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잇단 ‘채무제로’ 과대 포장 논란

경기도·성남·고양시 선포 싸고 / 정치적 경쟁자들 비판 나서 / “지방선거 겨냥 치적 부풀리기” / 지자체장 “발목잡기 그만” 반박
온라인뉴스팀 | news@segyelocal.com | 입력 2018-02-13 21:59:08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경기도와 성남,고양시의 ‘채무제로’ 발표를 놓고 ‘과대 포장’ 논란이 일고 있다. 이의를 제기한 인사들은 ‘해당 지자체장의 지방선거를 겨냥한 치적 부풀리기’라며 비난하는 반면, 해당 지자체장들은 ‘발목잡기’라며 맞서고 있다.

13일 이들 지자체에 따르면 이재명 성남시장은 민선 5기인 2010년 취임 후 모라토리움을 선언한 뒤 7년반 만인 지난달 말 채무재로를 선포했다. 이 시장은 “취임 당시 6642억원이던 부채 가운데 남아있던 일반회계 채무 190억원을 상환함에 따라 내년에 국비로 자동 상환되는 공기업특별회계 9억원을 제외하고는 모든 채무를 청산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소속 성남시의회 의원들은 “성남시가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기금과 공원녹지조성기금 등 각종 기금 3277억여원을 여러 가지 핑계로 적립하지 않은 데다 통합부채 1400억원 등 모두 6000억원의 비공식 부채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상황이 이런데도 이 시장과 성남시가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눈에 보이는 채무만 털어 자랑하고 있다”며 잇단 ‘사실 알리기’ 집회를 열고 있다.

성남시는 “법률적으로 정한 기금 일부를 적립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전국적인 현상일뿐”이라며 시 의원들의 주장을 일축했다.

고양시장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경기도의회 이재준 의원은 지난해 1월 채무제로 도시를 선언한 최성 고양시장을 향해 날선 지적을 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이날 “최근 유행처럼 번진 고양시 부채제로 도시 선언은 시민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는 정치구호로 전락했다”며 “시의 부채제로 선언은 자산 감소가 부채 감소로 이어진 회계 기장의 착시현상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어 “자산인 킨텍스 지원시설 부지를 매각해 고스란히 부채를 상환한 회계 계정의 이동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경기도 남경필 지사도 채무제로 선포에 대한 책임에 시달리고 있다. 양기대 광명시장은 남경필 지사가 “경기도 채무 3조2000억원을 다 갚고 ‘채무제로’를 달성했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남 지사는 하지도 않은 일을 해냈다고 선언부터 하고 보는 거짓말 도정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 시장은 “민선 6기 출범 당시 경기도 부채는 약 3조2000억원이며 지난해 7월 기준으로는 약 6084억원이 남아 있던 상태에서 남 지사가 채무 제로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으나 올해 경기도 본예산에 나머지 채무 잔액을 상환하기 위한 예산 편성이 안 된 상태”라며 공격했다. 실제 올해 경기도가 확보한 채무상환 예산은 추경예산 400억원을 포함한 1154억원이다. 결국 4930억원에 달하는 채무는 그대로 남게 된다.

경기대 최순종 교수(사회학)는 “전국의 지자체장들이 자신의 재임기간 재정의 건전성을 확보했다는 치적을 내세우기 위해 앞다투어 ‘채무제로’를 선포하고 있다”며 “지자체는 SOC 건설 등을 위한 채권 발행 등 일정 채무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만큼 채무제로 선포는 오히려 경영을 잘하지 못했다는 말로도 들릴 수 있어 신중한 발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원=김영석 기자 lovekook@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 Segye.com

[저작권자ⓒ 세계로컬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naver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온라인뉴스팀 다른기사보기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헤드라인HEAD LINE

포토뉴스PHOTO NEWS