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급속화…‘공경’ 아닌 ‘곤경’에 빠진 노인들

노인 학대 증가속 가해자 대부분 '가족’…사회안전망 필요
임현지 기자 | hj@segyelocal.com | 입력 2019-10-02 15: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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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로컬타임즈 임현지 기자] 우리나라가 초고속으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노인에 대한 인식은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12건가량 노인학대가 발생하고 있으며 노인 대상 범죄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었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19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은 14.9%로 '고령사회'다. 유엔(UN)에서는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7%에 달하면 '고령화 사회', 14%가 넘으면 '고령사회', 20%가 이상이면 '초고령 사회'로 분류한다.


우리나라는 2000년 고령화 사회가 된 17년 만에 급속도로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통계청은 초고령 사회로 접어드는 시기를 2026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으로 7년도 채 남지 않은 시간이지만 고령자 생활 실태와 노인에 대한 인식은 뒷걸음질 치고 있는 실정이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인재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발생한 노인 학대는 2만1,440건이다. 5년간 매일 11.7건이 일어나고 있었다. 2014년 3,532건에서 매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5,188건을 기록했다.


가해자는 주로 가족(84.5%)이었다. 아들(37.3%), 배우자(21.3%), 기관(10.8%), 딸 (9.6%) 순이다. 학대 유형은 지난해 기준 비난과 모욕, 위협 등 '정서적 학대'가 42.9%로 높았으며, 폭행 등 '신체적 학대'는 37.3%, '방임'은 8.8% 순이었다. 


경찰청은 더 높은 수치(93.5%)로 가정 내 노인 학대가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가정 내에서 벌어지는 노인 학대는 외부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지 않아 장기간 반복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 


집 밖에서 노인을 상대로 한 범죄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노인 대상 범죄는 73만6,000여 건으로 하루 400건 이상이 발생하고 있었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2017년 한 해를 제외하고 매년 꾸준히 늘었다. 사기 및 횡령, 배임 등 지능범죄가 약 21%를 차지해 가장 많았으며 폭력 범죄(21.1%), 절도 범죄(15.7%)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고령자 중 10명 중 2~3명은 본인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응답했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독거노인 수는 140만5,000명으로 노인 10명 중 2명이 가족의 보살핌 없이 홀로 지내고 있다. 


복지부는 노인 학대 예방과 인식 개선을 위해 '나비새김'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노인 학대가 가정과 시설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라는 의미를 담은 캠페인이다. 노인 학대 조기 발견 및 신속한 대응을 위해 노인보호전문기관도 2017년 30개소에서 올해 34개소로 늘렸으며, 향후 10개소를 추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정부와 사회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노인 스스로와 국민 개개인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 요구된다. 특히 노인이 자기 자신을 지키려는 의지가 있을 때 학대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복지부와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이 제시한 '노인 학대 7대 예방수칙'인 ▲누구도 노인을 학대할 수 없음을 확실히 알기 ▲가능한 건강을 유지하도록 최선을 다하기 ▲자기 소유 재산을 스스로 관리하기 ▲여가 및 사회활동을 지속하지 ▲변화하는 사회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기 ▲가족에게 사랑한다는 표현을 자주 하기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사랑하기를 노인에게 권유하고 있다. 


국민 개개인에게 주변 사람들에게 노인학대의 심각성을 알리고 노인인권 보호 활동에 적극 참여해주길 주문하고 있다. 또 학대받는 노인을 발견 시 즉시 신고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신고자의 신분은 법으로 보장된다. 


인재근 의원은 "경제적 어려움과 외로움, 정신적·신체적 스트레스 등으로 우리나라 노인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압도적으로 1위라는 불명예 기록을 갖고 있다"며 "이같은 현대 사회에서 장수는 더 이상 축복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인을 보호하는 촘촘한 사회 안전망이 요구되며 고령화 사회에 대응한 정부의 대책이 실질적인 지표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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