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에 'Son'을 넣은 아시아의 호랑이

최경서 스포츠 칼럼니스트
| news@segyelocal.com | 입력 2019-01-14 16:5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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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서 스포츠 칼럼니스트
'59년'

 

한국 축구가 아시안컵에서 우승하지 못한 기간이다.


한국은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C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키르기스스탄에 1-0 신승을 거두며 최종전 결과와 상관없이 자력으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하지만 경기 결과와 다르게 경기 내용까지는 빛나지 못했다.


아무리 공격의 '핵'인 손흥민이 빠졌다고 해도 '아시아의 호랑이'라는 수식어에 걸맞지 않는 경기력이었다. 마치 자신의 강함을 알고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사냥을 하다 사냥감을 놓칠 뻔한 호랑이를 보는 것 같았다.
전원 수비 전술을 들고 나온 키르기스스탄을 상대로 시종일관 답답한 경기를 펼치며 보는 이들의 목을 타게 만들었다. 이 때문에 팬들은 유럽에서 펄펄 날며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는 손흥민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실수가 반복되면 실력차


평소 아시아 팀과의 경기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필두로 화끈한 공격을 선보였던 한국에게 앞서 펼쳐진 조별리그 두 경기는 어색할 수 밖에 없다.


한국은 필리핀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패스미스와 호흡이 맞지 않는 플레이 등을 수차례 보였는데 이는 2차전에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아무리 상대가 약체라고 해도 이런 기본적인 실수들이 반복되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아니, 사실 상대가 약하냐, 강하냐는 중요하지 않다. 승리가 목적이라면 실수가 나와서는 절대 안 되는 것이 그 이유다.


벤투 감독은 후방 빌드업 즉, 뒤에서부터 패스로 풀어나오는 전술을 구사한다. 상대가 물러서지 않고 높게 올라서 전방 압박을 가한다면 위력을 발휘하기 힘든 전술이다. 


하지만 앞서 상대한 필리핀과 키르기스스탄은 수비 라인을 깊게 내리고 전원 수비를 했기 때문에 벤투 감독의 전술에 아무런 방해를 주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은 오히려 전원 수비를 하는 상대에게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급한 모습을 보이며 전방으로 볼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


'창'으로 안 되면 '총'으로 해야


상대가 수비 라인을 깊숙히 내리고 전원 수비를 할 경우 반대로 라인을 높게 잡고 점유율을 높여 상대가 나오도록 만든 후에 뒷공간을 노리거나 중거리 슈팅을 하는 것이 이론적이다. 애초에 전원 수비 전술의 최종적 목표는 실점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라인을 끌어올린 상대의 공을 가로챈 뒤 빠른 역습을 통해 득점해서 승리를 하겠다는 것이기도 하다.


뒷공간이 없다면 황희찬, 이승우 등 돌파에 능한 선수들을 통해 측면 공격을 해야 한다. 실제로 키르기스스탄전에서 그나마 위협적이었던 장면들은 다 측면 공격에서부터 만들어진 그림이었다. 


그러나 한국이 아시아 내에서 신체 조건이 좋은 편에 속하지만 그마저도 압도적이진 않기 때문에 크로스 전술은 한계가 있다. 결국 답은 중거리 슈팅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성용, 정우영, 황의조, 손흥민 등 중거리 슈팅에 능한 선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창'으로 안 된다면 '총'을 쏠 줄 알아야 한다.


가시밭길과 오르막길의 선택


한국은 현재 승점 6점(2승 0무 0패 골득실+2)으로 중국(2승 0무 0패 골득실+4)과 승점 동률을 이루었지만 골득실에 밀려 조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이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잡아야 할 상대다.


이번 대회부터 참가국이 24개국으로 늘어나면서 3위팀 중 상위 네 팀이 16강에 함께 진출한다. 때문에 한국이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할 경우 A, B, F조의 3위팀과 맞붙게 된다. 비교적 수월한 상대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2위로 16강에 진출한다고 해도 당장 16강에서는 큰 문제가 없겠지만, 그 다음부터가 문제다. 8강에 진출할 경우 또 다시 이란과 격돌하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한국은 6대회 연속 이란을 8강에서 만나게 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는 것이다.


중국은 현재 최근 A매치 5경기에서 7골을 넣고 있는 간판 골잡이 우레이(28, 상하이 상강)의 활약으로 상승세에 있다. 대회 시작 전부터 "한국, 손흥민 빠지면 생각보다 쉬운 상대", "한국, 조용하게 만들겠다.", "우레이가 EPL 갔으면 손흥민 보다 위였을 것" 등의 발언으로 심기를 불편하게 했던 것을 생각하면 더욱 승리해야 한다.


어수선한 분위기를 바로 잡고 독일을 잡던 투지를 다시 보여주는 것, 59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오르는 것 이것이 바로 팬들이 새벽 시간까지 가슴 졸이며 한 마음으로 응원하는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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