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소통 탁월-뚝심 검증 안돼" 평가 갈려

유은혜 부총리·교육부 장관 취임 100일…고교무상교육 등 난제도
이효선 기자 | geschafft.a@gmail.com | 입력 2019-01-09 21: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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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학생회관에서 23일 오후 열린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정기총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계로컬타임즈 이효선 기자] 첫 여성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인 유은혜 사회부총리가 9일로 취임 100일을 맞았다. 

 

교육계에서는 유 장관에 대해 지난 100일간 현장과의 소통은 원활했지만 필요한 정책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뚝심이 있는지 여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유 부총리는 지난해 10월 2일 취임 후 교육계에서는 크고 작은 일들이 끊이지 않았다. 그때마다 유 부총리는 교육현장을 찾아 경청하는 자세를 보였고 특히 학부모들과의 소통에는 적극적으로 나섰다. 


학생과 관련된 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해당 학부모들을 위로하고 공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유 부총리는 지난해 10월 사회복무요원이 장애학생을 폭행한 사건이 발생한 후 직접 현장에 찾아가 폭행 피해를 입은 학생 학부모와 간담회를 열어 의견을 청취했던 서울 도봉구 인강학교를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꼽았다. 


그리고 두달 후인 12월에는 교육부는 서울교육청과 경찰청 등 관계부처와 함께 장애학생 인권보호 종합대책을 내놨다. 주요 내용은 ▲피해학생 단계별 지원체계 수립 ▲특수학교 공립화 ▲전문상담교사 배치 ▲특수교사 자격 강화 ▲사회복무요원은 예비교사 우선 배치 ▲특수학교 신·증설 등의 대안을  발표해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해 12월 18일 강릉 펜션사고가 발생했을 때도 곧바로 강릉으로 향했다. 사회부총리로서 사고 수습에 발빠르게 움직인 점은 호평을 받았지만 다음날 상황점검회의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 한달여 동안 마땅한 교육프로그램 없이 학생들이 방치되고 있는 것 아닌지 전수점검을 하겠다"고 말했다가 되레 사고 책임을 학교와 교사에 떠넘기며 본질을 흐렸다는 여론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한 교육부 간부는 "김상곤 전 부총리가 소신에 충실하고 쉽게 타협하지 않는 타입이라면 유 부총리는 끊임없이 소통하며 공감하는 스타일"이라며 "청와대나 정치권 나아가 학부모들과 친화적이며 솔직한 언행으로 개별적인 의견도 귀담아 들어서 정책 호응도 좋아진 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교육비리에 대해서는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사립유치원 회계비리 사태가 일어났을 때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을 상대로 강경 대응을 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기간 사립유치원 감사결과보고서를 실명 공개하자 원장들이 유치원비로 명품가방 등을 산 행태가 고스란히 드러났고, 전 국민적 분노가 일었다. 


한유총의 반발과 함께 폐원을 추진하는 사립유치원이 늘어나면서 학부모들도 동시에 비상에 걸렸다. 하지만 교육부는 교육청과 함께 감사·고발 등 강경대응을 하고 나섰다. 한유총이 수차례 대화를 요구해도 유 부총리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대응책을 내놓기 전에 대화는 아직 이르다"며 거리를 뒀다.


정치인 장관인 만큼 국회 통과에 대한 기대도 많았지만 쉽지만은 않았다. 비리 근절을 위한 유치원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은 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제동을 걸면서 결국 지난해 국회 통과를 못했다. 


유 부총리는 지난 7일 간담회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게 맞나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며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역시 쉽지 않았다. 형사처벌 규정에 대해 많이 반대했던데, 여론의 지지를 받으면 (야당이)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심 여기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한 사립대 교육학과 교수는 "유치원3법이나 초등 방과후 영어 등 정부가 의지를 밝힌 정책들이 국회에서 가로막혔다"며 "입법환경이 순탄치 않아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강사법도 국회 문턱은 넘었지만 뒷받침하기에 충분한 예산을 확보하지는 못했다. 당초 예산당국이 사립대 인건비 지원에 부정적이었음에도 교육부는 550억원의 강사지원비를 얻어내기 위해 국회 예산 심의과정에서 의원들을 설득하고 나선 끝에 288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유 부총리가 직접 뛰며 설득했기 때문에 강사법 지원 예산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평가가 엇갈리는 정책은 방과후영어수업 허용 정책이다. 유 부총리는 취임 직후 유치원을 방문해 유치원 방과후 영어 수업 전면 허용방침을 밝혔다. 이전까지만 해도 유치원의 방과후 영어 수업을 금지하는 방안이 영어 사교육을 부추긴다는 여론의 반발에 부딪치자 1년간 유예돼 정책숙의를 거칠 예정이었기에 혼선을 초래했다. 

 

이에 따라 학부모들은 정책에 일관성이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또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 진보성향의 교육시민단체들은 "조기 영어교육과 선행학습을 조장하며, 정무적 판단에 치우친 정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남은 과제도 산적해 있다. 유 부총리가 예상대로 내년 4월의 국회의원 총선거에 출마한다면 임기는 1년여밖에 남지 않는다. 선거일 90일 전인 2020년 1월 중순까지는 장관직을 사퇴해야 하기 떄문이다. 


고교무상교육과 미래교육위원회 출범 등도 현안이다. 교육 거버넌스와 직결된 국가교육위원회 출범 및 초·중등 교육정책 권한 지방 이양 현안 역시 정치 역량을 발휘하지 않으면 결코 쉽지 않다. 


교육계 관계자는 "교육현장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교육철학이 분명하지 않아 예전으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지만 사실상 윷놀이의 '빽도'는 아닐 것으로 본다"며 "현안에 매몰되거나 대중의 의견만 따르기보다는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고 고교학점제-학업성취평가제 등 미래교육을 위한 초석을 다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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