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불감증’ CJ대한통운, 이번엔 노조 와해 음모(?)

택배노조 “파업참여 25% 조합원 고발 당해…일부 억대 손배 피소”
김영식 | ys97kim@naver.com | 입력 2019-01-10 14:4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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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배노조 등은 CJ대한통운이 조합원 소송 남발로 노조 와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열고 이를 규탄했다.(사진=뉴시스)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지난해 8월 이후 무려 4명의 근로자 사망 사건이 발생한 CJ대한통운에 대해 최근 ‘안전 불감증’을 질타하는 여론의 비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규탄하는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을 상대로 사측이 고소를 남발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장이 일고 있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택배노조) 등은 이 같은 사측의 소송 남발을 ‘노조 와해’ 음모라 규정 짓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불법행위에 대한 소송 진행'이라는 취지로 일축했다.

 

 

택배노조 등 “소송 남발은 노조 와해 가기 전 징검다리 역할”

 

10일 택배노조와 참여연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등은 서울 종로구 소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이들 단체는 “CJ대한통운은 각종 부당노동행위에 이어 합법 파업에 대해 무더기 민·형사 소송에 나서며 노조 파괴 음모를 드러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1월 중하순경 택배노조 등은 ‘노동조합 인정’, ‘택배노동자 사망사고 대책 마련’ 등을 요구, 총파업에 돌입했으나, 사측은 파업 직후인 다음 날 ‘파업지역 택배접수 중단’이란 조치로 맞받았다.


이 같은 사측 조치에 대해 참여연대는 “파업지역 택배접수 중단이 지속될 경우 조합원들 생존권이 위협받는 것을 악용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CJ대한통운이 파업 참여 조합원 700여 명 가운데 무려 160여 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무더기 고소를 했다는 점이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광주 지역 조합원 74명이 사측으로부터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당한 가운데 이들 중에는 당시 파업 현장에 있지 않았던 사람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조합원 A씨는 자신의 부인 명의로 위‧수탁계약을 맺고 있는데 CJ대한통운이 명의 당사자인 부인을 고소했다는 게 이들 주장이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CJ대한통운이 누가 현장에 있었는지 실제 업무방해 행위가 있었는지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고소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쓴소리를 냈다.


CJ대한통운의 이 같은 소송 남발에 대해 노조 측은 명백한 ‘노조 탄압 시나리오’라고 주장했다. ‘업무방해 형사고소’와 ‘손해배상 민사소송’을 통한 CJ대한통운의 강경 대응이 그간 재벌들이 벌여온 통상적 노조 탄압 절차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사측, “물리력 동원한 불법행위 고소한 것”


이들은 “CJ대한통운의 무더기 형사고소는 손해배상 민사소송으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라며 “형사고소를 통해 한 건이라도 ‘마치 노동조합에 잘못이 있다’는 식의 결정을 이끌어내고, 이를 빌미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지난해 쟁의행위에 대해 ‘불법성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체 배송과 관련, 대리점장이 신규인력을 채용하는지 또는 타지역 영업용 넘버 차량을 이용해 불법 대체배송을 한 것은 아닌지 등을 확인했을 뿐 대체 배송을 방해할 의도가 없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지난해 11월 말 당시 ‘파업지역 택배접수 중단 해제’를 요구하며 지점장실을 항의 방문한 사실과 관련해서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피켓만 들고 있었을 뿐 그 어떤 업무 방해도 진행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노조 측은 또 CJ대한통운의 이 같은 행태는 문재인 정부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인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가인권위원회는 ILO 기본협약인 87호(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에 관한 협약)와 98호(단결권 및 단체교섭권 원칙 적용에 관한 협약) 비준을 고용노동부에 권고했다.


이와 관련, 참여연대는 “ILO 전문가위원회는 ‘결사의 자유(87호) 협약’에 쟁의행위권이 포함된다고 밝혔다”면서 “합법파업에 법적 책임을 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CJ대한통운에 ▲각종 소송 취하 ▲즉각적인 노동조합 인정 ▲노조 교섭 통한 근무환경 재정비 등을 촉구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당사는 물리력을 동원한 불법행위에 대해 고소를 진행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합법적으로 소비자 물품을 배송하려던 동료 택배기사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등 사회적으로 용인받기 힘든 불법행위를 막기 위해 마지막 수단으로 법률에 호소하고 있다는 점을 헤아려주기 바란다”고 해명했다.


한편, CJ대한통운에서 일하다 숨진 근로자는 지난해 8월 이후 총 4명이다. 대전물류센터 2명과 옥천물류센터 1명을 포함, 최근엔 해가 바뀐 지난 4일 1명의 근로자가 또 다시 목숨을 잃었다. 일각에서 CJ대한통운의 ‘안전 불감증’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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