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알권리’보다 중요한 ‘모를권리’

최환금 편집국장 기자 | atbodo@daum.net | 입력 2019-09-09 13:5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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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인사청문회에 참석,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KBS뉴스화면 갈무리)

 

매일연속극이 매일 기다려지는 것은 어제에 이은 오늘의 내용 그리고 내일의 결과가 궁금해서일 것이다. 그렇게 결과가 궁금해하는데, 만약 그 드라마 각본을 쓰는 작가가 결과를 미리 얘기하고 다닌다면 누가 그 드라마를 기다려 보겠는가. 


결과를 알고 있는 누군가가 결과를 궁금해하는 누군가에게 그 결과를 미리 얘기해 주는 행위를 스포일러라고 하는데, 그로 인해 결과를 미리 알게 된 상대방은 결국 해당 드라마·영화·소설 등을 외면하게 된다. 


우스개로 상대방을 면박(面駁) 주는 말이 있다. 어느 한 사람, A가 자기의 어떤 행위에 대해 열심히 설명했을 때 그 옆에 있는 다른 사람, B가 “누가 물어봤어?”라 고 대화를 자르면 이야기를 한 A는 상당히 무안(無顔)해진다. B가 농담처럼 한 말이지만 내심 A의 말을 듣고 싶지 않은 생각이 강했을 수도 있다. 


바로 이처럼 알아야 할 권리만큼 알고 싶지 않은 권리도 중요하다. 어쩌면 더 클 수도 있다. 위에서 언급한 스포일러처럼 결과를 미리 발설해서 상대방의 보고 싶은 기대와 재미를 뺏어가는 행위는 알고 싶지 않은, 모를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최근 뉴스를 보면 이러한 모를 권리를 짓밟는 뉴스들이 너무나 많다. 방송의 경우 ‘보기 싫으면, 듣기 싫으면 리모컨으로 채널을 돌려 버리면 될 것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주요 뉴스일 경우 보지 않을 수 없는데, 문제는 그 뉴스에 대한 반응들은 불필요한 내용들이 많은데도 굳이 방송함으로써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예를 들어 최근 핫이슈로 떠오른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의 뉴스를 보면 그의 가족들에 대한 비정상적인 상황에 대해 사실 보도하는 것은 괜찮다. 


하지만 그 뉴스에 이어 여러 반응까지 지루하게 늘어놓는다면 시청자 등이 얼마나 답답해하겠는가. 최근의 정치사회는 ‘조국 정국’이라고 보일 정도로 온통 조국 후보자의 문제에 대한 뉴스들이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다. 조국 후보 당사자조차 “한 달 동안 워낙 보도가 많아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보도량이었다”고 밝힐 만큼 엄청난 양의 기사가 나왔다. 그런데 그 많은 기사가 정말 사실 그대로, 조국 후보자의 문제에 적합한 보도만 있었나를 반문한다면 자신 있게 그렇다고 말할 수 있을지는 모를 일이다. 


그 누구도 법 앞에 당당하기 어렵다. 지금은 죄가 없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누구처럼 수년 전의 일까지 들춰가면서 따지면 이런저런 죄가 안 나올 수 없다. 그래서 강조하는 것이다. 제발 알고 싶지 않은 뉴스는 뉴스로 하지 말고 모를 권리를 생각하라고.


조국 후보자가 최근 딸 장학금과 논문 의혹 등 여러 문제에 대한 해명을 위해 국회 본청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그런데 오랜 시간 동안 진행됐어도 의혹의 내용에 대해서는 찬반이 갈렸다는 평이다. 


오히려 한 정당에서 조국 간담회에 대한 반박 간담회를 열고 또 한 정당에서는 국회 본청 사용한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청탁금지법’ 위반이란 주장을 하고 있으니 정치인들이 또 ‘배를 산으로 몰고 갈 모양인가’하는 생각도 든다. 해명이든 반박이든 두 번의 간담회를 열었지만 두 간담회 모두 국민의 시선에선 의혹을 더 키운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여러 우여곡절 끝에 조국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개최하기로 전격 결정돼 6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해명간담회-반박간담회’ 등 치열한 사전공방을 거쳐 열리게 된 청문회는 딸 스펙 조작 문제, 가족 사학재단으로 지목된 웅동학원, 가족 사모펀드 등 여러 의혹과 관련해 또다시 여야의 치열한 공방이 교차됐다. 


따라서 어찌 됐든 청문회가 열린 이상 공은 청와대로 넘어갔다. 일부에서는 힘겹게 열리게 된 인사청문회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의 임명 강행을 위한 면죄부 식의 형식적인 청문회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결국은 청와대에서 어떤 결정을 하게 될지가 더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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