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돈침대 사태’ 檢 무혐의?…국민 64% “건강조사 필요”

환경보건시민센터 “가습기 살균제 참사와 유사한 사건”
김영식 기자 | ys97kim@naver.com | 입력 2020-01-09 16:2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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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바 ‘라돈 침대’ 해체 작업 모습. 9일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은 라돈 침대 사용자에 대한 건강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사진=뉴시스)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검찰의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던 이른바 ‘라돈 침대 사태’와 관련, 국민의 의구심은 여전히 가시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시민단체의 여론조사에서 유해물질인 라돈이 검출된 침대 사용자에 대한 건강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전체 64%에 달한다는 결과가 공개됐다.


◆ 방사능 피해 책임 소재…국민 90% “국가‧제조사 탓”


9일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이날 ‘라돈침대 관련 국민 여론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라돈침대 문제는 ‘생활화학용품으로 인한 소비자 건강 위해’ 사안이라는 점에서 가습기살균제 참사와 궤를 같이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서울대 보건대학원 직업환경건강연구실과 공동으로 지난해 12월 13일부터 3일 간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표본 오차 95%에 신뢰수준 ±3.1%p다.


조사 결과, 라돈이 검출된 침대 사용자에 대한 건강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은 전체의 64.4%, 이에 대한 반대 입장은 13.4%로 각각 나타났다.


라돈 침대 등 방사능 생활용품 소비자 피해 책임소재에 대해선 국민 10명 중 9명 이상이 국가나 제조사에 있는 것으로 봤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정부와 제조기업 공동책임 44.7% ▲제조기업 책임 35.9% ▲정부 책임 14.8%로 집계된 반면, 소비자 책임은 2.6%에 그쳤다.


앞서 검찰은 지난 3일 라돈침대와 폐암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제조사에 대해 무혐의 처분 결론을 내렸다. 수사가 개시된 지 1년 7개월 만의 일이다.


당시 검찰은 “라돈 침대를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폐암이 발생했다는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폐암은 라돈 흡입 외에 직업환경적 요인, 식습관, 유전, 체질 등의 다양한 발병요인이 있는 ‘비특이적 질환’이며 갑상선이나 피부질환 등 다른 질병과의 연관성이 입증된 연구가 세계적으로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檢 “제조사·원안위 무혐의”…피해자, 항고 방침


그러나 시민단체는 이 같은 검찰 발표를 두고 “부실 수사의 산물”이라고 규정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지난 2018년 5월 처음 이 사안이 불거졌고, 그해 6월경 라돈침대 사용자 중 폐암이나 갑상선암 등의 진단을 받은 피해자 180여 명이 제조사(대진침대 및 납품업체)와 국가(원자력안전위원회)를 상대로 형사 고소했다.


하지만 수사를 진행한 서울서부지검은 지난 1년6개월 동안 단 한 명의 피해자만을 불러 조사했다는 게 시민단체 주장이다. 제대로 된 피해조사도 하지 않은 검찰이 섣불리 ‘무혐의 불기소’ 처분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1급 발암물질을 넣은 침대 7만 개를 판매하고 사용한 사례가 한국 외에 그 어느 국가에도 없다”며 “따라서 이런 문제에 대한 연구조사는 진행될 리 없는데도 검찰은 ‘관련 연구가 없으니 혐의가 없다’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환경보건시민센터는 현 정부의 책임론도 제기했다.


이 단체는 “라돈 침대 문제는 문재인 정부에서 발생했다”며 “하지만 이 정부는 라돈 침대 사건에 대해 침대만 겨우 회수하고 아무런 피해조사도 하지 않고 대책 마련도 방기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가습기살균제 참사에 관심을 보인 현 정부가 라돈침대 사건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데 대해 생활화학용품 사용에 따른 소비자 건강 위해란 차원에서 동등하게 다뤄져야 한다는 취지다.


한편, 라돈 침대 피해자 수는 지금까지 확인된 바로 5,000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번 검찰 수사결과에 반발한 이들은 재수사를 요구하기 위한 항고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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