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이 돈 되는 시대 끝나…빚 얻어 집 사는 사회 모순”

이헌욱 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 인터뷰
글·사진 뉴시스 | 입력 2021-03-11 15:3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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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주택도시공사(GH) 이헌욱 사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빚이 많으면 사람이 노예화된다. 빚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게 부동산이다"


경기주택도시공사(GH) 이헌욱 사장은 "핵심 요지에 분양주택보다 우수한 품질의 기본주택을 공급하면 무리해서 집 사는 상황도 사라질 것이고, 공포수요를 없애 장기적으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변호사 출신의 이헌욱 사장은 부임 전부터 가계 부채, 그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 문제 해결에 대해 고민이 깊다.


이 사장은 "집을 사기 위해 막대한 빚을 지게 되고, 빚이 많으면 사람이 노예화된다"며 "빚의 가장 큰 비중 차지하는게 부동산이다. 집 때문에 빚을 지지 않는 사회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 고민 속에 탄생한 것이 경기도 '기본주택'이다. 무주택자면 누구나 품질 좋은 주택에서 30년 이상 살 수 있는 '수돗물'과 같은 보편적 형태의 주거서비스다. '집을 사겠다'는 경우는 어쩔 수 없더라도 굳이 집을 안사도 '집 걱정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공기업 먼저 ‘부동산으로 돈 벌지 않는’ 방향 전환 바람직
우수한 품질 기본주택, ‘영끌 내집마련’ 부동산 부담 해결

 

이 사장은 기본주택 정책을 구상하면서 공급자의 지속가능성 확보와 수요자의 적정 임대료에 집중했다. GH가 주택을 지어 공공 리츠에 매각한 후 다시 빌려 운영하겠다는 게 기본 구상이다. 이렇게 되면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좋은 집을 적정 임대료로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LH 임직원들의 사전 투기 의혹과 관련, 이 사장은 "공기업부터 부동산으로 돈 벌지 말자고 방향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공직자의 부동산 투기는 금지할 필요가 있다"며 "부동산을 보유하는 것으로는 돈 벌지 못한다는 것을 확실히 알려줄 수 있는 정책적 대전환이 필요한 시기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헌욱 GH 사장과 일문일답.


-기본주택 정책 배경과 의도는

"집을 사기 위해 막대한 빚을 지게 되고, 늘어난 가계부채는 사람을 짓누른다. 빚이 많으면 사람이 노예화된다. 빚의 가장 큰 비중 차지하는게 부동산이다. 집 때문에 빚을 지지 않는 사회로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세 살아도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하다가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장기임대주택을 생각했다. 공공임대 주택은 적자구조다. 장기 임대주택을 많이 공급하는 방향은 맞지만, 적자 때문에 많이 할 수 없다. 사업자 입장에서 최소한 본전은 건져야 한다. 조금 남는 임대주택이어야 한다. 그래서 적자 안 내는 공공임대주택을 계산했더니 처음에 85제곱미터 핵심요지에 보증금 1억원, 월 임대료 120만~150만원이 나왔다. 임대료를 낮출 방법을 찾았다. 첫 번째 방법은 용적률을 높이는 것이다. 주상복합을 지을 때 적용하는 용적률인 500%로 높여 계산했더니 핵심 요지 기준 임대료가 40% 떨어졌다. 두 번째로 조달금리를 싸게 맞췄다. 1% 장기 저리로 자금을 조달한다고 봤을 때 12~13%가 내려갔다. 세 번째는 전용리츠에 매각하는 것이다. 일종의 장기임대 비축리츠를 만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핵심 지역을 저렴하게 사니까 리츠에서도 손해보지 않는다"


-경기도 기본주택 홍보관이 개관했는데
"직원들에게 고맙고 미안하다. 단기간에 열심히 잘 준비해줘서 도민들에게 선보이게 됐다. 많은 관심을 가져줘서 감사하다"


-기본주택을 준비하면서 특히 공들인 부분은
"공사 입장에서 지속가능해야하고, 도민 입장에서는 부담이 없어야 한다. 두 요소를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지금은 설득과 홍보 과정을 거치고 있다. '공공임대가 부족한데 왜 중산층이나 고소득층한테도 주냐, 자격제한 안하냐'라는 비판이 있다. 기본주택은 집을 자산이나 주거복지로 보는게 아니라 공공인프라로 본다. 장기임대라는 기반시설인데 굳이 고소득층이라고 배제할 필요가 없다. 지하철, 버스에 고소득층이 탄다고 뭐라고 안 하듯이 집도 보편적으로 공공서비스로 제공하자는 접근이다. 물론 집 사면 나가야하지만, 일단 들어온 사람은 쫓아내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해야 세 사는 사람도 집 걱정이 없다. 한편으로는 '다 세 살라는거냐'라는 주장이 있다. 세 사는 사람들이 세 사는 동안 편하게 살라는 것이다. 형편이 되면 집 사서 나가면 되지만, 사는 동안 편하게 살라는 것이다"

 

▲경기 수원시 영통구 광교신청사 인근에 위치한 ‘경기도 기본주택 홍보관’ 85㎡형 견본주택 거실 모습.

-임대기간 30년이 지나면 어떻게 되나
"30년 단위로 갱신한다. 30년 정도 운영한 뒤 처음 구조대로 운영되는지 사업성을 따져본 뒤 보증금과 임대료를 재산정하는 방식이다. 30년 되면 쫓겨나는게 아니다"


-기본주택은 언제, 어디에 생기는지
"입주자자격 부분은 정리가 안 됐다. 정부가 공공주택특별법 시행규칙에 지자체 재량을 주거나 기본주택 유형 인정해주면 올해라도 시범사업을 하려고 한다. 몇 개 사업지 확보하고 있다. 3기 신도시가 2023~2025년 조성되면 착공과 공급까지 30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빠르면 2025~2026년에 실물을 3기 신도시에 공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임대라 사전청약은 없다. 준공 6개월 전에 입주자 모집 예정이다"


-임대료가 높다는 지적도 있는데
"기존 공공임대보다는 높다. 하지만 시중보다는 절반 수준으로 저렴하다. 그것도 높다고 하시는 분들은 소득 적은 분들인데, 그런 분들한테 주거 급여 지급을 병행하는 정책도 필요하다"


-공공·임대라는 표현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여전한데
"공공임대 이미지를 불식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핵심요지에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품질도 일반 분양주택보다 더 좋게 하자는 것이다. 공공임대주택이 더 좋아지면 그런 이미지는 바뀔 것이라고 생각한다. 브랜드 정책도 구상 중이다. 주택 이름을 일방적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별로 주민들이 정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멋있는 이름을 주민들이 붙이도록 하면 부정적 이미지 불식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최근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안이 발의됐는데
"공공임대는 유형이 있다. 무주택자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건 현재 없다. 법이 아니라 시행 규칙 고쳐서 할 수도 있다. 특별법에는 유형, 입주자 계층 누구나 할 수 있게, 비축리츠 등 필요한 부분이 들어가 있다"


-앞으로 과제는
"먼저 공공임대주택에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유형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두 번째는 전용리츠, 장기임대매입공사 등 사주는 곳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재원조달이 필요하다. 정부에서 장기 저리 자금이 계속 조달될 수 있도록 예산에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 구조 잘 짜면 큰 돈 들지 않는다"


-최근 LH 임직원 사전투기 의혹 파장이 확산되고 있는데
"내부 자진신고도 받고, 정부와도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 아무쪼록 그런 일이 없길 바란다. 위법 부당한 투기가 발견된다면, 관련 법과 규정에 따라 엄중하게 조치할 생각이다. 부동산으로 돈 버는 시대 끝났다. 특히 공기업부터 부동산으로 돈 벌지 말자고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개발할 때 투기적인 목적으로 샀는지 심사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필요하다면 투기 방지에 대한 법률도 정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부동산 보유로 돈을 벌지 못한다는 것을 확실히 알려줄 수 있는 국가 정책방향의 대전환이 있어야 한다. 공직자 부동산투기 금지가 효과가 클 것으로 본다. 이를 통해 부동산 투기로 인한 이익은 대부분 국가가 회수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처음부터 발생하지 않게 투기 기회 자체를 줄이고, 만약 이익 발생하면 국가가 환수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또 공공택지를 개발할 때 핵심 요지는 공공이 보유하면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바꿔야 한다. 공공 보유를 원칙으로 사업하면 좋겠다“ 

세계로컬타임즈 글·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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