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단상] 외신에 비친 ‘개고기’와 뉴스밸류

정영수 언론인
김수진 기자 | neunga@naver.com | 입력 2018-03-13 15: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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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영수 언론인.


견공(犬公)’은 예로부터 개(犬 또는 狗)를 근사하게 일컫는 말이다. 개(Dog)를 의인화하여 이따금 젊잖게 불렀기 때문이다. 견(犬)은 개가 옆으로 보고 있는 모양을 본뜬 상형문자다. 우리 일상에서 가장 친밀한 동물로는 역시 개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삼복(三伏)은 음력 6월에서 7월 사이에 드는 속절(俗節)이다. ‘사람이 개와 친해지는 날’이라는 뜻으로, 사람 인(人)자에 개 견(犬)자가 합쳐 만든 복(伏)의 기원은 중국의 한(漢)나라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선 후기엔 조정에서 삼복 제사를 지냈는데, 한양 4대문 안에서는 개를 잡아 충재(蟲災)를 막았다고 전해진다.

복날에 개장국을 끓여 먹는 풍속은 여러 세시기에 나온다. ‘농가월령가’에는 황구(黃狗)의 고기가 사람을 보한다고 해 누렁이를 일등품으로 여긴다. 우리 민족이 개장국을 건강식으로 널리 즐겼음은 분명하나 지방에 따라서 개고기를 금하기도 했다. 개장 또는 개장국이라고 하며 ‘보신탕’이라는 이름은 나중에 붙은 말이다.

1988년 서울시는 올림픽 유치를 앞두고 보신탕을 혐오식품으로 지정해서 판매를 금지한 바 있다. 붉은 헝겊에 ‘보신탕’이라고 흰 글자로 새긴 휘장도 자취를 감췄다. 영양탕, 사철탕이란 이름은 이 때 단속을 피하기 위해 생겼다.

얼마전 평창올림픽에 즈음해 미국 CNN 방송은 '올림픽에 가려진 잔혹한 개고기 거래(In the shadow of the Olympics, a brutal trade in dog meat)'라는 제목으로 한국의 개고기 문화를 보도해 충격을 줬다. 한국의 ‘개고기 문화’가 외신에 오르내리기는 물론 처음이 아니다.

CNN 보도에 따르면 "평창 동계올림픽 선수들이 그들의 역사를 만들어 나갈 때 한국의 1만7000여개가 넘는 개 도살장에서 개들이 도살당하고 있다(Dogs are being slaughtered for their meat at more than 17,000 dog meat farms around that country, according to Humane Society International)"고 전했다.

한겨울에, 그것도 세계인의 축제인 동계올림픽 열기가 한창이었던 한국에서의 개 도살을 비롯한 음식문화를 부정적으로 소개해 남의 잔치 상에 찬물을 끼얹는 기획의도를 이해하기 어렵다. 게다가 매스컴의 기본인 시의성(Timeliness), 근접성(Nearness)에도 맞지 않는다. 방송이 나가자 개인의 기호와 고유문화를 존중해야 한다는 반론도 이어져 논란이 예상된다.

기자는 이어 "한국과 아시아 등지에선 개를 식용으로 도살한다(In South Korea and elsewhere in Asia, farmers raise dogs to slaughter them for their meat)"며 "그들은 닭장과 같은 우리 속에서 음식을 먹고 물도 하루에 한 번씩만 마신다“고 적었다. 북미 문화와 비교하면서 북미에선 개와 고양이 도살이 불법은 아니지만 현실과 거리가 먼 얘기라는 코멘트를 달았다.

CNN은 뜬금없이 문재인 대통령이 유기(遺棄)견 '토리'를 입양한 것을 언급하며 "그래도 희망이 있다. 식용개가 될 뻔한 4살짜리 개가 퍼스트도그가 됐다(There's a bright spot of hope in all of this: The leader of South Korea recently adopted a shelter dog rescued from a meat farm. President Moon Jae-in is now the proud owner of a 4-year-old mutt, the first "meat dog" to become a "first dog)"고 덧붙이기도.

한국의 음식문화를 보는 서구인들의 차가운 눈총에다가, 국내에서도 이른바 ‘개파’와 ‘비 개파’의 논란이 끊이지 않았지만 보신탕의 인기는 가실 줄 모른다. 저마다 독특한 음식문화에는 우열(愚劣)이 아닌 ‘다름’이 있을 뿐이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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