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5부제’까지 등장…관건은 원재료 확보

‘대리구매 넓혀’ 9일부터 시행
국내 생산능력 한계 ‘고육책’
김영식 기자 | ys97kim@naver.com | 입력 2020-03-09 16:3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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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국내 마스크 대란이 발생하면서 정부는 급기야 ‘마스크 5부제’라는 사상 초유의 대책까지 내놨다. 사진은 서울시 중구의 한 약국에 마스크 판매 완료와 구매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사진=세계로컬타임즈DB)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확산에 따라 국내 마스크 품귀현상이 절정을 이룬 가운데, 정부가 ‘마스크 5부제’까지 시행하고 나섰다. 수요가 공급을 훨씬 초과하는 현 상황에 ‘백약이 무용’이라는 말도 나온다.


마스크 대란 한 가운데, 이번 정부 정책에 따라 일주일 기준 국민 1인당 손에 쥘 수 있는 마스크 수량은 고작 2장에 불과하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양상에 접어든 가운데, 마스크 대란의 핵심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필터의 원재료, 그 중에서도 부직포의 확보라는 분석이다.

 

출생연도 마지막 숫자 따라 요일별 구매 가능

아동‧노인‧장기요양급여자 등 대리구매 확대

 

9일 기획재정부 등 정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이날부터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된다. 이 제도는 앞서 정부가 지난 5일 꺼내든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에 따른 것이다.


‘마스크 5부제’는 국민 개개인이 자신의 출생연도에 따라 지정된 날짜‧약국 등에 맞춰 공급하는 마스크를 구매하는 것이다. 이번에 공급되는 ‘공적’ 마스크는 전국 약국과 우체국, 농협 하나로마트 등에서 살 수 있다.

시행 첫 날인 이날에는 출생연도 끝자리가 1‧6에 해당하는 사람만 구매할 수 있다. 예를 들면, 1971년‧1996년 등 마지막 자리에 1‧6이 들어가야 마스크 구매가 가능하다.

내일인 화요일은 마찬가지 원리로 끝자리 2‧7, 다음은 3‧8 식으로 돌아간다. 주말엔 그 주 평일에 마스크를 구매하지 못한 사람이 살 수 있게 된다.

이번 5부제는 1인당 1주일 2매 구매가 원칙으로, 중복구매방지시스템이 갖춰진 약국에서 제한적으로 적용된다. 이 시스템이 운영되지 않는 우체국과 하나로마트 등에선 같은 기간 1매만 구입할 수 있다.

앞선 지적에 따라 정부는 마스크 대리구매의 범위도 넓혔다.

이에 대리구매가 가능한 대상은 기존 장애인 이외에 2010년 이후 출생한 어린이 458만 명과 1940년 이전 태어난 고령층 191만 명이 추가됐다. 장애등급 판정을 받지 않았더라도 장기요양급여를 수령 중인 31만 명도 이에 포함됐다.

이들 마스크를 대신 구매할 수 있는 사람은 주민등록등본상 기재된 동거인으로, 이들 동거인이 아닌 어린이나 노인, 장기요양급여 수급자의 마스크를 대신 사는 것은 금지된다. 이들 대리구매자는 구매 대상의 출생년도 끝자리에 해당하는 날만 대신 살 수 있다.

정부는 현행 ‘마스크 5부제’를 당분간 유지하되, 향후 마스크 수급에 여유가 생기면 구매 수량을 늘리고 대리구매의 범위도 넓혀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정부의 제도 시행을 두고 각종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사실상 ‘고육지책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생산량 한계가 분명한 제품의 공급에 비해 수요가 훨씬 높아 어쩔 수 없는 선택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마스크 제조업체 ‘쥐어짜기’…일평균 1,400만장 생산 목표

국민 자발적 협력 필요…정부, “예방수칙 준수 강조”

 

현재 정부는 이미 예상된 업계 비난을 감수한 채 마스크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채찍과 당근을 각각 제시하면서 이른바 ‘쥐어짜기’ 전략에 돌입한 상태다.


대다수 영세한 규모의 국내 140여 곳 마스크 제조업체들이 생산할 수 있는 물량은 일일 평균 1,000만 장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기 전인 지난 1월 말 660만 장 기준으로 보면 대폭 늘어난 수치다.
 
이 같은 업체 풀가동에도 공급이 시장수요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결론에는 변함이 없어 보인다. 업계에선 하루 평균 약 200만 장이 부족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문제의 배경에는 마스크 제조에 반드시 필요한 원재료 부족이 손꼽히고 있다. 바이러스 침투에 효과적인 보건용 마스크는 일반 방한용 면 마스크와는 달리 MB(Melt-Blown) 필터가 장치돼 있으며, 여기에는 부직포라는 섬유재가 들어간다.

결국 사람들이 찾는 보건용 마스크에 들어가는 필터 공급이 원활치 못하다는 점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는 셈이다. 이미 국내업체 3분의 1 수준이 중국에 원재료 의존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내 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최근 아예 수출을 금지해버렸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6일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의 일환으로 지난 6일 0시부터 마스크 필터용 부직포에 대한 ‘긴급수급조정조치’를 단행했다.

이는 MB필터의 일일 생산·수출·판매량 신고를 의무화하고, 해외 수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게 핵심으로, 정부는 MB필터에 대한 생산·출고·판매 수량, 출고·판매처 조정을 명령할 수 있는 내용도 포함됐다.

정부는 모든 능력을 총동원해 국내 마스크 생산량을 일평균 1,400만 장 수준으로 한 달 이내에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MB필터 공급과 관련, 신규설비를 조기 가동하고 기존 타설비의 전환, 조기 수입 등 방안을 마련해 기존 13톤에서 27톤까지 공급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정부 노력에도 국민들의 자발적 협력 없이 코로나19 사태 극복은 요원해 보인다. 정부도 이를 인식한 듯 ‘마스크 재사용’, ‘면 마스크 착용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국민들의 마스크 의존도 줄이기를 독려하고 있다.

한편, 9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7,382명에 사망자 수는 51명으로 늘어난 상태다. 정부는 방역 상황과 관련, 코로나19 창궐 초기 국내 유입 예방에서 지역사회 감염 차단으로, 다시 조기발견 및 중증환자 우선 치료 등으로 비중을 옮겨가고 있다.

하루 평균 약 500명의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국민 불안감도 높아졌다. 이에 맞춰 마스크 관련 대책도 줄기차게 나오고 있지만, 단순히 산술적인 수치만을 감안해도 역부족인 상황이다.

결국 현 시점에선 시민 각자 마스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손 씻기나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등을 통해 자신의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는 게 그나마 현실적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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