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근무환경도 안전사고 주범…운전자·인솔교사 정신 차려야

[연중 시리즈] K-safety 운동 - 어린이 통학버스의 안전진단
민진규 대기자 | stmin@hotmail.com | 입력 2019-08-23 16:3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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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안전진단 모델로 평가한 어린이 통학버스 

 

[세계로컬타임즈 민진규 대기자] 최근 베트남 하노이에서 통학버스에 방치됐다가 9시간만에 사망한 채로 발견된 6세 아동 사건으로 어린이 통학버스 안전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자녀 위치를 실시간 파악할 수 있는 GPS(위성항법장치)가 장착된 시계의 판매가 늘어나는 등 아동 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지만 완벽한 안전대책이라고 평가하기에는 미흡하다. 

 

한국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잊을만하면 발생하고 있다.


통학버스는 ‘어린이가 유치원이나 학원, 학생이 학교를 통학할 때 타는 버스’를 말한다. 보통 외관은 ‘안전’을 의미하는 노랑색이 많이 활용되며 사교육이 활성화된 한국에선 학원버스가 어린이용 통합버스보다 훨씬 많다. 

부모가 자신의 자녀를 자동차 안에 방치하는 사고도 근절되지 않아 

교육부와 경찰청 등에 따르면 어린이 통학버스 사고는 2011년 81건, 2012년 64건, 2013년 32건, 2014년 31건으로 줄어들다가 2018년 84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2018년 사망자 1명, 부상자 124명으로 무시하기에는 이미 늦은 심각한 상황에 직면했다. 

시민단체, 학부모, 학교, 관련 공공기관 등이 합심해 원시적인 어린이 통학버스 사고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2015년부터 시행된 ‘어린이 통학버스 특별보호법’ 제51조제1항에서는 ‘어린이 통학버스가 도로에 정차해 어린이나 영유아가 타고 내리는 중임을 표시하는 점멸등 등의 장치를 작동 중일 때에는 어린이 통학버스가 정차한 차로와 그 차로의 바로 옆 차로로 통행하는 차의 운전자는 어린이 통학버스에 이르기 전에 일시 정지해 안전을 확인한 후 서행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한 제51조제2항은 ‘중앙선이 설치되지 아니한 도로와 편도 1차로인 도로에서는 반대방향에서 진행하는 차의 운전자도 어린이 통학버스에 이르기 전에 일시 정리해 안전을 확인한 후 서행’하라고 요구한다. 

제3항은 ‘모든 차의 운전자는 어린이나 영·유아를 태우고 있다는 표시를 한 상태로 도로를 통행하는 어린이 통학버스를 앞지르지 못한다’고 제지한다. 법이 시행된 지 4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운전자의 인식은 매우 낮은 편이다.
 
해당 조항을 위반하면 벌점 30점과 과태료가 부과된다. 과태료는 승합차 10만원, 승용차 9만원으로 다른 교통법규 위반에 비해서는 많다. 어린이의 생명을 위협하는 안전 사고가 끊이지 않아 운전자의 경각심을 다시 한번 더 강조할 필요가 있다. 자신의 자녀를 자동차 안에 방치했다가 사망하는 사고도 심심찮게 발생하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 캠페인 수준으로 어린이 안전사고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을 확신하게 된다.

안전불감증, 귀차니즘으로 사고 발생 가능성은 여전히 높아

사고발생 가능성 평가 2019년 3월 경남 양산시에서 25인승 어린이 통학버스와 승용차가 추돌해 3~4세 아이 4명이 다쳤다. 통학버스가 교차로에서 신호를 위반해 직진하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통학버스가 전복되면서 부상자가 늘어났고 다행히 2차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매년 여름철만 되면 빠지지 않는 안전사고 소식 중 하나가 더운 날씨에 어린이 통학버스에 방치된 아이가 열사병으로 사망 혹은 중태에 빠졌다는 것이다. 유치원, 유아원, 각종 학원버스의 운전자와 인솔 교사가 학생들이 전부 내렸는지 확인하지 않아 발생하는 사고다. 차량 내 방치사고로 사망하는 아이들은 신생아, 미취학아동 등으로 방치되더라도 구조를 요청하기 어렵다.

도로교통법 제53조제4항은 어린이 통학버스를 운전하는 사람은 운행을 마친 후 어린이나 영유아가 모두 하차했는지 확인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어린이 통학버스 갇힘 사고는 2015년 11건에 불과했지만 2018년 37건으로 크게 늘어났다. 통학버스 운전자가 시동을 끈 후 가장 뒷 열에 있는 확인버튼을 눌러 하차여부를 확인하도록 장치까지 마련했지만 관련 사고는 근절되지 않고 있다.
 
인솔교사, 운전자 모두 자신이 보호하고 있는 어린이의 안전을 100% 책임 지겠다는 의식이 부족한 것이 주요인이다. 

교통안전 전문가들은 후진적이며 기초 수준에 불과한 안전규칙 미준수로 일어나는 안전사고는 관계자의 안전불감증, 귀차니즘의 발로라고 진단한다. 귀차니즘은 만사가 귀찮아서 게으름 피우는 현상이 고착화된 상태를 말하는 인터넷 신조어다.

아파트를 분양할 때 내부에 유아원, 유치원, 초등학교 등을 배치해 차량이 아니라 도보로 통학해 안전하다는 것을 강조할 정도로 어린이 안전사고는 사회적 이슈이다. 하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는다. 

어린이 통학버스의 승객인 아이들이 어린아이에 불과하다는 것을 감안해도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환경에 처해진 운전자, 무책임한 인솔교사 등이 사라지지 않는 한 어린이 통학버스 안전은 보장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아이의 방어능력이 없어 학부모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해

사고 방어능력 평가 2019년 8월 강원도 홍천의 어린이집에서 5세 아이가 후진하던 통학버스에 치여 사망했다. 차량 운전자는 후방에 아이가 있다며 차량센서가 울렸지만 내부에 있던 아이들의 시끄러운 소리로 인해 듣지 못했다고 한다. 해당 사고 어린이는 통학버스가 후진하는 것을 확인하고도 피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후방을 주시할 수 있는 후방카메라는 설치돼 있지 않은 차량이었다. 2014년부터 도입되는 어린이 통합차량에는 후방카메라를 법적으로 설치해야 하지만 해당 차량은 2011년 등록해 대상에서 제외됐다.

어린이가 학원이나 유치원을 가기 위해 주기적으로 차량을 탑승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면 차량에 방치됐을 때 조치할 수 있는 요령을 가르쳐줘야 한다. 

선진국에서는 아이들이 차량에 방치됐을 때를 대비해 안전벨트 풀기, 경적 누르기, 차량 내부등 켜기, 비상등 켜기 등 다양한 훈련을 실시한다. 

유아가 안전벨트를 푸는 것은 어렵지만 모형을 갖고 지속적으로 훈련시키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경적도 유아가 손의 힘으로 누르기 어렵기 때문에 엉덩이, 발 등을 활용하는 방법도 가르쳐야 한다. 경적은 도움의 손길이 올 때까지 반복해서 눌러야 한다는 것도 주지시켜야 한다.

2019년 4월부터 어린이 통학버스에 ‘잠자는 아이 확인(슬리핑 차일드 체크)’제도가 의무화됐다. 

하지만 학원 차량은 개정된 도로교통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운전자에 대한 안전교육을 강화해야 하지만 강제성이 없어 교육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유치원 소속이 아니라 지입차량이고, 운전자 대부분이 고령인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에 해당된다.

민간기업이 도로교통공단과 어린이 통학버스 승·하차 알림 서비스를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학부모에서 통학 차량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며, 미하차 인원이 발생 시 자동으로 감지해 SOS구조 요청신호가 발송된다. 

학생이 차량에서 내렸는지 여부를 체크해 학부모에게 실시간 알림 서비스도 제공한다. 아이가 사고방어능력이 없고 관계자의 무관심이 높기 때문에 학부모가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대한 과실로 사고를 초래한 관계자는 업계에서 퇴출시켜야

자산손실의 심각성 평가 어린이 통학버스가 급정거하거나 사고로 전복될 경우에 방어능력이 전무한 어린이들은 큰 부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차량이 전복되거나 차량 내부에 화재가 발생해도 탈출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형 참사로 이어지는 특징이 나타난다. 

따라서 안전사고 발생가능성을 줄이고 어린이 안전교육을 통해 방어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자산손실로 인한 보상은 학교안전공제, 자동차보험회사,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의 가해자에게 청구할 수 있다. 

성인과 달리 어린이의 경우 부상이나 장애로 입을 수 있는 피해금액은 너무나 막대해 충분한 보상을 받는 것이 어려울 경우가 많다. 수십 년간 부담해야 할 치료비는 상상을 초월한다. 사고를 당한 개인이 감당해야 하는 고통도 심하지만 사회적 손해도 이에 못지 않게 많다.

어린이 통학버스 사고가 발생하면 대상 어린이집을 폐쇄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안전사고의 책임이 명백하게 밝혀질 경우에 일벌백계(一罰百戒)로 계도할 필요성은 높지만 법이나 행정조치로 강제하는 것은 어렵다. 사회적 여론조성을 통해 중대한 과실로 안전사고를 초래한 관련자와 기관을 영원히 업계에서 퇴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시민단체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 운전자와 인솔교사만 정신차려도 사고는 예방 가능해

안전 위험도 평가 어린이 통학버스의 안전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면 안전불감증으로 사고의 위험은 높은데 탑승객인 어린이의 방어능력은 취약해 사고가 발생하면 중상이나 사망 등으로 이어져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린이 통학버스의 안전위험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면 ‘Severe : 심각한 수준의 위험’으로 관계기관, 학부모, 시민단체, 운전자 모두가 빨리 대응책을 강구하거나 기존 안전규정에 대한 보완을 강화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어린이 통학버스의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통학버스 운전자와 인솔교사만 정신을 바짝 차려도 안전사고의 대부분은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통학버스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는 현상에 대해 분노를 느낀다. 자기 자식이라면 직업의식을 운운하기 이전에 살뜰하게 안전을 챙겼을 것이라고 믿는다. 

업계 관련자 모두가 어느 철학자가 일간한 ‘비천한 인생은 없으며 비천한 태도(attitude)만 있을 뿐이다’는 말을 곰곰이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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