놓여있었다. 많은 소공인들이 정부의 돌봄을 받지 못한 채 운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돌파하고 소공인의 권익보호와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지난해 7월 발족임시모임 후 지난 1월 발대식을 개최했다.

-기존 각종 연합회들이 있을 텐데 따로 조직을 결성하게 된 이유는?
결론부터 말해서 ‘자립’과 ‘자존’ 때문이다. 사실 우리 소공인들은 정부나 지자체, 각종 단체에서 어떻게 얼마나 지원받을 수 있을지를 고민해왔다. 그러다보니 정해진 정책을 따라가기 바빴다. 소공인에게 가장 필요한 게 뭐라고 생각하나? 바로 ‘자금’이다. 당장 돈이 필요해 은행이나 정부, 지자체, 단체 등에 지원을 요청하려 해도 요건이 비현실적이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처음엔 그러한 한국 현실에 화가 났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니 우리 스스로 필요한 것을 세상을 향해 외치지 않았더라. 고민 끝에 많은 분들과 뜻을 모아 정말 ‘소공인’만을 위한 단체를 만들어 우리를 지킬 수 있는 힘을 키우고 한 목소리를 내야겠다며 한국소공인연합회를 창립하게 됐다. 스스로 판로도 개발하고 아이디어와 인력창출도 해결해 내고자 한다. 물론 정부 지원도 받으면 좋겠지만 그건 부가적인 ‘옵션’으로 생각한다. 현재 연합회에는 제화, 의류봉제, 가발업계 뿐만 아니라 IT와 출판업계의 기술인들도 가입돼 있다. 다양한 분야의 기술자들이 우리 협회에 뜻을 함께하고 있다.

-한국소공인연합회의 주요 사업은?
먼저 안정적 자금 융통을 위한 '신협' 추진을 하고 있다. 아까도 말했듯 많은 소공인들이 금전을 이유로 운영 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추측건대 350만 소공인 중 80%는 자금을 고민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은행 문턱은 너무 높고 정부지원정책은 비현실적이다. 따라서 우리 협회는 소공인의 금융자립화 지원을 위해 '소공인 신용협동조합'을 추진하고 있다. 신협은 조합원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조합원 모두가 1인 1표를 행사하는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자율단체며 조합원의 권익을 보호하는 비영리 금융협동조합으로 소공인이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우리 신협은 북미의 데자르댕’(Desjardin Credit Union)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 지난 1900년에 캐나다 퀘벡에서 데자르댕 부부가 설립한 신협으로 가난한 사람들이 은행을 이용할 수 없고 고리채 금리가 3000%에 달하던 시절 5달러의 출자금을 매주 10센트씩 납부해도 신협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110여 년이 지난 2010년도 기준 총 자산이 216조원, 연간 순이익이 1조 8000억원에 달하는 신협으로 성장했다. 특히 부실채권 비율이 0.43%로 미국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 1.87%에 비해 훨씬 낮은 반면 연간 14.4%의 성장률을 보이며 조합원에게 4500억 원의 배당을 실시했고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은행 20위로 선정된 바 있다. 우리 협회도 데자르댕처럼 언제든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밖에도 소공인만을 위한 전용 특화보험상품과 장례상품까지도 추진 중이며 신협을 통한 소공인들의 경영환경 개선과 국내외 판매 루트 다양화, 맞춤형 복지도 실현하려 노력하고 있다.

-얼마 전 부산지역 소공인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했다. 반응은 어땠나?
한마디로 폭발적이었다. 사정이 급해 넓은 공간을 빌리지 못하고 소공인연합회 설명회를 진행했는데 소문을 듣고 찾아온 소공인분들이 몰려 자리에 채 앉지 못하고 서서 이야기를 듣는데 마음이 찡했다. 부산은 오래전부터 제화로 유명한 지역이다. 하지만 기형적인 정부 지원책 때문에 수제화 등을 다루는 소공인들이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인지 부산 설명회에 참여한 많은 분들이 저희 쪽 설명을 듣고 즉석에서 수십 명이 조합원으로 가입했다. 이날 신협뿐만 아니라 소공인 전용 특화보험상품을 설명하고 부산 지점장에 복상규 부일LAST 대표를 선임하기도 했다.
(인터뷰 다음날인 지난 6일 박동희 회장은 봉제업체들이 몰려있는 서울 중랑구에서 중랑패션봉제협동조합원을 대상으로 소공인특화금융설명회를 진행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뜻을 함께하는 서영교(더불어민주당·중랑갑) 국회의원도 설명회에 참석해 협회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기술인들이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
맞다. 사실상 우리 세대 많은 분들이 1970·80년대 공장 등에서 현장 노동자로 일하며 젊은 날을 바쳤다. 비록 많이 배우지는 못했지만 한국인 특유의 손기술과 ‘머리’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익혔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최고의 기술을 갖췄음에도 영세하다는 이유로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해 많은 소공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럽이나 일본의 경우 정부 지원을 통해 대를 이어 좋은 기술을 전수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러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부모가 자금난을 겪는 것을 눈으로 본 자녀나 제자들이 그 일을 전수받으려 하겠느냐 말이다. 실제로 서울 성수동 수제화 거리 공인 대부분이 60·70대로 젊은이 찾는 게 무척 어렵다. 기술 단절은 단순히 한 가족, 회사의 문제가 아닌 산업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되는 건 당연지사다. 우리 연합회가 꼭 필요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자금력을 탄탄히 해 소공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쇄신하고 나아가 젊은이들도 부담없이 퀄리티 높은 기술을 배워 취업난과 인력난을 해소하는 게 목표다. 좀 더 꿈을 꾼다면 기술인을 위한 대학 과정을 설립해 실제로 활용 가능한 박사급 인재를 육성하고 국내를 넘어 해외로 한국 기술을 퍼뜨리고 싶다.

-앞으로의 계획은?
일단 전국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공인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심히 하고 조직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개개인은 작아도 뭉치면 큰 힘들 발휘한다. 그간 말 못하고 혼자 어려움을 견뎌냈던 소공인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힘을 주고 싶다. 나아가 우리 소공인 제품을 ‘한국형 명품’화 해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에 수출하는데 도움 주고자 한다. 모든 소공인들이 걸 맞는 대우를 받고 떳떳하게 살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 많은 관심과 격려, 성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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