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솜방망이 처벌’로는 공직사회 깨끗해지지 않아

황종택 주필 | news@segyelocal.com | 입력 2019-11-15 15:3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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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렴국가일수록 국가경쟁력이 더 높다. 

대부분 선진국 반열에 있다. 동서고금의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사리가 이렇기에 부정한 청탁과 금품수수 금지는 시대정신이다.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기 위해선 피할 수 없는 길이다. 

청렴은 누구보다 공직자가 앞장서 실천해야 한다. 국가의 간성이기에 그만큼 책무가 무겁다. 

국가 경영에 관한 철학이 요청되는 대목이다. 

우리나라의 청렴도는 국제투명성기구 부패인식지수(2017년도) 순위에서 174개국 중 51위에 그치고 있다.

한국은 산업화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1960년대 이후 30여 년 동안 연평균 경제성장률 7∼8%의 고도 경제성장을 기록했다. 

투명성과 윤리문제에 대한 관심은 크지 않았다. 

이러한 경제성장의 그늘에 일부 편법과 비리 관행이 잔존하게 됐다. 

정부는 부패하고 성과가 저조한 공무원 퇴출 제도를 지난해부터 시행했다.

부정부패에 한 눈 팔고 물든 비리 공무원은 생산성과는 거리가 멀기에 ‘비리 공직자=저성과자’라고 할 수 있다. 

마땅히 퇴출시키는 게 온당하다.

물론 고위공무원에 대한 업무 성과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거나 일정 기간 보직을 받지 못하면 적격심사를 거쳐 직권면직 처분하는 것은 당연하다.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해 100만 원 이상 금품이나 향응을 받으면 무조건 공직에서 퇴출하는 내용의 공무원징계령 시행규칙 개정안도 시행됐기에 공직기강 확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예컨대 공무원들이 시간외근무수당을 부당 수령하는 ‘치졸한 범죄’가 또 드러난 바 엄벌에 처해야 한다. 

지난해 중앙부처 및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에게 지급된 시간외근무수당이 1조4,000억 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혁신처와 행정안전부의 ‘2018년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별 시간외근무수당 지급 현황’을 보면 지난해 48개 중앙부처와 245개 지방자치단체의 5급 이하 공무원들은 야근수당 등 시간외근무수당으로 1조4,574억 원을 받았다. 

이들 중앙부처·지자체 공무원은 한 달에 19시간 정도의 시간외근무를 하고 월평균 27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시간외근무수당 부당수령 실태를 보면 어이가 없다. 건강검진 명목으로 공가(公暇)를 받은 뒤 개인 일정을 보내고 연가상비를 챙긴 사실이 드러났다. 

공가는 병가 이외의 원인에 해당하는 정당한 사유가 있을 시 허가하는 특별휴가 제도이다. 

공무원이 공가를 받을 때는 국가공무원복무규정 제19조를 적용해야 하지만 지키지 않았다. 

공가 부적정 사용은 복무규정 위반이자 범법행위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교직원들이 앞장서고 있으니 한심한 일이다. 

어느 직종보다 도덕적이어야 할 교육청직원들인지라 실망감이 더 크다.

근무시간을 늘리려고 일부러 저녁식사 후 퇴근하고, 개인용무를 보다가 밤늦게 청사에 지문(카드)을 찍으러 오는 공무원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고전적 범죄수법이다. 

심지어 서무담당 공무원이 부서의 초과 근무시간을 일괄적으로 거짓 처리해 감사원에 적발되기도 했다. 

‘세금 도둑’이 따로 없다. 

인사혁신처와 행정안전부가 수시로 공직사회 ‘근무혁신’, ‘공직생산성 향상’을 외치고 있지만 현실은 따로 놀고 있는 것이다.

강력한 처벌 규정을 만드는 것보다 제대로 시행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 

솜방망이나 휘둘러선 공직사회가 깨끗해지기를 기대하기 힘들다. 

제도를 제대로 시행하지 않으면 만들지 않은 것과 진배없다. 

강력한 부패 척결 의지를 갖고 모든 비위를 철저히 조사하고, 엄벌에 처하는 원칙이 뿌리내리도록 해야 한다. 

성과 평가 결과를 놓고, 공무원이라 해서 능력·성과가 떨어져도 구제하는 것은 사회적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 

능력·성과가 부진한 공무원을 퇴출하는 제도는 공직사회의 무사안일 관행을 깨뜨리려는 고육책이다.

공무원들은 ‘철밥통’이란 말을 부끄럽게 여겨야 한다. 

공직사회 일각에선 성과연봉제 확대에 반발하지만, 국민이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를 되새겨야 한다.

어디 이뿐인가. 

공직자들과 관급공사 수주업체들 간 뒷돈관행 및 각종 향응 그리고 나눠먹기식으로 혈세가 허비되고 있으니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나랏돈은 눈먼 돈'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공무원 사회를 부정부패로 병들게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특히 지방자치단체장 친인척과 측근 공무원들의 부패상은 갈수록 내밀화·지능화되고 있다. 

단체장은 공무원 승진과 인허가·개발 사업 추진 과정에서 뇌물을 받고, 시장 측근과 친인척들은 각종 이권 사업은 물론 공무원 인사에까지 개입해 한 몫을 챙기는 행태가 적지 않은 현실이다.

부정부패와의 전쟁은 쉽게 끝나는 게 아니다. 희생이 뒤따라야 한다. 

정부 차원서 부패와의 전쟁을 위해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것이다. 문제는 지도층의 도덕능력이 수반되지 않을 경우 부패문제는 늘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나 화재경보식 접근이 될 수밖에 없다. 

부패척결을 논의할 때 예방 교육과 적발·처벌·엄정성 등을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전 분야에서 윤리지수가 높아져야 할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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