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수 등 교원 ‘性 비위’…여전히 징계수준 낮다

대학에서 4년동안 120건 대부분 ‘솜방망이’ 처벌…초·중·고도 비슷
김영식 기자 | ys97kim@naver.com | 입력 2019-10-11 16: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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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수 등 교원들의 성 비위 행위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학교 측 낮은 수준의 처벌이 사태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지식의 상아탑 ‘대학 캠퍼스’  교수들의 낮은 성(性) 의식에 ‘교수 맞춤형’ 성교육 프로그램 시행 등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대학에서 최근 4년동안 120여 건의 교수 ‘성 비위’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대학 당국의 ‘솜방망이’ 처벌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 자료 미제출 대학도 70곳…실제 더 많을 것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찬대(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교육부 제출 자료를 근거로 지난 2016년부터 올 7월까지 4년 간 전국 4년제 대학 123곳 중 65곳(52.84%)에서 나온 교원 성 비위 사건 징계 건수가 총 123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4년제 대학 총 193곳 가운데 무려 70곳이 자료 제출에 응하지 않아 실제 알려지지 않은 사건 수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지난 2016년 16건에 불과했던 대학교수 성 비위 사건은 2017년 37건, 2018년 47건으로 매년 증가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올해 7월 기준으로 이미 23건이나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증가세에도 실제 대학 당국이 내린 징계수준은 미미했다. 전체 징계 123건 중 파면·해임 등 중징계는 절반 수준인 52.8%에 그쳤다.


이런 ‘솜방망이’ 처벌은 국립대와 사립대를 가리지 않고 이뤄지고 있었다.


박 의원에 따르면 대학 교수들의 성희롱·성추행·성폭력, 이른바 ‘성 비위 행위’는 학부생이나 대학원생, 조교, 교직원, 동료 교수 등 광범위한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성 비위’ 징계 행위가 최대 ‘정직’ 처분에 그치는 대학들의 경향이 발견됐다.


실제 서울대는 지난해 서울대병원 동료 교수를 상대로 성폭력을 행사한 의대 교수에게 정직 1개월을, 전공의를 성추행한 의대 교수에게도 정직 3개월 처분만을 각각 내렸다.


경상대·대구대·단국대 등에서도 교원들의 ‘성 비위’ 징계를 견책·감봉·정직 등 비교적 가벼운 처벌로 일관했다. 심지어 성매매 정황이 적발된 교수에게도 경징계 처분이 이뤄졌다.


박 의원은 “대학에서 교수들을 대상으로 성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나, 클릭 몇 번으로 이수되거나 성폭력 관계 법률만 나열하는 등 형식적 행위에 불과하다”며 “보다 실효성 있는 교수 대상 성교육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 ‘스쿨미투 가해자’ 다시 교단 서는 현실


최근 우리사회를 강타한 ‘스쿨미투’ 운동을 계기로 이 같은 교원들의 낮은 성 의식 수준에 대한 문제의식이 높아졌음에도 대책 마련에는 소홀한 모습이다.


이른바 ‘미투’ 운동이 초중고 등 각급 학교로 번지며 발전된 ‘스쿨미투’ 운동으로 초중고를 넘어 대학 교원들의 제자 등을 상대로 한 ‘성 비위’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강도나 횟수, 지속적 증가세 등 측면에서 대학이나 초중고 교원들의 성 비위 행위는 크게 다르지 않았고 대학·학교 대응 역시 마찬가지였다. 교원들의 맞춤형 성교육 프로그램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국회 교육위 소속 서영교(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공개한 교육부의 ‘2016~2019 초·중·고 학교급별 교원 성 비위 징계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성 비위’로 징계받은 교원은 총 578명으로, 파면 이상 중징계를 받은 인원은 328명에 불과했다.


결국 250명(43%) 수준의 스쿨미투의 가해자 ‘성 비위’ 교원들은 여전히 솜방망이 처벌만을 받고 다시 교단에 복귀해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다는 셈이다.


대학과 마찬가지로 초중고 각급학교별 연도별 성 비위 징계 건수 역시 매해 늘어나는 추세다. 2016년 143명에서 2017·2018년 169명, 올해 상반기 기준 이미 95명을 기록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고등학교 교원은 11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성추행 피해를 당한 학생이 징계를 마치고 돌아온 가해 교사로 인해 공포감과 다시 마주해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현실”이라며 “학교 측의 느슨한 처벌 수위가 일부 교원들의 그릇된 인식을 키우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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