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고3' 시즌

최경서 기자 | noblesse_c@segyelocal.com | 입력 2019-08-14 15: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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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공식 로고. (사진=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이하 EPL)이 개막했다. 개막전에선 지난 시즌 1위부터 6위 이른바 ‘빅6’ 팀 중 첼시를 제외하면 모두가 대승을 거뒀다.


보통 시즌 초반엔 강팀이 약팀에 승리하지 못하고 흔들리는 경우가 잦았으나 이번 시즌은 맨체스터 시티가 웨스틈햄을 상대로 5:0 승리를 거두고 리버풀이 노리치 시티를 4:1로 대파하는 등 강팀이 약팀에 전부 압승을 기록하면서 사뿐한 출발을 알렸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건 역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였다. 약팀 상대가 아닌 챔피언스리그 진출 경쟁팀 첼시를 상대로 개막전에서 무려 4:0 대승을 거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달라졌어요”


맨유는 퍼거슨 전 감독이 은퇴한 이후 모예스·반 할·무리뉴 등 내로라 하는 명장들이 지휘봉을 잡았으나,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하고 리그 9위에 장기간 머무르는 등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서 축구팬들의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도중 무리뉴 감독이 경질되고 솔샤르 감독이 부임하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선수 시절 퍼거슨 감독 밑에서 ‘슈퍼 서브’로 맹활약을 펼치면서 ‘퍼거슨식 축구’에 대해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는 솔샤르 감독이 현 맨유에 퍼거슨 감독 색깔을 입히고 있다.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4번째 골을 기록한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SPOTV 중계 갈무리)


우선 경기력 측면에서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맨유는 지난 첼시와의 개막전에서 클린시트를 기록함과 동시에 무려 4골을 기록했다. 특히 4골 모두 15초 안에 만들어진 골이라는 게 고무적이다. 이는 과거 측면을 이용한 빠른 역습과 물 흘러가듯 이어지는 연계를 팀컬러로 가졌던 퍼거슨 감독 시절의 맨유와 흡사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팬들의 반응이 기존과 달라졌다는 것이다. 무리뉴 감독 시절 맨유는 리그 2위를 기록하고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하는 등 비교적 괜찮은 성적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경기력이 좋지 않아 팬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만 했다.


이와 달리 현재는 팬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확실한 전술과 색깔이 없는 것은 물론 선수들의 열정 및 충성도 부족으로 인한 감독과의 불화 등 총체적 난국이던 맨유를 솔샤르 감독이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모의고사는 끝났고 지금부터 실전이다


솔샤르 감독은 지난 시즌 도중 급하게 투입됐음에도 리그 10경기 무패와 파리의 기적을 앞세운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 등으로 돌아선 팬들의 마음을 어느정도 되돌렸고, 팀의 레전드들과 현지 전문가 등에게 ‘퍼거슨의 맨유가 돌아온 것 같다’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제 시간이 부족했다는 핑계는 통하지 않는다. 지난 시즌 예열을 마쳤고 프리시즌과 전지훈련을 통해 이번 시즌에 대한 채비도 끝냈다. 솔샤르 감독이 원하는 선수들도 대거 영입됐다.


솔샤르가 맨유에 적합한 감독인지, 맨유는 부활을 할 수 있을 것인지 등은 이번 시즌이 끝난 후 답이 적혀질 공산이 크다. 이르면 시즌 도중에도 결론이 지어질 수 있다.


모의고사에서 아무리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해도 실전에서 삐끗하면 그것이 곧 결과가 되기 마련이다. 이것이 이번 시즌이 맨유의 ‘고3’ 시즌인 이유다.


‘명가재건’ 위한 솔샤르 감독의 숙제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솔샤르 감독. (사진=스포츠 타임 영상 갈무리)


솔샤르 감독이 수많은 의심 속 작은 기대를 확신으로 굳히기 위해서는 몇 가지 숙제를 풀어야 한다.


첫 번째는 ‘선수단 장악’이다. 과거 모예스·반 할·무리뉴 감독은 전부 선수단 장악에 실패하면서 각각 루니와 디 마리아, 포그바 등과 마찰을 일으키며 팀에서 쫓겨나야 했다.


솔샤르가 퍼거슨식 축구를 팀에 입히고 확실하게 원팀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이전 감독들과는 달리 선수단 장악을 필수로 해야 한다. 아무리 능력 있는 감독이라고 해도 선수가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진가를 발휘하기 어렵다.


두 번째로는 ‘부진한 선수 살리기’다. 현재 맨유에는 산체스·로호·바이·마타 등 부진한 선수들이 대거 포진돼 있다. 이들은 현재 개인적인 문제로 인한 폼 하락과 팀 적응 문제 등으로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들의 본 실력은 유럽을 통틀어도 정상급 수준이다. 폼만 살아난다면 맨유는 전력강화는 물론이고 ‘더블 스쿼드’에도 도전해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챔피언스리그 진출’이다. 맨유는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 무산, 감독의 경험 부족 등의 이유로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디발라, 에릭센 등 월드클래스급 선수들을 포기해야만 했다.


챔피언스리그는 선수들에게 ‘꿈의 무대’로 불리는 대회다. 축구선수라면 당연히 챔피언스리그에서 뛰는 게 목표다. 맨유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며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게 된다면 이번 여름 이적시장과 같은 일은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맨유가 퍼거슨 감독의 그림자를 지운 채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선 위의 숙제들을 반드시 해결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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