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형의 溫故創新] 우산장사와 소금장사

최문형 유학대학 겸임교수
| news@segyelocal.com | 입력 2021-02-06 19: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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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형 성균관대 유학대학 겸임교수  
얼마 전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이후 국민의 일상 변화'를 조사했더니, 우리 사회구성원들이 우울의 단계인 '코로나 블루'를 넘어 분노의 단계인 '코로나 레드'로 이동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사람들의 마음을 물었더니 응답자의 78.0%가 '걱정과 스트레스', 65.4%가 '불안과 두려움'이 늘었으며, '짜증이나 화', '분노와 혐오'가 증가한 사람은 각각 60.8%, 59.5%로 드러났다. 

 

굳이 이렇게 통계를 보지 않아도 우리 마음을 들여다보면 블루와 레드가 혼재하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마음 뿐 아니라 몸도 힘든 분들이 있다. 

 

바로 코로나시대 ‘소금장수’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다.


1년 넘게 이어지는 ‘코로나 수재’로 이 분들의 사업장은 폐쇄되거나 영업이 극도로 제한돼 비오는 날 소금장사 같은 처지가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 확산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극도로 제한하는 상황이다. 

 

공익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이기는 하지만 언제 그칠지 모르는 기나긴 규제로 생존에 위협이 심각하다. 반면 어느 사이엔가 ‘우산장사’가 된 사람들도 있다. 

 

코로나 호재로 흑자가 늘어난 마스크, 소독제 등 방역관련 업종과 언택트 시대를 풍미하는 배달업이다.


얼마 전 집권당 대표가 ‘영업제한 손실보장제’에 관해 발표했다. 

 

코로나 거리두기로 영업이 금지되거나 제한된 업종이 입은 손실은 국가 방역에 협조한 비용이므로 정당한 보상이 이루어지는 게 당연하다고 했다. 

 

긴 비에 피해를 본 소금장사에 대한 배려이고 그들의 재산권에 대한 보장이다. 그렇다면 우산장사에 대해서는 어떨까? 비로 인해 기대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그들에 대해서는 ‘협력이익공유제’를 제안했다. 

 

또한 "정부, 기업, 개인이 기금을 만들어 피해자들을 돕자"고 하면서 코로나 시대 프랑스의 정부와 기업이 함께 조성한 소상공인 지원연대기금을 예로 들었다.


코로나 시대 우리의 마음과 몸은 피폐해가고 있다. 

 

사람은 어울려야 사람인데 함께 할 수 있는 기회와 장이 점점 제한되고 폐쇄된다. 

 

이번 설 명절에는 가족과 친지간의 만남조차 제한된다.

 

서로 간에 접촉이 힘들어지니 경제활동도 가라앉는다. 

 

특히 가장 말단부에서 일하는 분들의 피해가 심각하다. 

 

소금업종은 할 일이 없어 문제이고 우산업종은 일이 폭주해서 탈이다. 

 

굳이 프랑스 이야기를 하지 않더라도 우리 조상들은 크고 작은 ‘원치 않는 비’로 우울과 분노에 시달리는 자신과 이웃을 위해 안전장치를 마련해 두었었다. 바로 ‘향약’이다.


마을 단위로 어려움이 생긴 이웃을 돕는 자발적인 규약을 가지고 사랑과 정으로 함께 한 향약을 통해 우울과 불안과 분노까지 나눠서 경감시켰다.

 

이웃끼리는 서로의 필요와 아픔을 잘 알 수 있다. 옆집에서 어려움을 겪는데 나만 넉넉한 행복을 누릴 수가 있는가! 어른들께 들은 말 중에 동네 굴뚝에 연기가 올라가지 않으면 우리 집 굴뚝에서도 연기를 올리기 힘들었다는 말이 기억난다. 

 

우리 조상들은 이웃의 아픔을 공유했기에 굳이 경주 최부자집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어느 동네에서나 서로의 ‘레드’와 ‘블루’를 함께 해왔다.


최부자댁에서는 사방 백리에 굶는 이웃이 없도록 살폈고 주린 배에 밥을 먹으면 탈이 날까 보아 일부러 죽을 만들어 나눴다. 

 

코로나 시대에 부지런해야 할 사람들은 목민관이다. 

 

다산 선생의 '목민심서'에는 지방 수령들이 평소에 마을의 실정을 구석구석 살피고 특별히 예상되는 어려움까지 챙겨야 한다고 돼 있다. 현명하고 살가운 지역행정이 아쉽고 기다려지는 때가 요즈음이다.


하루 빨리 코로나 레드와 블루에서 벗어나 분홍빛 미래가 오면 좋겠다. 

 

그래도 우리 국민들은 낙관적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조사에서 우리 사회가 어떤 어려움도 결국 극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응답이 63.6%나 나왔다.

 

우리의 소망대로 밝은 내일이 곧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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