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잊혀진 日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출

[기자수첩] 김영식 기자
김영식 기자 | ys97kim@naver.com | 입력 2020-02-17 14:2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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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일본 경산성 소위원회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약 120만 톤을 해양 방출할 것을 자국 정부에 권고했다.(사진=뉴시스)

 

최근 중국 후베이성 우한서 발현한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 모든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최근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발생한 대량의 오염수를 해양에 방출할 것으로 공식화해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 크루즈선 사례서 드러난 日 정부 ‘책임 회피’


최근 일본 경제산업성 산하 오염수 처리 대책 전문가 소위원회는 자국 정부에 관련 최종보고서를 제출했다. 여기엔 현재 후쿠시마 제1 원전에 보관된 약 120만 톤에 달하는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권고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문제는 일본 정부의 태도다. 최근 코로나19 사태에서도 나타나듯 아베 신조 총리 내각의 ‘책임 회피식’ 대응이 사태를 더 키우는 모습이다.


현재 크루즈선(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확진자가 다수 발생했음에도 일본 정부는 사실상 여전히 뒷짐만 지고 있다. 상륙 상황이 지지부진한 사이 확진자는 계속 늘어가고 있다.


최근 기자와 통화한 현재 요코하마현 거주 일본인(남‧34)은 “오랜 기간 (크루즈선 탑승자) 상륙을 막는 것은 결국 정부가 (이들 자국민을) 버리겠다는 것”이라며 “아베 내각의 신종 코로나 조치에 대한 일본 여론은 매우 악화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마치 (일본) 정부는 아무리 강력한 전염병이라 하더라도 질병에 걸린 개인에게 책임을 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신종 코로나 관련 정부 대응은 후진국보다 못한 수준”이라고 호소했다.


이 같은 일본 정부의 자국민을 향한 행태에서 드러나듯 원전 오염수 방출로 인한 주변국 우려는 노골적으로 백안시하고 있다.


먼저 일본 정부는 오염수 해양방출 결정의 근거로 ▲방류 후 사후 모니터링 가능 ▲해양 방류에 대한 기술력 보유 ▲부지 확보 문제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앞서 거론된 수증기 형태의 대기 방류 방안은 결국 제외됐다. 기술적인 면에서 해양방출이 더욱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불신은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 특히 인접국인 한국에서는 환경단체 등을 중심으로 이 같은 일본 주장에 정면 반박해오고 있다.


탈핵시민공동행동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일본 측이 앞서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를 통해 삼중수소를 제외한 여러 핵종을 제거했다고 주장한 ‘처리수’와 관련해 강하게 비판했다.


일본이 자랑하는 기술력은 인체에 치명적인 ‘삼중수소’조차 걸러내지 못하고 있으며, 이외 유해 물질도 다량 함유된 ‘오염수’가 해양에 무단 방출될 경우 최악의 참사를 맞이할 것이란 주장이다.


탈핵시민공동행동에 따르면 현재 일본이 보관 중인 방사능 오염수의 ‘삼중수소’ 누적 총량은 올 1월 기준 860조 베크렐로 추정되고 있다.


또 이들은 지난달 31일자 도쿄전력 보고서를 기반으로, ‘알프스’ 공정을 거친 이른바 ‘처리수’라는 것에 세슘과 스트론튬, 코발트60 등 고(高)독성 방사성 물질이 제대로 제거되지 못한 채 고스란히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작년 12월 기준 보관 중인 오염수 약 110만 톤의 72%가 기준치 이상의 고독성 방사성 물질들을 포함하고 있었으며, 15%의 오염수에는 고독성의 방사성 물질들이 기준치 10배~100배가 포함됐다는 것이다.


특히 백혈병과 골수암을 일으키는 스트론튬이 기준치 100배~20,000배 포함한 방사능 오염수가 65,000톤이 보관된 상태다.


탈핵시민공동행동 관계자는 “방사능 오염수를 ‘처리수’, ‘트리튬수’라 부르며 방사능 오염수 문제를 희석시키려는 일본 정부의 꼼수가 드러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도 120톤에 달하는 대량의 오염수가 방출될 경우 조류 상황의 불안정성 등을 근거로 일본 측이 주장하는 사후 모니터링 자체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여전한 오염수 처리의 기술력 부재도 문제로 지적된다.


◆ 삼중수소조차 못 거른 처리수(?)


그동안 일본 정부는 원전 오염수 처리 관련 앞선 위원회 의견들을 잇달아 수용하면서 이번 해양 방출 권고 역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남은 관건은 후쿠시마 현지 어민들의 동의 여부다.


한편, 아베 정권의 정치적·경제적 숙원사업 중 하나인 도쿄올림픽이 임박한 현 시점, 코로나19는 물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사태 역시 일본 정부의 복잡한 정치적 셈법 속 그릇된 결과로 나아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류 건강, 나아가 생존권이 걸린 사안인 만큼, 일본 정부의 폭주를 막아야 한다는 국제적 목소리가 높다. 한국 정부 역시 그동안 유보적인 입장을 버리고 국제법 행사 등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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