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명필’ 동천 김현순 “붓만 잡으면 평안해져요”

여주서 작품 활동 전념…“생활 어려운 학생들 지도 소망”
이종학 기자 | kichun9191@gmail.com | 입력 2020-02-18 14: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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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의 작품옆에서 쑥쓰럽게 포즈를 취해주는 '숨은 명필' 동천 김현순. 

 

[세계로컬타임즈 글·사진이종학 기자] “붓을 잡고 화선지를 채워 나갈 때면 온갖 잡념도 없어지고 마음이 평안해집니다”


‘숨은 명필’ 동천 김현순씨(69)가 서예를 하는 이유다. 

지난 11일 인터뷰를 위해 경기도 여주군 금사면 외평리 이포보 인근에 위치한 자택을 찾았을 때도 김씨는 서재 겸 작업실에서 작품활동에 여념이 없었다.

김씨는 서울에서 작은 한식집을 운영했으나 2000년 봄에 사업을 접고 남한강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500여 평의 터를 마련해 집을 짓고 이사했다. 

 

부인은 이곳에서 김씨의 호를 딴 ‘동천제’라는 찻집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김씨의 작품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화기치상 장학무극-온화하고 상서로운 기운이 잡앞에 이르어 그 즐거움이 끝이 없도록 계속되라. 김동천 작.

큰 수상실적도 없고 전시회 등을 개최한 적은 없지만 지인들의 소개와 작품을 접한 사람들이 필력에 반해 입소문이 퍼졌기 때문이다.


김씨의 빼어난 서체는 연원이 길다. 처음 붓을 잡기 시작한 것은 4세 때부터다.

 

조부로부터(김희중) 천자문과 사자소학, 명심보감은 물론 시조와 창 등을 공부했다. 


또 연산에 소재한 돈암서원(사계 김장생, 우암 송시열, 동춘당 송준길을 모신 서원)에서 수학하며 서예와 한학을 섭렵했다.

그는 특히 본관이 광산 김씨로 조선시대 사계 김장생 선생과 손자 충정공 김익겸, 서포 김만중 선생(김익겸 아들) 등 8대에 걸친 대제학과 3대에 걸친 연속문형을 배출한 가문의 후손이기도 하다. 

어렸을 적부터 조부와 부친으로부터 집안의 자긍심과 엄격함을 배웠다.

김현순씨는 서예와 한학에만 두각을 보인 것은 아니다. 논산 기민중학교를 수석 입학했다. 

 

매월 장학금을 받았으며 서울고등학교를 진학했다.


젊었을 때 김씨의 서예 실력을 아는 주변 분들이 서예대전 등에 출전할 것을 권유했으나 사람들과 실력을 겨루고 어울리는 것 자체가 싫었다고 한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서예는 생활의 일부분이었기 때문에 남들에게 자랑하거나 뽐내고 싶지는 않았다”며 “혼자서 선현들의 서체를 연구하고 내 필체를 만드는 게 좋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개인사업을 할 때도 틈만 나면 붓을 잡았고 고려대학교 대학원 서예문화최고위과정을 다닐 때도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김씨는 “등단하지 않고 재야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글쓰기가 좋다고 찾아오는 제자 가르칠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집터에 개인 서예실을 만들어 작품도 전시하고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무료로 가르치고 싶은 게 작은 바람”이라며 말을 맺었다.

 

▲묵란의 소품.
▲항아리에 쓴 요산요수-산이 좋고 물이 좋고: 산을 좋아하고 물을 좋아하는 청아의 마음. 김현순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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