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국가대표 리오넬 메시

주연에서 조연으로…‘졌잘싸’ 박수 쳐줄수 있는 이유
최경서 기자 | noblesse_c@segyelocal.com | 입력 2019-07-04 17: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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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다시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에 실패한 리오넬 메시. (사진=뉴시스)

 

[세계로컬타임즈 최경서 기자] 축구계에는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신의 경지’에 올랐다는 의미로 이른바 ‘신계’라 불리는 선수가 2명 존재한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와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다. 누가 더 뛰어난 선수인가에 대해서는 약 10년 가까이 결판이 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호날두와 메시에게 큰 차이점이 하나 있다. 국가대표팀 커리어다. 호날두는 최근 3년만 놓고 봐도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16)과 UEFA 네이션스리그에서 포르투갈을 이끌고 우승컵을 따내는 등 황금기를 유지하는 반면, 메시는 코파 아메리카 4강전에서 브라질에 패하며 또 다시 첫 우승에 실패했다.


그렇다고 해서 메시가 호날두보다 실력이 부족한 선수라고 단정짓기엔 무리가 있지만 아르헨티나와 ‘불편한 동행’을 함으로써 국가대표팀 커리어에서 호날두와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 계속되는 메시와 아르헨티나의 ‘불협화음‘

 

메시는 바르셀로나에서 무려 34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으나 아르헨티나 유니폼을 입었을 때는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하는 등 유독 우승컵과 인연이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메시가 대표팀에서 마냥 부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때만 봐도 그렇다. 메시는 주장완장을 차고 7경기 4골 1도움을 기록했지만 팀은 준우승에 그쳤다. 메시 개인으로는 월드컵 득점 3위, 4경기 연속 맨 오브 더 매치(MOM) 선정 등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이로 인해 대회 최우수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을 수상하기도 했다.


물론 메시가 소속팀에서 경기당 1골이 넘는 파괴력을 보여주는 것을 생각하면 대표팀에서의 활약은 팬들의 기대에 살짝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지만 팬들은 메시라는 존재가 모든 것을 가져다 줄 것이며 반드시 그래야 한다고 기대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메시가 대표팀에서 받는 거대한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신’으로 불리는 선수가 조금이라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에 따른 후폭풍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다.


# 메시의 십자가

 

 

▲ 테러 집단 IS가 공개한 협박 사진. (사진=네이버 블로그 갈무리)


지난 2018년 메시는 러시아 월드컵을 마치고 은퇴를 선언했었다. ‘신’으로 불리는 메시가 유독 대표팀에서만 부진하다는 이유로 살해, 협박 등 도 넘는 비난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메시는 대표팀에서 131경기 67골을 기록하고 있다. 다른 선수의 전적이었다면 단언컨대 나라의 영웅으로 평생 대접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팬들이 메시에게 기대하는 것은 바르셀로나에서 보여주는 경이로운 득점능력이다.


메시가 이러한 도넘는 비난들을 견디지 못하고 은퇴를 선언한 뒤 대표팀의 성적이 수직낙하하게 되자 팬들은 다시 메시를 찾았다. 결국 메시도 예수처럼 십자가라는 짐을 지고 수 많은 채찍질을 견뎌내야 하는 상황이다. ‘신’으로 불린다는 이유로 말이다.

 

만약 메시가 아르헨티나를 이끌고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을 이루는데 성공한다면, 팬들은 분명 메시를 다시 신이라 찬양할 것이다.


# ‘졌잘싸’

 

 

▲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의 코파 아메리카 4강전 메시 히트맵. (사진=SOFASCORE)


‘졌지만 잘 싸웠다‘의 줄임말로, 브라질 전 패배 후 코파 아메리카를 마감한 메시에게 가장 어울리는 말이다.


메시는 원래 활동량이 많은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이번 브라질전에서는 평소 활동량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메시의 히트맵을 봐도 알 수가 있다. 오른쪽 윙어로 출전했지만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경기장 곳곳을 누볐다. 심지어 사이드가 아닌 중원 지역에 주로 머무르며 적극적인 볼경합(21회)을 펼쳐줬다. 공격시엔 망설임 없이 본인의 장기인 드리블을 시도(8회·양팀최다)하기도 했다. 결정적인 패스도 양팀 통틀어 최다치인 4회를 시도했다.


그러나 경기는 0-2 패배. 아구에로의 헤딩슛을 돕고 직접 슛팅도 해봤지만 골대만 2번을 맞혔다. 경기 종료 후엔 모든 것을 쏟아낸 듯 양쪽 허리에 손을 올린 채 넋이 나간 표정으로 한 동안 멍하니 서있었다. 웃으며 다가와 악수를 건내는 상대팀 선수들을 씁쓸하게 바라보기도 했다.


5경기 1골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두며 5번째로 참가하는 이번 코파 아메리카에서 또 다시 우승에 실패하고 돌아왔지만 졌지만 잘 싸웠다고 박수를 쳐줄 수 있는 이유다.


메시가 지금처럼 주연이 아닌 조연을 자초했을 때, 분명 가까운 미래에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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