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에 자원봉사, 시민 선행 ‘감동’

강진군 토요장터서 만나…화물차를 캠핑카로 개조 봉사
인터뷰 요청엔 ‘손사래’, 이름없는 활동에 마음 훈훈
이남규 기자 | diskarb@hanmail.net | 입력 2019-03-05 22:4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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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런 지원도 없이 홀로 독거노인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시민의 차량 모습.(사진=이남규 기자)

 

[세계로컬타임즈 이남규 기자] 지난 4일 오후 아직 개장하지 않은 전남 강진군 마량항 토요시장은 썰렁했다.

 

차가운 바닷바람에 옷깃을 올린 채 토요장터로 향하던 기자는 별난 자동차를 발견했다. 캠핑카 비슷한 자동차에 “독거노인을 찾아서”란 글귀가 보인 것이다. 걸음을 멈추고 다시 보자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살기좋은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문구도 보였다.


참 별난 차가 있다 싶어 두리번 거리는데, 항구에서 주은 듯 두손에 다시마를 한줌 든 한 남자가 다가왔다.
“이차 주인이신가요?” “아 예 왜 그러십니까?” “어느 단체에서 나오셨습니까?” “아닙니다. 그냥 혼자입니다”


사연은 이랬다. 정읍이 집이라는 이 사람의 나이는 64세로 말하기 어려운 사연이 있는 듯 혼자서 살고 있다고 했다. 살다 보니 혼자사는 노인들이 얼마나 어려우랴 싶어 봉사에 나서게 됐다고 한다.


직장도 있었는데 보수도 별로였고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그만 둔 후, 화물차를 구입해 캠핑카처럼 개조하고 어려운 독거노인들을 돕기 위해 나섰다는 것이다.

 

그는 “일정표도 없고 부르는 사람도 없이 그냥 경로당들을 찾아다니고 있다”며 “차에서 취사며 침식을 하고 있으니 자동차 기름값 외 큰 돈 들어가는 건 없다”고 밝혔다.

 

독거노인을 방문해서는 쓰레기 치우기, 텃밭 흙파기는 물론 전기·보일러 등 고장난 것도 고쳐준다.

 

그는 “철물점에 부속을 사러 함께 갔다가 돈이 없어 빈 주머니만 뒤지고 있는 어른들께 호주머니를 털때도 있었다”며 “때로는 타박도 듣고 보람도 못 느껴 허무한 생각에 몇 번이나 그만둘까 생각했지만 잠시 쉬다보면 그래도 내가 할 일이지 하는 생각에 다시 일어나 시동을 걸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아무런 도움도 없고 지원도 받지 않는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는 말에 보도를 조건으로 정식 인터뷰를 요청했다.


하지만 그는 펄쩍뛰듯이 “나 그런거 필요없어요” 하고는 사진 한장도 못 찍게 사양하고 시동을 걸어 총총 빠져나가는 차량의 옆모습만 겨우 찍었다.


왠지 쓸쓸해 보이던, 이름도 모르고 차량 번호도 모르는 자원봉사 시민의 사라져버린 방향을 바라만 보는 기자의 가슴이 먹먹해 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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