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운용직 대마초 혐의…김용진 이사장 책임론 ‘솔솔’

금융권, 750조 국민 노후자금 운영 신뢰성 문제 제기
김영식 기자 | ys97kim@naver.com | 입력 2020-09-18 14:3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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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직원 4명이 대마초 흡입 혐의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무려 750조 원에 달하는 국민 노후자산 운영을 둘러싸고 신뢰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사진=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 갈무리)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750조 원에 달하는 국민 노후자산을 관리하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직원들이 대마초를 흡입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건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공단의 ‘기강 해이’ 사례로 지적받고 있는 가운데 전반적인 기금관리 부실 우려까지 더해지며 신임 김용진 이사장의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 운용직 4명 대마초 투약 혐의 입건

18일 경찰에 따르면 전북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책임운용역 1명, 전임운용역 3명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국민연금 대체투자 운용역으로, 대마초를 흡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근 한 차례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민연금은 마약사건이 불거지자 해당 직원 4명을 모두 해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이들 4명 모두 인사 절차에 따라 해임했으며 향후에도 중대한 위법행위에 대해선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중 조치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이들 4명의 마약 혐의에 대한 수사를 이달 말까지 끝낼 예정이다. 

◆ 끊이지 않는 잡음 ‘일파만파’ 

기금운용본부는 올해 6월 말 기준 국민 자산 752조2,000억 원을 운용하고 있다. 이들 마약 혐의 운용역이 근무한 대체투자 부문은 약 90조5,000억 원으로 국민연금 전체 포트폴리오의 12%에 달한다. 

직원 일부의 일탈임에도 이 같은 위법행위가 수백조 원 규모의 기금 운용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 우려가 크다. 게다가 국민연금은 국민의 노후대비를 위한 자산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국민 노후를 준비하는 공적기관인 국민연금공단에서 ‘기강 해이’ 사례가 줄기차게 반복되며 ‘과연 믿고 맡길 수 있는 것이냐’는 여론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 고갈론과 맞물린 폐지 운동까지 일어나고 있는데 이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지난 2018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직원 114명은 2013~2017년 5년 간 해외 위탁운용사로부터 8억5,000만 원에 가까운 돈을 지원받아 해외연수를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공단 임직원 행동강령에는 직무관련자로부터 대가성 여부를 불문하고 금품 등을 받지 않도록 하고 있다. 국민 노후자금을 굴리는 기금운용본부가 위탁운용사 선정과 운용의 공정성을 해칠 여지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게다가 국민연금공단은 지난 2017년 음주운전, 성 관련 비위, 금품수수, 기밀유출 등을 저지른 직원에 대해 대부분 ‘솜방망이’ 징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국정감사에서 지적받기도 했다. 이런 약한 징계가 공단 전반의 ‘기강 해이’ 문제로 연결되고 있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2012~2016년 기간 국민연금공단 징계현황 조사에 따르면 총 57건 중 54건이 견책이나 감봉 1~3월, 정직 1~3월 등 낮은 수위인 것으로 집계됐다. 해임은 2건, 파면은 2건에 각각 그쳤다.

이에 더해 국민 노후자산을 책임지는 기관에서 국내 최고 인력을 모으기는커녕 되레 인력난이 심각하다는 것도 문제로 제기된다. 이는 공단 건물의 전주혁신도시 이전이 기점으로 작용했다. 

과거 한 때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전국 최고의 증권 매니저들이 몰려드는 이른바 ‘신의 직장’으로 불렸으나, 전주 이전 이후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실제 지난해 공단은 3년차 기금운용본부 자산운용전문가 21명을 모집했으나 16명 충원하는 데 그쳤다. 퇴사자마저 증가하면서 2017년 20명을 시작으로, 2018년 34명, 작년에는 20명에 달하는 운용직이 사직하면서 인력 유출도 가시화된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자산운용과 관련해 운용역 개인 능력이 수익률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 실제 이들 개개인 능력에 따른 수익률이 1% 떨어질 경우 국민연금 고갈 시점은 5년 앞당겨진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키운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공단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는 잡음은 결국 리더십 부족에서 기인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서 “취임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김용진 이사장이 책임감을 갖고 리더십을 행사하지 못한다면 앞으로도 직원 일탈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공단 이사장직은 지난 1월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면서 237일 동안 공석 상태를 유지하다가 박정배 대행을 거쳐 지난달 31일 김용진 신임 이사장이 꿰찼다. 

앞서 김 신임 이사장은 전날 창립 33주년 온라인 기념식 소감을 통해 “국민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한 국민연금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김 이사장의 이 같은 바람은 공단에 대한 국민신뢰 회복을 전제하는 것으로, 최우선적으로 내부 단속을 철저히 하는 데서 시작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이사장의 취임 초기 공단 직원들의 기강 해이에 대한 철저한 대책 마련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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