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에스트로 천경필의 음악으로 그리는 동화

'단재의 혼' 앙코르 공연, 성황리 마쳐
민순혜 기자 | joang@hanmail.net | 입력 2021-08-23 15: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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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경필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사진=천경필)

 

[세계로컬타임즈 민순혜 기자]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 제77회 정기연주회 '단재의 혼' 앙코르 공연이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성황리에 끝났다. 마지막 아리랑의 장엄한 합창과 오케스트라의 선율이 끝남과 동시에 아트홀을 메운 모든 관객은 감동의 함성과 함께 반사적으로 기립해 음악회를 준비한 출연자들에게 힘찬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이 연주회의 기획자이자 지휘자인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 예술감독 천경필이 흠뻑 땀에 젖은 모습으로 뚜벅뚜벅 무대 중간으로 걸어 나오는 순간 관객들은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그의 노고를 격려하는 듯 큰 박수를 보냈다. 이날 공연장 안의 열기는 마치 3·1 만세 운동의 그 날처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뜨거운 애국의 아우라가 관객들 모두에게 풍겨졌다.


'단재의 혼'은 합창 음악극 이라는 다소 생소한 형태의 음악 장르다. 즉 합창음악에 극을 이끌어가는 연극배우가 출연하고 또 오페라처럼 아리아를 부르는 가수가 등장해 예술성을 높이기 위해 춤을 추는 무용수가 등장하는 종합예술 형태다. 연주회를 보는 시각에 따라 오페라가 될 수도 있고 뮤지컬이 될 수도 있고 또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던 완전히 새로운 콘서트 오페라 오라토리오라고 부를 수도 있다. 
 

▲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 <단재의 혼> 피날레(사진=천경필)


어찌됐든 대전에서 이처럼 감동적인 새로운 창작 합창 음악극을 볼 수 있어서 무한한 행복과 기쁨을 느낀다. 예술감독 천경필의 창작 작업은 비단 '단재의 혼'으로 그치지 않는다. 2018년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애국 열사들의 뜨거운 삶을 그린 합창 음악극 '마지막 편지'를 시작으로 2019년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독립 영웅들의 이야기 '그날의 외침 1919'를 만들었다. 그리고 2022년에는 청산리 전투와 봉오동 전투의 영웅들을 그린 대서사시 '독립전쟁'을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이렇듯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의 대한 독립을 주제로 하는 창작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지휘자 천경필에게 2015년 1월은 잊을 수가 없다. 다름 아닌 대전시민대학에서 특별기획으로 ‘한국 최초 독립군가 부르기’ 강좌를 개설하는 데 도움을 요청했다. 너무나 좋은 취지이기에 만사를 제치고 선뜻 수락하고 작업에 참여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강의 자료를 준비하는 데 도무지 악보를 구할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구전으로 전하던 독립군가가 이미 백 년의 시간이 지나 악보 구하기에 어려움이 따랐다. 며칠의 수소문 끝에 어렵게 독립군가가 수록된 CD 한 장을 구했고 한 달 간 일일이 음원을 들으며 15곡의 독립군가를 악보로 만들었다. 그리고 3월, 드디어 첫 강의가 시작됐다. 


수업은 1시간으로 진행됐고, 전반부 30분은 허균 역사 선생님께서 대한독립에 투신하신 의사·열사·지사분들의 뜨거운 삶을 이야기 해주셨다. 또한 후반부 30분은 제가 준비한 독립군가를 배우고 또 배운 독립군가를 발표했다. 그런데 시민들의 반응이 너무나 뜨거웠다. 허균 선생님의 강의를 들을 때면 함께 웃고, 울고, 분노하고 안타까워했으며 독립군가를 부르는 시간에는 열과 성의를 다해 마치 스스로가 독립투사가 된 듯 수업에 참여했다.

천경필 지휘자 또한 수업을 진행하는 내내 가슴이 뜨거웠고 음악인으로서의 삶을 되돌아보고 깨달음을 얻는 귀중한 시간이었다고 회상한다. 그렇게 1년의 마지막 수업이 끝나고 허균 선생님은 천경필 지휘자를 살포시 안으시며 말했다. “나는 역사 선생으로 학생들에게 우리나라의 바른 역사를 가르칠 것이니 선생께서는 우리 아이들에게 음악을 통해 쉽고 재미있게 역사를 알려 주십시오”라고.


그리고 얼마 후 천경필 지휘자는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 예술감독이 됐다. 독립군가 부르기에서 느꼈던 감동적인 대한 독립의 이야기를 음악을 통해 한 편의 동화처럼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처음 방대한 창작 작업을 시작하니 많은 어려움이 밀려왔다고 한다. 그렇지만 명확한 대의와 사명감으로 일을 추진하니 많은 분께서 진심으로 열과 성의를 다해 작품에 참여했고 그 결과 모든 공연에서 청중들의 뜨거운 찬사와 함께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천경필 지휘자는 “이 자리를 빌려 함께 해주신 모든 분께 마음을 다해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그리고 제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은 이렇게 소중하게 만들어진 작품들이 일회성으로 끝나고 묻히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공연을 통해 잊혀져 가는 선열들의 빛나는 나라 사랑 정신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하며 그날이 생각난 듯 눈시울을 붉혔다. 말 중간중간 엿보이는 천경필 지휘자의 의지는 확신에 찼으며 명료했다.


나는 그가 만들어낸 작품들을 떠올려 봤다. 하나하나의 작품들 안에는 벅찬 감동과 재미가 있었고 나도 모르게 애국의 감정이 가슴 한 켠에서 꿈틀거렸다. 그렇기에 앞으로 천경필 지휘자가 만들어 낼 또 다른 획기적인 작품들을 기대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리고 대망의 2022년 청산리 전투와 봉오동 전투의 영웅들을 그린 대서사시 '독립전쟁' 연주회가 참으로 기대된다.

천경필 프로필


충남대학교 예술대학 음악과 졸업. 이태리 'G.F.Ghedini' 국립 음악원 졸업. 이태리 밀라노 'G. Donizetti', 로마 'A. I. ART' 아카데미 합창지휘과 최우수졸업. 이태리 VARESE 시립음악원 합창단, 대전시립합창단 객원 지휘, 현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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