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여전히 낮은 교통안전 의식…음주운전 해결 요원

송도 축구클럽 통학차량 사고 계기 ‘세림이법 개정’ 목소리↑
김영식 기자 | ys97kim@naver.com | 입력 2019-07-08 14:5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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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사회에서 낮은 교통안전 의식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줄기차게 이어져 왔음에도 문제 해결은 여전히 요원해보인다. (사진=뉴시스)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윤창호법·세림이법’ 등 교통사고 피해자들의 이름을 딴 법규들이 늘어가고 있다. 그런데도 음주운전 사고 등이 계속되고 있음에 낮은 교통안전 의식을 질타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가 최근 시행한 음주운전 단속 결과, 만취 상태로 운전하는 등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운전자 15명이 불과 2시간 만에 적발됐다. 음주운전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 큰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켰음에도 당시에만 ‘반짝’하는 행태가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서울시 단속은 이른바 ‘윤창호법’이라 불리는 개정된 도로교통법이 적용됐음에도 사회에 만연한 음주운전 행태가 그대로 드러나 더욱 충격을 던졌다.


음주운전에 희생된 윤창호 씨 유가족들의 인터뷰 등 대대적인 언론 홍보와 정부의 계도 활동 역시 무용지물이 됐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마저 나온다.


이런 가운데, 또 인천 송도 지역에서 발생한 축구클럽 통학차량 교통사고가 파장을 더하고 있다. 어린이 교통안전 불감증을 드러낸 소위 ‘세림이법’을 개정해 가해자 처벌을 강화하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편집자 주


“30년 전이나 지금이나”…교통사고 건수 여전히 20만 건대


민간‧공공을 불문하고 사회의 교통안전 관련 통계들을 살펴보면 과거와 마찬가지로 ‘제자리걸음’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삼성화재 부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지난해까지 최근 5년 간 경찰에 신고된 111만여 건의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사망자 수는 감소했음에도 사고 건수 자체는 여전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 최근 5년 간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4,762명에서 3,781명으로 연평균 5.6%(총 20.6%) 줄어든 가운데, 사고 건수는 22만3,552건에서 21만7,148건으로 같은 기간 연평균 0.7%(총 2.9%) 감소에 그쳤다.


특히 사고 건수의 경우 무려 30년 전인 1989년 25만5,787건에 이어 지난해 여전히 20만 건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상황이다. 2018년 사고 건수는 전년 대비 되레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교통사고 건수가 줄어들지 않는 원인으로 ‘사고심도가 낮은’ 교통사고 증가가 꼽힌다. 이는 지역 면에선 경기와 충청, 주간대 시간, 고령이라는 특정 연령 등에 따른 사고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 이른바 '윤창호법' 제정에도 운전자들의 음주운전 행태는 끊이지 않고 있다.(사진=뉴시스)

연구소 측은 "사회가 보행자나 과속·음주 등 주로 고심도 사고에 치중한 나머지 상대적으로 저심도 사고에 대해선 사실상 방치해왔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시민들의 정지선 지키기, 방향지시등 켜기, 양보운전 등 생활 속 교통질서 준수 강화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특히 ‘윤창호법’ 제정을 촉발한 음주운전 관련 운전자들의 낮은 의식수준은 여전한 상태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 2016년~2018년 3년 간 음주운전 교통사고 현황 분석 결과 일 평균 53.6건의 사고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1.2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1분기 음주운전으로 다치거나 목숨을 잃은 사람도 5,498명에 달한다.


음주운전에 따른 교통사고 역시 여전히 개선되지 못한 셈이다.


지난해 9월 발생한 고(故) 윤창호 씨 교통사고 사망사건을 계기로 이 같은 음주운전을 막기 위한 도로교통법 개정이 이뤄졌다.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내면 처벌을 강화하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과 운전면허 정지‧취소 기준 등을 강화한 이른바 ‘윤창호법’이 탄생했다.


이에 따라 음주운전 처벌수치(면허정지 0.05→0.03% 이상) 및 가중처벌 기준(3회→2회 위반)을 강화하는 한편,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숨지게 하면 무기 또는 최소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는 등 처벌을 대폭 강화했다.


기대 속 출발한 ‘윤창호법’ 무색…음주운전자 활개


하지만 ‘윤창호법’이 시행된 당일 대대적 단속에 나선 경찰 집계 결과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만취한 운전자들이 현장에 넘쳐났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실시된 음주운전 단속 결과 서울 21명 등 전국에서 모두 153명이 적발됐다. 국민 공분으로 촉발된 법규 강화에도 느슨할 대로 느슨한 교통안전 의식은 여전하다는 결과다.


이날 단속 현장에서 적발된 음주운전자들은 “오늘만큼은 괜찮을 것 같아서”, “딱 한 잔밖에 (술을) 먹지 않았다” 등 각양각색 변명을 늘어놓기에 급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 윤창호 씨 부친이 남긴 “음주운전 사고는 실수가 아닌 묻지마 살인 행위”란 말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음주운전 자체를 ‘별 것 아닌 일’쯤으로 치부해버리는 사회 풍조가 사태를 더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오랜 기간 지속되는 이유다.


경찰은 내달 24일까지 전국적으로 음주운전 단속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 같은 줄기찬 지적에 음주운전 가해자 처벌을 위한 검찰 측 움직임도 눈에 띈다. 개정된 ‘윤창호법’을 통해 음주운전으로 사망자를 발생케 하는 경우 최대 무기징역까지 구형할 수 있도록 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현장에 적용된 이번 ‘교통범죄 사건처리기준’은 음주 교통사고를 일반 교통사고와 분리해 음주 수치에 따라 구형량을 높이고 구속수사 기준을 조정한 것을 골자로 한다.


우선 피해가 크거나 상습범인 경우 원칙적으로 법정 최고형까지 구형이 가능해졌으며, 혈중알코올 농도 0.08% 이상의 상태에서 사망이나 중상해 등의 피해를 입힌 경우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했다. 특히 음주운전에 ‘뺑소니’가 더해질 경우 예외없이 구속영장을 청구하게 된다.


아울러 검찰은 10년 내 교통범죄 전력이 5회 이상이거나 음주 전력이 2회 이상인 경우 피해가 경미하더라도 중상해 사고와 동일한 수준으로 구형과 구속기준을 변경할 방침이다.


세림이법 사각지대 여전…아동 교통안전 확보 시급


최근 세림이법개정 등 아동의 교통안전 확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사진=뉴시스)


현재 대한민국 사회는 ‘윤창호법’은 물론 ‘세림이법’ 사각지대를 질타할 만한 교통사고 사건들이 끊이질 않고 있다. 최근에는 ‘인천 송도 축구클럽 통학차’ 관련 아동 사망 사건이 발생해 공분이 치솟고 있다.


이 사건은 지난 5월 인천 송도국제도시 한 아파트 앞에서 발생했다. 당시 아파트 사거리 교차로에서 인천 내 한 축구클럽의 통학용 승합차가 다른 차량과 충돌해 초등학생 등 2명이 숨졌다.


이에 피해자 가족은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사건 경위를 자세히 설명했고, 이에 공감하는 국민 숫자는 20만을 넘어섰다.


해당 청원 글에서 피해자 가족 측은 “사고 차량 운전자가 3년 전 면허를 취득한 뒤 올해 1월 제대해 초보운전자임에도 아르바이트로 고용해 운전 일을 맡겼다”면서 “24살인 운전자에게 30살부터 적용되는 책임 보험에 가입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많은 부모들은 여전히 이 같은 현실을 모른 채 자신의 아이를 노란 차에 태우고 있다”면서 “피해 부모들은 어린 생명에 대한 안전대책과 근거법 마련에 정부가 시급히 나서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를 기폭제로 ‘세림이법’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진 상태다. ‘세림이법’은 지난 2013년 충북 청주에서 김세림(당시 3세) 양이 통학 차량에 치여 숨진 것을 계기로 만들어졌으며, 2015년부터 시행 중이다.


이번 인천 축구클럽 통학차 사고의 경우 운전자 외에 다른 보호자가 동승하지 않는 등 법령 위반 소지가 있음에도 ‘세림이법’ 적용 대상에서 벗어나 관할 구청 및 교육청에도 등록돼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에 따르면 어린이 통학버스 운영자는 버스에 영유아‧어린이를 태울 때 보호자가 동승하도록 조치해야 하며, 어린이가 안전벨트도 매도록 해야 한다.


시민사회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축구클럽 통학 차량은 ‘세림이법’ 적용 대상에서 벗어나 있다”면서 “아동 안전을 위해 노란색 셔틀버스는 모두 동일한 법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세림이법의 허점이 명백히 드러난 지금, 입법권을 가진 국회와 정부는 당장 재발 방지 대책과 후속 계획을 내놔야 한다”고 촉구했다.


“부쩍 높아진 국민 관심, 대책 마련 동력 삼아야”


이 같은 사례에 더해 최근 고령운전자들의 운전면허 자진 반납 등 교통안전 관련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국민들의 이 같은 관심을 두고 법령 재정비 등 교통안전 의식 제고를 위한 전반적인 사회적 안전 시스템 구축의 적기로 보고 있다.


그동안 정부나 지자체 등은 관련 정책을 꾸준히 추진해왔으나 가시적 성과가 없던 만큼 최근 폭발적으로 ‘교통안전’을 요구하는 국민 관심을 동력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와 동시에 교통안전을 생활 속에서 지원할 만한 교육시설 등을 확충해 시민 차원의 교통안전 의식을 제고해나가는 노력도 지속,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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