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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예선 북한 대표팀, 한국 대표팀을 정치적 활용 의혹
최경서 기자 | noblesse_c@segyelocal.com | 입력 2019-10-18 17: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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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 북한 대표팀 선수들. (사진=FIFA 공식 홈페이지)

 

한국과 북한의 역대급으로 이상했던 월드컵 예선경기가 막을 내렸다. 공이 아닌 선수를 보며 대놓고 걸어오는 과격한 플레이, 카메라 사각지대에서의 폭행, 끊이지 않는 욕설.


북한 선수들이 한국 선수들에게 이렇게까지 해야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 선수들을 같은 선수로서 바라보지 않고 ‘전쟁 중인 상대’라는 정치적 관점에서 바라봤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과 북한은 6.25 전쟁 이후 남과 북으로 나눠진 채 아직까지 종전이 되지 않은 상태로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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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팀이 평양 원정에서 받은 대우들이다. 이 말만 보면 누군가는 “감옥에 갔구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월드컵 경기를 앞두고 원정팀에게 일어난 일이라고 말해주기 전까지는 말이다.

한국 대표팀은 이러한 지극히 이례적인 부당대우를 받고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를 넘어 FIFA에도 이 부분을 다루는 규정이 마땅히 없다.

無관중, 無중계도 마찬가지다. 애초에 이번 경기는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경기로 마케팅 권한은 홈팀인 북한축구협회가 갖고 있다. 권한을 가지고 있는 북한축구협회가 스스로 마케팅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셈이기 때문에 권한이 없는 대한축구협회는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다.

홈팀이 원정팀에게 이처럼 부당한 대우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이에 대한 마땅한 규정이 없다는 것을 악용한 일방적인 ‘갑질’이나 다름이 없다.

특히 북한축구협회는 당초 AFC와 경기 중계를 녹화방송으로 진행하기로 합의를 봤었지만, 이마저도 지키지 않으며 한국을 대놓고 무시했다. A매치 경기가 끝나면 홈팀 축구협회는 원정팀 축구협회에 기록용 VOD와 중계방송용 VOD 2가지를 전달해야 한다.

그러나 북한축구협회는 대한축구협회에 1장의 VOD만 전달했고 어떠한 용도로 사용되는 VOD인지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마저도 유일하게 전달된 VOD는 차마 방송용으로 사용할 수 없을 만큼 퀄리티가 낮았다.

일본과 한국의 역사관계도 상당히 복잡하다. 최근 한일 양국의 무역 전쟁이 펼쳐지는 등 사이도 좋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 일본과 한국이 정치가 아닌 축구로 만날 경우 철저한 프로의식 속에 수많은 명경기가 펼쳐졌다. 서로를 존중하고 인정했으며 경기가 끝난 뒤엔 여러 선수들의 유니폼이 오고 가기도 했다.

▲ 한국의 손흥민. (사진=FIFA 공식 홈페이지)

애매한 FIFA 규정,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FIFA는 축구 경기장 내 정치 및 종교 행위를 엄격히 금하고 있다. 물론, 북한이 이번 경기에서 한국 선수들을 정치적인 시점으로 바라봤을 뿐, 규정에 위반될 만한 정치적 행위를 하지는 않은 것이 사실이다.

정치적으로 바라봤을 뿐, 정치적 행위는 하지 않았다니 필자가 읽어도 상당히 애매한 문장이다. 그만큼 현재 FIFA가 금하고 있는 ‘정치 행위’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얘기가 된다. 북한에 딴지를 걸고 싶어도 정치와 관련 없다고 선을 긋는다면 할 말이 없다는 것이다.

FIFA는 현재 경기장에 독일의 나치 문양이나 일본의 욱일기를 걸거나 독도 관련 현수막을 펼치는 등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한 부분들에 대해서만 징계를 가하고 있다.

물론, 이를 제외하면 확실하게 정치 행위를 했다고 간주하기에는 힘든 부분들이 많다. 직접적으로 정치 행위라는 규정을 확대하기 보다는 규정을 악용한 정치 행위조차 일어날 수 없도록 다른 관점에서의 규정을 추가하거나 개선해야 한다.

정치 부분을 떠나 페어플레이 부분에서도 많은 문제점이 있다. 거친 플레이와 욕설 등이다. 이번 경기에서 한국 선수들은 북한 선수들에게 경기 내내 폭행 수준의 파울을 당했다. 황인범의 경우 뺨까지 맞았다.

공중볼 경합 시에는 애초부터 팔꿈치나 무릎 등을 세운 상태로 대놓고 들이 받았고, 한국 선수가 공을 잡을 경우 반사적으로 선수의 다리를 향해 태클을 걸었다.

경기에 선발 출전했던 김문환이 “북한 선수들 사이에서 ‘공 말고 사람을 보라’는 대화가 오고간 것을 수차례 들었다”며 “축구가 아닌 격투기 수준”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북한 선수들은 작정하고 달려들었다.

이에 대한 북한 선수의 사후 징계 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언급된 사항이 전혀 없다.

▲ 한국의 황희찬. (사진=FIFA 공식 홈페이지)

더 이상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한국은 내년 6월 홈에서 북한을 월드컵 예선 2차전을 명목으로 한 번 더 만나게 된다. 당한 게 있는 만큼 더 크게 돌려줘야 한다. 북한은 절대 우리와 ‘한민족’이 아니다.

상대가 부당한 대우를 했다고 해서 똑같이 혹은 더 크게 돌려준다는 것에 대해 ‘똑같은 사람 된다’, ‘무시하는 게 이기는 거다’ 등의 의견이 제시될 수 있으나 상대는 북한이다. 일반적인 상황과는 다른 문제라는 얘기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는 말이 있다. 현재 북한이 딱 그렇다. 언제까지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음 경기에서 반드시 본 때를 보여줘야 한다.

무관중이 아닌 압도적인 한국팬들의 응원 속에서 북한 선수들의 기를 꺾어야 하며 라이브 중계방송을 진행해 북한 현지에서 ‘우리는 너희와 수준이 다르다’는 것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도록 해야 한다. 중계방송을 통한 수입은 덤이다.

북한 측에서 이를 예상하고 제3국가에서의 경기를 요청할 수도 있으나 반드시 거절해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이와 관련된 모든 권한은 홈팀 축구협회에 있다. 이제는 우리가 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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