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평화롭고 싶다면

이경선 | 입력 2021-01-14 14:2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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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감스럽게도 쉽고 편안하게 사는 법을 알지 못했다. 그러나 한 가지만은 늘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었는데 그건 아름답게 사는 것이다.” (p.5 '정원에서 보내는 시간' 헤르만 헤세) 

 

책을 펴는 순간 내 자신에게 묻는다. “아름답게 사는게 뭐지?”,  “나에게는 어떻게 사는 것이 아름답게 사는 것이지?”,  “나는 지금까지 한 번이라도 아름답게 사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본 적이 있는가?” 


에세이 '정원에서 보내는 시간'은 헤세가 정원과 자연에서 얻는 삶의 성찰을 기록한 짤막한 글들로 묶어 발간되었다. '데미안', '유리알 유희'로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헤세가 자연을 통해 바라본 삶의 태도를 볼 수 있다. 

이 책 중간 틈틈이 헤르만 헤세의 사진이 있어 정원을 가꾸는 그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그가 직접 그린 식물, 꽃, 풍경 그림이나 수채화는 정원에 대한 그의 애틋한 마음이 진심이었음이 느껴진다. 

자연을 대하는 그의 태도, 세심함. 자연을 접할 때의 기쁨이 전해진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헤르만 헤세에 대한 이야기가 수록돼 있어 체험과 글쓰기에 대한 그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것은 덤이다. 

“내 방에서 바라본 풍경들, 정원의 테라스와 덤불 숲, 그리고 나무들은 내가 앉아 있는 방과 그 안의 사물들보다 더 가까이 내 삶에 속해 있다. 그것들이야말로 진정한 내 친구들이고 내 이웃이다. 나는 그들과 함께 살고 있으며, 그들은 나를 지탱해주는 믿을 말한 존재이다.” (p.129) 

코로나19로 집콕 시간이 늘어나며 반려식물들을 들여놓기 시작했다. 정원을 갖고자 하는 꿈은 있었으나 환경과 공간의 제한으로 갖기 어려움을 대신해 집콕의 기회로 반려식물들을 키우기 시작한 것이다. 책을 읽는 중간 문득 나의 반려식물들에 유난히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잎을 한 번 더 쳐다보고, 물을 주면서 식물의 상태를 관찰하고, 푸르른 잎사귀에 말을 걸어본다. 나도 자연의 일부로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을 꿈꿔 본다. 

정원을 가꾸지 않는 나도 이 책을 읽고 나면 평화롭게 되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단순 에세이 묶음집이라고 하기에는 작가의 평온한 마음이 나에게도 가슴깊이 전해진다. 역시, 헤르만 헤세다. 예전부터 정원을 가지고 싶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갖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본다.

“‘작은 기쁨’을 누리는 능력, 그 능력은 얼마간의 유쾌함, 사랑, 그리고 서정성 같은 것이다. 그것들은 눈에 잘 띄지도 않고, 찬사를 받지도 못하며, 돈도 들지 않는다. 고개를 높이 들어라. 한 조각의 하늘, 초록빛 나뭇가지들로 덮인 정원의 담장, 멋진 개 한마리, 떼를 지어가는 어린아이들, 아름다운 여성의 머리 모양. 그 모든 것들을 놓치지 말자.” (p.51) 

그래, 오늘도 평화롭고 싶다면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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