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누구를 규제?”…고위공직자 36% 다주택자

1급 ↑ 고위직 공무원 107명 중 39명 강남 아파트 42채 소유
김영식 기자 | ys97kim@naver.com | 입력 2020-08-06 15:5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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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금융정책을 주로 다루는 관련부처 고위직 공무원 상당수가 다주택자인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사진=세계로컬타임즈DB)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정부 부동산정책을 좌우하는 고위공직자 10명 중 4명가량이 다주택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의 부동산‧금융정책을 다루는 고위직 공무원 107명 가운데 39명은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에 주택을 소유하고 있었다. 

 

◆ “부동산 부자 공무원, 관련업무서 배제해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경실련이 국토부‧기재부‧금융위‧한국은행 등 부동산·금융세제 등 정책을 다루는 주요부처와 산하기관 소속 1급이상 고위 공직자 107명에 대한 부동산재산을 조사‧분석한 결과 이들의 1인당 재산은 신고가액 기준 20억, 부동산재산은 12억 원에 달했다. 


특히 이들의 부동산재산은 국민 평균 3억 원 대비 4배에 달하는 것으로, 상위 10명은 1인당 평균 33억 원을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재산 상위 10명 중 7명은 대다수 전‧현직 국토부·기재부 고위 공직자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중 1위는 국토부 지방국토관리청장을 지낸 김상균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으로 부동산재산만 75억 원에 달했다. 김 이사장은 현재 경기 고양시 덕양구 일대에 창고‧대지 등 다수 부동산을 보유 중이다. 


2위는 정부 부동산 정책을 관장하는 박선호 국토부 1차관으로 신고가액만 39억2,000만 원에 이른다. 박 차관은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 대지면적 1681.5㎡ 공장의 34% 지분을 배우자 명의로 소유하고 있다. 지분 신고가액만 25억7,000만 원이다. 또 서울 서초구에 전용면적 136㎡ 주상복합 아파트도 보유하고 있다. 


3위는 구윤철 기재부 2차관이다. 신고액 31억7,000만 원으로 최근 재건축에 들어간 강남구 개포 1차 지구 아파트 1채와 성남시 분당구에도 복합건물(주택+상가) 1채와 대지 등을 보유하고 있다. 


고위공직자 107명 중 다주택자는 39명(36%)으로 나타났다. 3주택 이상 보유자도 7명이며, 이중 공기업 사장이 3명이다. 이들 다주택자 공무원은 대부분 서울 강남과 세종시에 주택을 소유하고 있었다. 


장호현 한국은행 감사는 서울 송파구와 세종시에 아파트 각 1채씩과 대전 단독주택 2채 등 총 4채 가지고 있었다. 문성유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은 서울 서초구, 세종시, 제주도에 집 3채를, 김채규 국토교통부 교통물류실장도 강남4구, 기타 서울지역, 세종에 각각 1채씩 총 3채를 각각 보유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실련은 “세종시 아파트는 공무원 특별분양을 통해 취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유주택자들도 세종시 특별분양을 받아 다주택을 보유했다면 명백한 특혜”라고 주장했다. 실제 고위직 공무원 다주택자 39명 중 16명이 세종시에 주택을 보유하고 있었다.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의왕시 1채 이외 세종시 아파트 분양권을 보유하고 있다가 다주택 논란이 일자 의왕시 아파트를 매각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 경실련.

이른바 ‘똘똘한 한 채’ 논란의 중심에 선 강남4구에 주택을 소유한 공직자도 많았다. 107명 중 ‘강남’에 집을 가진 사람은 39명으로, 이들이 총 42채를 보유하고 있었다. 


강남4구 주택보유자 중 국토부 공직자는 10명이 11채를, 기재부 공직자는 11명이 12채를, 금융위 관련 공직자는 16명이 17채를, 공정위 관련 공직자는 2명이 2채를 각각 소유 중이다.


전 국토부 국토정책국장을 지낸 강팔문 새만금개발공사 사장은 서울 강남구에 다세대주택 1채와 서울시 서초구에 아파트 1채를 각각 갖고 있다. 정성웅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청담동 복합건물 1채와 아파트 1채를, 한재연 대전지방국세청장은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미도아파트 등 2채를 각각 보유하고 있었다.


경실련은 “고위공직자의 다주택 보유 논란에 따라 집권 여당과 고위공직자의 다주택 매각이 이뤄지고 있으나 여전히 차관, 실장, 공기업 사장 등 공직자들은 다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지금까지 매번 부동산대책이 국민의 주거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이 아닌 경기 부양, 건설업계 대변, 집값 떠받치는 방향으로 정책이 추진된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에 경실련은 부동산정책을 다루는 국토부‧기재부‧금융위 등에는 다주택 보유자나 부동산 부자를 업무에서 제외시킬 것을 촉구했다. 


한편, 최근 연이어 발표되는 정부 부동산 정책이 주로 ‘다주택자 옥죄기’에 초점이 맞춰져온 만큼 당분간 ‘자격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주택자들에게 집을 팔라는 취지의 정책을 쏟아냈던 당사자가 알고보니 정책 입안자였던 셈으로, 이들이 내놓은 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동의에 의문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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